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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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유로파 우승 이끈 손흥민, 사우디행 거절이 불러온 파장!

 손흥민의 선택 하나가 한 감독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꾼 것일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 정상에 올랐던 로랑 블랑 감독이 시즌 개막 4경기 만에 전격 경질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9일(한국시각) 사우디 매체 사우디가제트는 "알이티하드가 로랑 블랑과 결별했다. 이제 재건을 위해 다른 감독을 영입하고자 한다"고 보도하며, 알이티하드 역시 공식 SNS를 통해 블랑 감독과 코치진 전원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알나스르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0대2로 완패한 것이 결정타였다. 이 패배는 단순한 한 경기의 결과가 아니라, 팀의 공격력 부재와 맞물려 블랑 감독의 입지를 흔들었고, 결국 그를 지휘봉에서 내려오게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의 배경에는 지난해 여름 알이티하드의 간절한 구애를 뿌리쳤던 손흥민의 결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역 시절 프랑스 대표팀의 전설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던 로랑 블랑은 프랑스 대표팀, 파리 생제르맹(PSG), 알라이얀, 올랭피크 리옹 등 유수의 팀들을 거치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감독이다. 2024년 여름 알이티하드에 부임하며 사우디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첫 시즌부터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2024~2025시즌 알힐랄과 알나스르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사우디 프로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사우디 킹스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더블을 달성했다. 올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도 출전하며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 후 불과 4경기 만에 블랑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됐다. 호날두가 이끄는 알나스르전 패배뿐만 아니라 ACLE에서도 알와흐다에 패하는 등 최근 아쉬운 흐름의 책임을 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블랑 감독의 경질과 함께 팀의 고질적인 공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만약 지난해 여름 손흥민의 영입이 성사됐더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크다. 손흥민은 2023년 여름부터 꾸준히 사우디 리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으며, 그중 가장 적극적이었던 구단이 바로 알이티하드였다. 당시 미국 CBS스포츠의 벤 제이콥스 기자는 손흥민이 알이티하드로부터 4년 동안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90억 원) 수준의 연봉, 총액 1900억 원이 넘는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 엄청난 제안을 거절하고 토트넘에 잔류하는 길을 택했다. 그리고 2024~2025시즌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올여름에도 사우디 대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 FC로 향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알이티하드는 이번 여름까지도 손흥민과 같은 확실한 공격진 보강에 실패했고, 이는 팀의 득점력 부재로 이어져 블랑 감독의 경질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로 표류하게 된 알이티하드는 이미 새 감독 후보군을 정해두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우디가제트에 따르면 알이티하드는 이미 사비 에르난데스와 세르지우 콘세이상 두 명의 후보와 협상을 시작했으며, 국제 휴식 기간 동안 계약을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사비 에르난데스는 과거 토트넘과 바르셀로나의 맞대결 당시 경기 후 손흥민을 끌어안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던 인물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손흥민의 합류 불발이 불러온 나비효과 속에서 알이티하드가 어떤 감독을 선임하게 될지, 그리고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팀의 공격력 부재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선수의 선택이 한 팀의 운명과 한 감독의 경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이번 사건은 축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