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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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회담 동상이몽…이란 핵 '온도차'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중국 선박에 대해서만 통항을 전격 허가하며 해상 통제권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나섰다. 이란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최근 중국 선박 30척이 자국의 해협 관리 규정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야간 통과를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외교부와 이란 고위 관리들 간의 직접적인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측도 중국 선박들이 이란의 명시적 승인 아래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했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통항 허가는 이란과 중국의 긴밀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실질적인 해상 이익으로 발현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주요 관리자로서 자국만의 내부 규정을 강제함으로써 국제 사회에서 해협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특히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국들이 미국과의 휴전 국면에서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에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 적대적 주변국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와 연동된 이란의 '전략적 선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회담을 통해 에너지 흐름의 자유를 위한 해협 개방 유지에 원론적으로 합의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이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 시도에 반대하고, 이란의 핵 보유 불용 원칙에 동의했다고 발표하며 회담 성과를 부각했다.

 

하지만 중국 측의 발표 내용은 미국의 주장과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동 문제가 주요 의제였음을 인정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기존의 일관된 정책만을 재확인했을 뿐 미국이 주장한 핵 불용 동의나 구체적인 이란 압박 카드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러한 태도는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종전 이후 중동 질서 재편 과정에서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미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걸프 지역 국가들의 운항 재개를 위한 실질적인 약속을 중국으로부터 받아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란을 압박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란과의 밀착을 통해 미국 주도의 중동 평화 협정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이라는 미국의 목표는 중국의 협조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란 전쟁의 향방과 에너지 안보의 핵심인 호르무즈 해협의 운명은 미·중 양국의 복잡한 수 싸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란이 중국 선박에만 통행증을 끊어주는 '선택적 개방'을 지속할 경우, 국제 해상 물류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제시한 종전 조건에 중국이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통로를 넘어 강대국들의 패권이 충돌하는 가장 뜨거운 화약고가 되고 있다.

 

로봇 승려가 행진을? 2026 연등회 서울 도심 밝힌다

이할 채비를 마쳤다. 1,2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서울 연등회는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종로 일대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유산인 이 축제는 '마음은 선명상, 세상은 대화합'이라는 표어 아래 개인의 내면 평화와 사회적 화합을 기원하는 대규모 행렬을 선보일 예정이다.올해 서울 연등회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첨단 기술과의 만남이다. 16일 오후 7시 흥인지문에서 시작되는 행렬에는 조계종 최초의 로봇 승려인 '가비' 스님이 등장해 시민들과 만난다. 로봇 승려 3대와 함께하는 이번 행렬은 전통문화와 미래 기술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렬이 끝난 뒤 종각역 일대에서 열리는 대동한마당은 국적과 종교를 초월해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지며, 이튿날에는 조계사 앞길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천년고도 경주에서는 형산강의 물결을 따라 오색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가 주관하는 '2026 형산강 연등문화축제'는 신라 시대 연등회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1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금장대 맞은편 둔치에는 수만 개의 연등이 설치되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황룡사 구층 목탑을 형상화한 대형 장엄등과 함께 약 3km 구간을 행진하는 제등행렬은 경주의 밤을 수놓는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이번 축제는 환경 보호를 위한 '연등 플로깅' 프로그램을 도입해 ESG 가치를 실천하는 점도 특징이다.부산 역시 송상현광장과 부산시민공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연등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연등회는 지역 무형유산 등재를 목표로 전통 가치 복원에 주력하고 있으며, 16일 저녁에는 약 5,000명이 참여하는 화려한 연등행렬이 부산 도심 2.2km 구간을 밝힐 예정이다. 행사에 앞서 열리는 어울림 한마당 공연은 축제의 흥을 돋우며, 시민들이 직접 소원을 적어 다는 체험 공간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의 연등 빛은 자비의 본성을 깨우고 상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경남 김해시 수릉원 일대에서도 시민과 함께하는 연등축제가 16일 개최된다. 가야불교의 전통을 계승하는 이번 축제는 봉축음악회와 법요식, 제등행렬로 구성되어 시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단체의 공연으로 시작되는 1부 행사에 이어, 수릉원을 출발해 시민의 종을 돌아오는 행렬은 김해 도심을 따뜻한 등불로 채운다. 시민의 종 주변에 설치된 유등 조형물과 포토존은 야간 경관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연등축제는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24일 전국 사찰에서 거행되는 봉축법요식을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연등은 단순한 조명을 넘어 어둠을 밝히는 지혜와 희망을 상징하며, 매년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다. 5월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 연등 물결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대화합으로 나아가는 빛의 이정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전통등 전시는 축제 기간 내내 시민들의 일상에 따뜻한 온기를 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