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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민 12만 명 "트럼프 타워 반대", 결국 사업 백지화

 호주 동부 해안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1조 6,400억 원 규모의 트럼프 브랜드 초고층 빌딩 건설 계획이 현지 여론 악화와 정치적 리스크를 이기지 못하고 전격 백지화되었다. 이번 사업의 합작 파트너였던 호주 부동산 개발사 앨터스 프로퍼티 그룹은 최근 골드코스트에 건립 예정이었던 91층 규모의 트럼프 타워 프로젝트를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호주 진출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내놓았던 계획이 불과 석 달 만에 물거품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프로젝트 무산의 결정적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과 행보에 실망한 호주 국민들의 거센 반발이었다. 데이비드 영 앨터스 프로퍼티 그룹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라는 이름이 이제 호주인들에게는 '불량 브랜드'로 전락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로 트럼프 타워 건설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12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민주주의 규범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와 이란을 둘러싼 전쟁 위기 고조 등이 호주 내 반트럼프 정서를 극에 달하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영 CEO는 이란과의 갈등이 시작될 무렵부터 이미 사업의 위기를 감지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평판이 추락한 트럼프 브랜드로는 더 이상 고급 주거 및 호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현재는 트럼프 대신 다른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과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20년 가까운 친분을 유지해온 그였지만, 사업적 생존을 위해서는 브랜드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결정이 개인적 감정이 아닌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따른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측은 파트너사의 의무 불이행을 주장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측 대변인은 골드코스트 프로젝트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라이선스 파트너인 앨터스 그룹이 계약상의 특정 의무를 다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브랜드의 평판 문제보다는 현지 개발사의 역량 부족에 책임을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1조 원대 프로젝트를 둘러싼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주 내 반미 정서의 기저에는 트럼프 재집권 이후 강화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인상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영국의 핵심 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으로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호주지만, 경제적 실익을 위협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민심은 싸늘하게 식었다. 이러한 정서는 정치권에도 반영되어, 지난해 총선에서 트럼프와 유사한 정책을 내세운 보수 야당이 참패하고 진보 성향의 노동당이 압승을 거두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이번 호주 트럼프 타워의 백지화는 정치 지도자의 대외 이미지가 가족 기업의 비즈니스에 직격탄을 날린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화려한 외관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세계 곳곳에 세워졌던 트럼프의 이름이, 이제는 동맹국에서조차 거부당하는 리스크의 상징이 된 셈이다. 골드코스트의 91층 마천루는 사라졌지만, 이번 사건이 남긴 정치와 자본의 갈등은 향후 트럼프 브랜드가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거대한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 승려가 행진을? 2026 연등회 서울 도심 밝힌다

이할 채비를 마쳤다. 1,2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서울 연등회는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종로 일대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유산인 이 축제는 '마음은 선명상, 세상은 대화합'이라는 표어 아래 개인의 내면 평화와 사회적 화합을 기원하는 대규모 행렬을 선보일 예정이다.올해 서울 연등회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첨단 기술과의 만남이다. 16일 오후 7시 흥인지문에서 시작되는 행렬에는 조계종 최초의 로봇 승려인 '가비' 스님이 등장해 시민들과 만난다. 로봇 승려 3대와 함께하는 이번 행렬은 전통문화와 미래 기술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렬이 끝난 뒤 종각역 일대에서 열리는 대동한마당은 국적과 종교를 초월해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지며, 이튿날에는 조계사 앞길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천년고도 경주에서는 형산강의 물결을 따라 오색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가 주관하는 '2026 형산강 연등문화축제'는 신라 시대 연등회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1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금장대 맞은편 둔치에는 수만 개의 연등이 설치되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황룡사 구층 목탑을 형상화한 대형 장엄등과 함께 약 3km 구간을 행진하는 제등행렬은 경주의 밤을 수놓는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이번 축제는 환경 보호를 위한 '연등 플로깅' 프로그램을 도입해 ESG 가치를 실천하는 점도 특징이다.부산 역시 송상현광장과 부산시민공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연등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연등회는 지역 무형유산 등재를 목표로 전통 가치 복원에 주력하고 있으며, 16일 저녁에는 약 5,000명이 참여하는 화려한 연등행렬이 부산 도심 2.2km 구간을 밝힐 예정이다. 행사에 앞서 열리는 어울림 한마당 공연은 축제의 흥을 돋우며, 시민들이 직접 소원을 적어 다는 체험 공간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의 연등 빛은 자비의 본성을 깨우고 상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경남 김해시 수릉원 일대에서도 시민과 함께하는 연등축제가 16일 개최된다. 가야불교의 전통을 계승하는 이번 축제는 봉축음악회와 법요식, 제등행렬로 구성되어 시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단체의 공연으로 시작되는 1부 행사에 이어, 수릉원을 출발해 시민의 종을 돌아오는 행렬은 김해 도심을 따뜻한 등불로 채운다. 시민의 종 주변에 설치된 유등 조형물과 포토존은 야간 경관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연등축제는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24일 전국 사찰에서 거행되는 봉축법요식을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연등은 단순한 조명을 넘어 어둠을 밝히는 지혜와 희망을 상징하며, 매년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다. 5월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 연등 물결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대화합으로 나아가는 빛의 이정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전통등 전시는 축제 기간 내내 시민들의 일상에 따뜻한 온기를 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