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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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에 선수까지 입국 거부, 무너진 월드컵 정신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야 할 2026 북중미 월드컵이 개최국 미국의 서슬 퍼런 입국 규제에 가로막혀 파행 위기를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지속해 온 반이민 정책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을 이유로 입국 심사 문턱을 대폭 높이면서, 선수와 심판은 물론 관중들까지 미국 땅을 밟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본선 진출국 중 4분의 1에 달하는 국가의 국민들이 비자 발급에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스포츠의 순수성이 정치적 논리에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경기를 공정하게 운영해야 할 심판마저 입국을 거부당한 사건이다. 소말리아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심판으로 발탁된 오마르 아르탄 주심은 정식 비자와 외교관 여권을 모두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마이애미 공항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미국 당국은 테러 조직과의 연관성이라는 불투명한 근거를 내세웠으나, 일생의 꿈을 눈앞에서 놓친 아르탄 심판은 깊은 절망감을 표했다. 심판진의 입국 거부는 대회의 공정성 시비로 번질 수 있는 예민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정치적 대립 관계에 있는 국가의 대표팀에 대한 이른바 '문전박대'도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과 적대적 관계인 이란 대표팀의 경우, 선수들은 간신히 입국 허가를 받았으나 팀을 지원할 스태프 상당수가 비자를 받지 못해 정상적인 훈련이 불가능한 상태다. 더욱이 선수들은 경기 당일에만 미국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고 일정이 끝나면 즉시 인접국인 멕시코 등으로 이동해야 하는 가혹한 조건을 강요받고 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이러한 차별적 조치는 스포츠 정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입국 심사장의 억류와 심문은 비단 특정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라크의 핵심 공격수 아이만 후사인은 공항에서 장시간 심문을 받은 뒤에야 입국할 수 있었고, 스위스의 브릴 엠볼로 역시 과거 이력을 문제 삼은 추가 심사 끝에 간신히 팀에 합류했다. 취재진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기자들은 취재 비자 승인이 거부되거나 공항에서 10시간 이상 억류된 끝에 추방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응원단장 자격으로 출국하려던 연예인 이경규 씨가 비자 문제로 발이 묶이는 등 비자 장벽의 불똥은 국적과 직업을 가리지 않고 튀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미국 정부는 자국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존의 입국 심사 기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올바른 사람들'만이 미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며 현재의 규제 정책을 정당화했다. 이는 월드컵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입국 절차를 간소화해달라는 피파와 국제사회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최국으로서의 책임감보다는 자국의 정치적 이익과 안보 논리를 앞세운 미국의 태도에 참가국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축구공 하나로 전 세계가 하나 된다는 월드컵의 슬로건은 거대한 비자 장벽 앞에서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에볼라 확산을 이유로 입국이 막힌 아프리카 관중들과 영사 서비스 중단으로 비자 신청조차 못 하는 이라크 팬들의 절규는 이번 대회가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묻게 한다. 개최 도시 간의 이동조차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제약받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스포츠 역사의 영광스러운 기록 대신 배타적 민족주의가 낳은 얼룩진 기록으로 남게 될 위험이 크다.

 

부산항 150년 만의 개방, 거대 함정 5척 뜬다

연안여객터미널 일대에서 해양수산 분야 주요 기관들과 협력하여 대규모 선박 공개 및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부산항이 일궈온 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미래 스마트 항만으로의 도약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특별 이벤트다.이번 선박 공개 라인업에는 국립부경대학교와 부산해양경찰서, 국립해양조사원 등 각 기관을 대표하는 최첨단 함정들이 이름을 올렸다. 부경대의 해양 탐사선 '나라호'는 방문객들에게 실제 연구실과 관측 장비를 개방하여 해양 과학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부산해경의 3,000톤급 대형 경비함정인 '3001호'는 해상 재난 구조 시연과 함께 고속단정 시승 기회를 제공하여 긴박한 주권 수호의 현장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한다.해양 데이터의 보고로 불리는 국립해양조사원의 '온바다호'와 미래 해기사들의 요람인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한반도호'도 시민들을 맞이한다. 최근 건조된 온바다호는 첨단 측량 시설을 통해 바닷속 지도를 그리는 과정을 공개하며, 한반도호는 실제 항해 환경을 구현한 시뮬레이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소년들에게 해양 직업에 대한 꿈을 심어줄 계획이다. 각 선박은 기관별 특색에 맞춘 교육적 요소와 재미를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인다.부산항만공사가 직접 선보이는 'e-그린호'는 이번 행사의 백미로 꼽힌다. 국내 관공선 중 최초로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이 선박은 100% 전기 에너지로 구동되는 친환경 기술의 집약체다. 탄소 배출 없는 청정 항만을 지향하는 부산항의 미래 비전을 상징하는 e-그린호는 방문객들에게 전기 추진 시스템의 원리를 설명하고 직접 승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스마트 항만으로 진화하는 부산항의 기술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행사는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현장 방문객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다만 선박 내부의 안전 확보를 위해 14세 미만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와 동행해야 하며, 원활한 관람을 위해 보호자 1인당 동반 가능 인원을 제한하는 등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부산항만공사의 인기 마스코트인 '해범이'와 '뿌뿌'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와 굿즈 증정 행사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부산항만공사 측은 이번 150주년 기념행사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시민들이 해양 산업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항만 관계자들은 여러 해양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선박을 공개하는 드문 기회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내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동선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친환경 기술이 이끄는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축제는 6월의 부산 앞바다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