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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다카이치에 ‘총리’ 호칭 뺐다


중국 외교부가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를 공식 기자회견에서 직함 없이 이름으로만 부르면서 중·일 관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이를 다카이치 정권을 향한 중국의 불편한 시각이 외교적 표현에까지 나타난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궈자쿤 부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핵무기와 원자력잠수함 보유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언급하면서 ‘일본 총리’나 ‘다카이치 총리’라는 기존 표현 대신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이름만 불렀다. 중국 외교부 공식 발표에서도 해당 표현이 확인된다.

 

중국 공산당 계열 매체 상관신문은 중국 외교부가 공개석상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직함을 빼고 이름만 직접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매체 성도일보 등도 중국 외교부가 외교적 표현을 신중하게 사용하는 점을 들어 단순한 말실수로만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이러한 해석은 중국 매체와 홍콩 언론의 분석으로, 중국 외교부가 호칭 변경의 의도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다.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표현은 눈에 띈다. 중국과 일본이 갈등했던 시기에도 중국 외교부는 일본 총리를 언급할 때 대체로 ‘일본 총리’ 또는 총리 직함을 포함한 이름을 사용해왔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야스쿠니신사를 매년 참배해 중국과 갈등을 빚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에게도 이러한 호칭이 사용됐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중국 측은 고이즈미 방위상에 대해서도 직함을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일본 현직 방위 부문 책임자’라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에게는 이름만 사용하면서 두 사람에 대한 표현 방식에 차이가 생겼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더욱 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일본 국회에서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하는 상황이 일본의 안보법제상 ‘존립위기사태’에 해당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당 사태로 인정될 경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될 수 있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측은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일본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양국 사이에서는 대만 문제와 안보 정책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졌다.

 

중국은 다카이치 정권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일본 내 다른 정치권 및 경제계와의 접촉은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이와야 다케시 전 일본 외무상은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부총리와 각각 만났다.

 

이에 따라 중국이 일본 정부와의 관계에서는 압박 수위를 유지하면서도 일본 내 다른 세력과는 별도로 교류하는 방식의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호칭 변화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 외교부가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 총리’라는 공식적인 직함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양국 관계의 냉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것이다.

 

다만 호칭 하나만으로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대일 외교정책이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중국 외교부가 앞으로 다카이치 총리를 어떤 방식으로 지칭할지, 또 대만 문제와 일본의 방위 정책을 둘러싼 양국 간 협의가 재개될지가 중·일 관계의 향방을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 대신 북도호쿠로 떠나는 온천 여행

온천을 품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쉼 없이 찾아다니기보다 자연 속에서 걸음을 늦추고 온천과 지역 문화를 경험하기에 어울리는 곳이다. 여행은 아오모리공항에서 시작해 옛 성곽도시 히로사키로 이어진다. 히로사키성은 1611년 완성됐으며 현재의 3층 목조 천수는 1810년에 다시 지어진 것이다. 일본에 남아 있는 현존 12천수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성 주변에는 옛 무사들의 저택이 남아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히로사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사과 산지인 아오모리에서도 사과 재배가 활발한 지역이다. 사과가 이곳의 대표 작물이 된 배경에는 메이지 시대의 변화가 있다. 생계 기반을 잃은 옛 사족들에게 새로운 산업으로 사과 재배가 장려됐고, 옛 히로사키번사들도 재배와 보급에 참여하면서 사과가 지역의 대표 작물로 자리 잡았다.도시 곳곳에서는 근대 일본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붉은 지붕이 인상적인 구 히로사키시립도서관과 옛 아오모리은행 본점 등 서양식 건축물이 전통적인 도시 풍경과 어우러진다. 히로사키 네푸타무라에서는 축제에 사용되는 대형 네푸타와 북 등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다음 목적지는 아키타현 가즈노시의 오유온천이다. 도와다호 남쪽 오유강을 따라 자리한 이곳은 오랜 역사를 가진 온천마을이다. 옛 난부번 영주가 탕치장으로 이용했고, 길을 오가던 나그네들도 이곳에서 쉬며 피로를 풀었다고 전해진다.오유온천에서 만난 ‘류몬테이 치바료칸’은 옛 무사의 내력이 이어지는 전통 여관이다. 오래된 목조 마룻바닥과 일본식 정원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저녁에는 아키타 소고기와 은어, 사과 등을 활용한 가이세키 요리가 차려진다. 송이와 해산물 등을 넣은 도빈무시에서는 지역 식재료의 향을 느낄 수 있다.밤에는 정원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돌탕과 히노키탕을 오가며 몸을 담그면 대나무 관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와 정원의 고요함이 여행의 피로를 달래준다.다음 날에는 아키타 하치만타이 산자락의 고쇼가케온천으로 향한다. 해발 1000m 고지의 하치만타이는 능선을 따라 걷는 트레킹 명소지만, 이번 여정에서는 거센 비바람 때문에 정상으로 향하지 못했다. 대신 산 아래 고쇼가케 자연연구로에서 화산지대 특유의 풍경을 만났다.고쇼가케온천 주변에서는 진흙을 분출하는 대니화산과 유황 증기가 피어오르는 오유누마를 볼 수 있다. 3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이곳에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이 온천욕을 한 뒤 걸어서 돌아갔다는 의미의 옛말도 전해진다.온천을 즐기는 방식도 독특하다. 나무 상자 안에 몸을 넣고 얼굴만 내놓는 증기욕 ‘하코무시’와 진흙탕을 비롯해 천연 지열로 뜨거워진 온돌에 누워 몸을 데우는 체험도 가능하다.여정은 이와테현 앗피고원으로 이어진다. 해발 800m 안팎의 고원에는 너도밤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이 숲은 눈과 비를 머금었다가 천천히 흘려보내 ‘녹색의 댐’으로도 불린다. 앗피리조트에서는 자작나무 숲을 바라보며 노천탕 ‘시라카바노유’를 즐길 수 있다.마지막 목적지는 아오모리현 미사와의 ‘아오모리야 by 호시노 리조트’다. 아오모리의 전통문화와 온천 문화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공간으로, 연못 한가운데 떠 있는 듯한 노천탕 ‘우키유’가 특징이다.밤이 되면 아오모리 축제 문화를 담은 ‘미치노쿠 마쓰리야’ 공연도 펼쳐진다. 네부타 등불과 대북 소리, 춤꾼들의 구호가 어우러지며 북도호쿠의 전통적인 축제 분위기를 보여준다.화려한 도시와 많은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는 여행과 달리 북도호쿠에서는 자연과 온천, 지역의 오래된 문화를 천천히 만날 수 있다. 산과 숲을 걷고 온천에 몸을 담그며 쉬어가는 일정은 여행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춘다. 북도호쿠가 낯선 여행자에게 오히려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