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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이겼다’ 도리토스, 치토스 가격 내린 속사정

 끝없이 오르던 글로벌 식품 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진이 마침내 멈춰 섰다.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 펩시코가 도리토스, 치토스 등 핵심 스낵 제품의 가격을 최대 15% 내리기로 결정하며,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의 저항에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명분으로 수익성 극대화에만 몰두하던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판매량 방어로 전략을 선회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펩시코의 이번 결정은 겉으로 드러난 호실적 이면에 숨겨진 깊은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최근 발표된 실적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이는 판매량이 늘어난 결과가 아닌 오직 가격 인상에 기댄 ‘착시 효과’였다. 실제 북미 시장에서 스낵과 음료 판매량은 각각 1%, 4%씩 감소하며,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등을 돌리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라몬 라과르타 CEO 역시 저소득층과 중산층 소비자의 구매력 저하를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공식 인정했다. 팬데믹 이후 수년간 이어진 가파른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은 더 이상 지갑을 열지 않았다.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눈을 돌리거나, 아예 불필요한 스낵 소비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저항하기 시작했고, 가격 인상만으로 이익을 방어하던 전략은 한계에 부딪혔다.

 

소비자의 외면뿐 아니라 내부의 압박과 외부의 구조적 위협도 펩시코를 움직였다. 지난해 막대한 지분을 확보한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은 부진한 사업 성과를 지적하며 가격 정책 수정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여기에 오젬픽, 위고비 등 식욕 억제제의 대중화는 스낵 시장 자체의 근본적인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GLP-1 공포’를 확산시키며 기업의 생존 전략 수정을 재촉했다.

 


이번 가격 인하는 유럽 시장에서 겪었던 굴욕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앞서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까르푸는 펩시코가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올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단행했다며 자사 매대에서 관련 제품을 퇴출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펩시코는 소비자 신뢰를 잃으면 시장 지배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경쟁사보다 먼저 가격을 내려 시장 주도권을 되찾는 ‘퍼스트 무버’ 전략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펩시코의 가격 인하 바람이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도리토스와 치토스는 롯데웰푸드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직접 생산하는 제품으로, 미국 본사의 가격 정책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완제품을 수입하는 레이스 감자칩의 경우 공급가 조정의 여지는 있으나, 환율과 국내 유통 비용 등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대급 실적" 백화점 3사, 9일 춘제 연휴에 웃었다

업계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는 단순히 방문객 수가 늘어난 것을 넘어,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발맞춘 업계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이번 춘제 특수의 가장 큰 특징은 쇼핑 공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화장품이나 명품만 구매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K팝 관련 팝업 스토어, 체험형 전시, 독특한 식음료(F&B) 매장 등 '경험'을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공간을 넘어 '머물고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한 백화점의 전략이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이다.주요 백화점 3사가 내놓은 실적은 이러한 열기를 수치로 증명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중화권 고객 매출이 작년 춘제 대비 무려 416%나 급증했으며, 롯데백화점은 역대 춘제 기간 중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로 외국인들의 '쇼핑 성지'로 떠오른 더현대 서울 역시 중국인 고객 매출이 210% 치솟으며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이러한 훈풍은 서울의 주요 상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외국인 전체 매출이 190%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인 고객의 명품 매출은 300% 이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지역 상권으로까지 온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백화점들의 발 빠른 대응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롯데백화점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출시한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는 춘제 기간에만 약 3천 건이 신규 발급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은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객을 위한 'K컬처 환승투어'를 운영하고, 외국인 전용 멤버십 앱을 통해 식당 예약부터 세금 환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성을 높였다.유통업계는 이번 춘제 기간의 성공을 발판 삼아 더욱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와 고객의 요구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각 백화점의 특색을 살린 맞춤형 콘텐츠와 차별화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