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달러 계약한 선수가 이 정도?" 미국 언론이 가차없이 까발린 이정후 수비력의 민낯

이정후의 수비 문제는 이번이 처음 거론된 것이 아니다. 문제는 2024년 4월 샌디에이고와의 홈 개막전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정후는 평범한 뜬 공을 쫓다가 햇빛에 시야가 방해되어 타구를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이에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오라클 파크의 강한 햇빛에 타구를 잃었고, 그 한 장면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라고 보도했다.
이후 2개월이 지난 5월에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글러브로 빛을 가리는 과정에서 공을 놓치는 장면이 나왔다. 이는 메이저리그 구장 환경에 대한 적응이 아직 완전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올해 들어 더욱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외야 수비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다. 지난달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이정후와 엘리엇 라모스가 뜬공을 따라가던 중 서로 엇갈리며 공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나왔고, 이로 인해 팀은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현지 매체 'SFGATE'는 "이정후와 라모스의 뜬공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추가 실점으로 직결됐다"라고 보도했다. 경기 후 밥 멜빈 감독도 "보기에 좋지 않았다(Not a good look)"라며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수비 지표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5월 분석을 통해 이정후의 리액션(첫 반응), 버스트(초동 가속), 루트(진로) 지표가 리그 평균보다 약간 낮다고 평가했다. 이는 타구가 나왔을 때 첫 출발과 최적 루트 선택이 다른 메이저리거들에 비해 덜 매끄러울 때가 있다는 의미다. MLB 외야의 각도와 타구질 분포에 대한 미세한 적응이 아직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수비 디테일의 문제는 단순한 개인 지표의 문제를 넘어 실제 경기에서 실점으로 직결되고 있다. 잦은 미스콜, 낮은 커버리지 완성도, 구장 특성 대응과 같은 세부적인 요소들이 경기 단위에서는 팀의 실점으로 환산되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정후가 속한 샌프란시스코 외야의 수비 득점 기여가 -29에 달한다는 점이다. 외야의 중심인 중견수 포지션이 흔들리면 좌우 코너 외야수와 투수진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후도 팀의 수비 약점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평가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정후는 타격에서는 어느 정도 적응을 보이고 있지만, 수비에서는 아직 메이저리그 수준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정후가 이러한 수비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