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글로벌

한국 조선업 막던 美 존스법, 한 달간 문 열리나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국제 유가를 걷잡을 수 없이 밀어 올리자, 다급해진 미국 백악관이 100년 넘게 유지해 온 해묵은 법까지 손대는 극약 처방을 검토하고 나섰다. 자국 해운 및 조선 산업 보호의 상징과도 같았던 ‘존스법(Jones Act)’을 한시적으로 중단해서라도 치솟는 에너지 가격을 잡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존스법은 1920년에 제정된 미국의 대표적인 보호무역 규제다. 미국 내 항구 사이에서 화물을 운송하는 모든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국적을 보유하며 ▲선원의 대다수가 미국인이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법은 미국 조선업을 보호하고 유사시 활용할 상선 전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동안 한국 등 세계적인 조선 강국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 강력한 보호 장치를 스스로 무력화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가 안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수 에너지 제품과 농산물의 원활한 수송을 보장하고자 존스법의 한시적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면제가 현실화되면, 약 30일간 원유, 휘발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에너지 제품을 외국 선박도 미국 항구 간에 자유롭게 운송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조치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미국 정부가 현재의 유가 상승을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가장 최근의 존스법 면제 사례는 4년 전 허리케인 ‘피오나’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했을 때 구호품 전달을 위해 시행된 것이 전부였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을 자연재해에 준하는 국가적 비상사태로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100년 묵은 법의 효력을 멈추는 극약 처방에도 불구하고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 정책 연구기관은 존스법 면제가 소매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갤런당 2센트(약 27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더 큰 조치라고 평가했다.

 

50년 넘게 봉인된 벚꽃 성지 대공개

5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이 신비로운 공간은 지난해 처음으로 빗장을 풀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곳이다. 12일 창원시 진해구에 따르면 올해도 진해군항제 개막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웅동벚꽃단지를 일반에 전면 개방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수십 년간 군사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이 다시금 벚꽃의 향연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웅동벚꽃단지가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그 역사적 배경에 있다. 이곳을 포함한 웅동수원지 일대는 원래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인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가 안보를 이유로 50년 넘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들이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개방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덕분에 이곳의 벚꽃은 다른 곳보다 훨씬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지난해 개방 당시 한 달 동안 무려 4만 2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창원시 진해구는 올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방에 앞서 해군 측과 긴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으며 시비 2천만 원을 투입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하고 길을 헤매지 않도록 안내판 등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충할 계획이다. 단순히 꽃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특히 올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청 측은 공식 개방 기간이 끝난 직후 약 7일 동안 한시적으로 주민 초청의 날을 운영하는 방안을 군과 논의 중이다. 이는 평소 군사 시설 보호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어온 웅동1동 주민들을 위해 웅동벚꽃단지 인근 제방 둑 공간을 추가로 개방하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는 진해 전역이 벚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웅동벚꽃단지는 가장 핫한 성지로 등극할 전망이다. 50년 넘게 금기시되었던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군부대 지역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웅장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다른 벚꽃 명소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작년에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샷이 재조명되며 올해 꼭 가봐야 할 벚꽃 버킷리스트 1위로 손꼽히고 있다.이종근 진해구청장은 이번 개방을 앞두고 전 분야에 걸쳐 꼼꼼히 준비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만족도는 한층 높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부대와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안전 관리와 환경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방문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벚꽃단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민과 군이 협력해 만들어낸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최고의 벚꽃 낙원으로 불리는 진해 웅동벚꽃단지는 이제 진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57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짧고 강렬한 봄의 축제는 단 24일 동안만 허락된다. 긴 세월 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벚꽃의 진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 봄 진해로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얀 꽃비가 내리는 웅동수원지 아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