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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임 압박에 무릎…야마나카 시장의 몰락

 일본의 핵심 도시 중 하나인 요코하마시를 이끌던 야마나카 다케하루 시장이 부하 직원들을 향한 상습적인 폭언과 갑질 논란 끝에 결국 불명예 퇴진한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마나카 시장은 조만간 시의회 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시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그는 금일 요코하마 시내에서 열리는 자신의 후원회 모임에서 지지자들에게 직접 사퇴 결심을 밝히고 그간의 사태에 대해 해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올해 초 단행된 내부 고발이었다. 지난 1월 구보타 아쓰시 전 인사부장이 시장의 폭언과 부당한 대우를 폭로하면서 견고해 보였던 야마나카 시장의 위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요코하마시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의뢰한 제3자 조사위원회는 수개월간의 면밀한 조사를 거쳐 지난달 말 최종 보고서를 내놓았다. 위원회는 시장의 행위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으며 총 7가지 항목의 구체적인 가해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조사 보고서에 담긴 야마나카 시장의 행태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업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고함을 지르며 서류 뭉치를 던지는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국제회의 유치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에게는 실패할 경우 할복하라는 극단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또한 시청 간부들을 향해 인간쓰레기나 퇴물 같은 인격 모독성 발언을 퍼붓고, 특정 직원의 시장실 출입을 금지하는 등 공적인 권력을 사적인 감정 배출의 도구로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야마나카 시장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그는 보고서 발표 이후 시청 내 각 부서와 구청을 직접 방문하며 고개를 숙였고, 지난 13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조사 결과를 모두 수용한다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는 시장직을 유지하려는 마지막 시도로 풀이되었으나, 한 번 돌아선 여론과 정치권의 냉담한 반응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정적인 사퇴 배경에는 시의회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물론 야권인 입헌민주당까지 포함한 시의회 주요 3개 교섭단체는 시장의 도덕적 결함을 문제 삼으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의회가 시장 해임을 위한 불신임 결의안 제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자, 야마나카 시장은 정치적 생명이 완전히 끊기기 전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요코하마시립대 교수 출신으로 기대를 모으며 2021년 당선됐던 그는 재선 시장으로서의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무대 뒤로 사라지게 됐다. 지식인 출신 정치인이라는 배경이 무색하게도, 그가 남긴 것은 치유하기 힘든 직원들의 정신적 상처와 행정 공백이라는 오점뿐이다. 일본 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거대 도시 요코하마는 이제 시장의 갑질 논란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내고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해외여행 새 코스 된 ‘현지 장보기’

이 확산하는 모습이다.최근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식료품점 관광’으로 부른다. 해외 슈퍼마켓을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니라 여행 코스의 하나로 즐기는 방식이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간식, 음료, 조미료, 즉석식품 등을 직접 고르고 맛보며 여행지의 생활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영국 BBC는 글로벌 호텔 기업 힐튼의 ‘2026년 트렌드 보고서’를 인용해 여행객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식료품점 방문을 즐긴다고 전했다. 미국 여행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도 ‘식료품점 관광’을 2026년 주목할 여행 트렌드로 꼽았다. 마트 방문이 더 이상 여행 중 남는 시간에 들르는 일정이 아니라, 목적지에서 해봐야 할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이 같은 흐름은 업계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핀란드의 대형 식료품 체인 K-슈퍼마켓은 자사 매장을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관광 명소로 등록했다. 일부 매장은 옥상 벌통에서 직접 생산한 꿀을 판매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수제 맥주 라인업으로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평범한 장보기 공간이 지역성과 체험 요소를 갖춘 관광 콘텐츠로 변신한 셈이다.여행객들이 해외 마트에서 찾는 것은 거창한 상품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달걀 샌드위치, 스페인에서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미국에서는 트레이더 조의 시즈닝처럼 현지에서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가 인기다. 저렴하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여행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특히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현지 먹거리 탐색을 여행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해외 편의점 간식, 마트 추천템, 길거리 노점 음식 등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스낵패킹’이라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스낵패킹은 여행지에서 현지 간식과 음료를 찾아다니고, 이를 먹어보거나 챙겨 오는 방식의 여행 소비를 뜻한다.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MZ세대의 대다수는 현지 음식 체험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여긴다고 답했다. 현지 간식을 찾는 장소로는 길거리 노점, 빵집, 슈퍼마켓 등이 많이 꼽혔다. 유명 레스토랑 예약보다 현지인이 자주 가는 생활 공간을 찾아가는 데 더 큰 흥미를 느끼는 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은 이미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바나나우유, 컵라면, 삼각김밥, 얼음컵 음료 조합 등은 SNS에서 자주 소개되는 인기 콘텐츠다. 바나나우유와 파우치형 커피를 얼음컵에 섞어 마시는 이른바 ‘뚱바라떼’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시도해볼 만한 편의점 메뉴로 공유되고 있다.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여행지의 특징을 쉽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식당이나 유명 관광지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마트나 편의점은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진열된 과자, 조미료, 즉석식품, 음료만 봐도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식생활을 즐기는지 엿볼 수 있다.소비자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익숙하지만 낯선 경험’으로 설명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에 서는 과정은 어느 나라에서나 익숙하다. 하지만 진열대에 놓인 상품, 포장 디자인, 식재료 조합, 가격표는 모두 다르다. 익숙한 행동 속에서 낯선 문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다만 마트와 편의점이 관광지화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난다. 일본 가와구치코의 한 로손 편의점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 명소로 알려지며 관광객이 몰렸다. 편의점 지붕 위로 후지산이 보이는 구도가 SNS에서 퍼지면서 방문객이 급증했고, 인근 교통 혼잡과 무단 촬영 문제가 이어졌다. 결국 당국은 경비원과 교통 통제 인력을 배치했고, 사진 촬영을 막기 위한 대형 가림막까지 설치했다.전문가들은 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그 공간이 지역 주민의 일상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사진 촬영이나 대량 구매, 통행 방해 등으로 현지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해외여행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유명 명소를 찍고 돌아오는 여행에서, 현지의 작은 일상을 맛보고 기록하는 여행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그 변화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