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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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은 보라색" 조롱 받던 '약물 논란' 쑨양, 34세에 돌아왔지만…

 '약물 스캔들'의 주홍글씨가 새겨진 중국 수영 스타 쑨양이 34세의 나이로 다시 포디움에 섰다. 쑨양은 최근 열린 2025 중국 전국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 47초 53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복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산 훈련 중 과도한 훈련 강도에 세 번이나 눈물을 쏟았고, 왼쪽 무릎의 피로 부상으로 다섯 차례나 진통제 주사를 맞으며 경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죽더라도 물속에서 죽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수영장으로 돌아왔지만, 그의 복귀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한때 쑨양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호령했던 수영 황제였다. 2012 런던 올림픽 2관왕,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11관왕 등 그의 이력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남자 자유형 400m와 1500m 아시아 기록은 10년 넘게 그의 차지였으며, 200m 기록마저 2017년에 스스로 경신하며 적수 없는 시대를 구가했다. 하지만 그의 아성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대한민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가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그의 200m 아시아 기록을 깨뜨리면서부터다. 영원할 것 같던 그의 시대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쑨양의 명성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땅에 떨어졌다. 2018년 9월, 도핑 검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검사원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샘플을 훼손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전부터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 약물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던 상황이었고, 2019 광주 세계선수권에서는 그가 우승하자 다른 선수들이 시상대에 함께 오르기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그는 월드아쿠아틱스로부터 4년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고,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과거 프랑스 선수가 "쑨양의 소변은 보라색"이라고 맹비난했을 정도로 그의 이미지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징계와 부상, 3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쑨양은 눈물겨운 훈련 끝에 국내 대회 메달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화려한 부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3분 47초 53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기록하는 3분 42~43초대에 비해 4~5초 이상 뒤처지는 기록이다. 나이와 기량 저하라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그의 재기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약물 오명'을 씻어내기 위한 그의 처절한 몸부림이 박수받지 못하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050, 교복 입고 설악산 수학여행 떠나는 기막힌 이유

1월 한 달간, 장기 침체에 빠진 설악동 관광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5 설악동 활성화 프로그램-추억감성여행'을 총 4회에 걸쳐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 상품을 넘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감성과 설악산의 수려한 자연 및 속초 고유의 지역 자원을 결합한 1박 2일 체류형 체험 콘텐츠다. 한 팀당 약 15명, 총 60명 규모로 진행되는 이 실험적인 여행이 과연 설악동의 부활을 이끄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추억감성여행'의 핵심 콘셉트는 바로 '다시 떠나는 수학여행'이다. 참가자들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나 볼 법한 옛 교복을 맞춰 입고,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한 설렘을 안고 1박 2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의 동선은 속초와 설악동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였다. 실향민의 애환이 서린 아바이마을을 전문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직접 함경도식 만두를 빚으며 그들의 문화를 체험한다. 이어서 설악산의 백미로 꼽히는 케이블카에 탑승해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진 권금성의 절경을 감상하고, 활기 넘치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을 방문해 동해의 싱싱한 먹거리를 맛본다. 이튿날에는 고즈넉한 사찰에서 불교 문화를 체험하고, 만추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설악산 단풍길을 트레킹하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속초시가 이처럼 '추억'을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한다. 교복을 입고 떠나는 수학여행이라는 콘셉트는 40~60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젊은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옛것에서 새로움과 재미를 찾는 '뉴트로(New-tro)' 트렌드에 열광하는 20~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체험형 콘텐츠로 매력을 어필한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추억감성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고 즐기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품고 있다. 참가자들의 숙박을 설악동 내 숙박 단지와 직접 연계하고, 식사 및 체험 활동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월의 속초는 가을 여행의 최적기"라며, "이번 여행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과연 수십 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이번 감성 여행이 깊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설악동에 새로운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