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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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메달 이제 그만’ 정재원, 3관왕 찢고 밀라노 접수 예고

 더 이상 그를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로 기억하는 이는 없다. 앳된 얼굴로 형들의 뒤를 밀어주던 10대 소년은 이제 한국 빙속의 명운을 짊어진 거인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전쟁을 앞두고, 그는 보란 듯이 태릉의 빙판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의 이야기다. 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목전에 둔 최종 리허설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금빛 전망을 밝혔다.

 

정재원은 지난 1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1500m에서 1분47초5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대회 신기록이었다. 앞서 매스스타트와 5000m를 제패했던 정재원은 이로써 대회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국내 무대에 적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이번 3관왕이 주는 함의는 남다르다. 장거리 간판인 그가 중장거리인 15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올림픽 매스스타트의 트렌드는 지구력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마지막 바퀴에서 순위를 결정짓는 막판 스퍼트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파워와 단거리 선수 못지않은 스피드가 필수적이다. 정재원은 이번 대회 신기록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가 이미 80에서 90%를 넘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성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정재원의 올림픽 이력서는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아리다. 고교생 신분으로 나선 2018 평창 대회 팀 추월 은메달, 그리고 2022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대회 연속으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증명했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향한 갈증은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에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앳된 소년에서 한국 빙속의 에이스로 거듭난 그에게 이제 남은 목표는 오직 하나, 시상대 맨 위에서 애국가를 듣는 것이다.

 

그는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여러 종목에 힘을 분산하는 대신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3일 열리는 ISU 월드컵 5차 대회마저 과감히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눈앞의 월드컵 랭킹 포인트보다 올림픽 당일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한 셈이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은 그만큼 그가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자세가 얼마나 진지하고 절실한지를 보여준다.

 

세계 무대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요릿 베르흐스마, 바르트 스빙스, 조던 스톨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세계적인 강호들이 정재원의 앞길을 가로막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재원은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오히려 나 또한 지난 월드컵 때보다 훨씬 더 성장했다며 그들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두 번의 올림픽을 경험하며 쌓은 노련미와 최전성기에 접어든 체력이 그의 든든한 무기다.

 

 

 

이번 올림픽이 정재원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맞이하는 첫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달린다.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준 아내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목에 걸어주고 싶다는 로맨틱하면서도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가족의 응원은 그를 더욱 강한 전사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올해 24세가 된 정재원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 신체 능력이 만개하는 최전성기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대 시절의 패기와 20대의 노련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시점이다. 경험은 무르익었고 체력은 완성됐으며 멘탈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빙판 위에서 수만 번의 날을 갈아온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볼 때가 왔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재원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판 위를 누구보다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두 번의 은메달로 충분한 예열을 마친 빙속 천재가 이제는 진정한 빙속 황제로 등극할 시간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오는 2월 밀라노에서 울려 퍼질 정재원의 승전보와 기쁨의 포효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가 그려낼 금빛 레이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대한항공의 배신? 선호도 1위, 만족도는 '추락'

사(LCC) 부문에서는 1위 사업자의 불안한 선두와 신흥 강자의 약진이 주목받았다. 이번 평가는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1년간 항공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FSC 부문의 왕좌는 2년 연속 에미레이트항공에게 돌아갔다. 종합 만족도 793점을 기록하며 2위인 싱가포르항공(748점)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특히 좌석 편의성, 기내 엔터테인먼트 등 하드웨어 중심의 과감한 투자가 높은 평가를 받으며 7개 평가 항목 모두에서 1위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반면 국내 양대 국적사의 성적표는 다소 아쉬웠다. 소비자들이 가장 이용하고 싶어 하는 항공사(선호도) 조사에서 대한항공은 40.4%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실제 이용객 만족도 평가에서는 713점으로 3위로 밀려났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4위에 머무르며 선호도와 만족도 사이의 간극을 드러냈다.LCC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흥미롭게 전개됐다.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과 넓은 좌석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으나, 만족도 점수는 80점 이상 급락하며 처음으로 700점 선이 무너졌다. 초기 신선함이 희석되고 누적된 기재 부족 및 지연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에어프레미아가 주춤하는 사이,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일본 소도시 노선을 공략한 에어로케이가 만족도 점수를 끌어올리며 2위로 도약했다. 이는 대형 공항의 혼잡을 피해 실속을 챙기려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성공적으로 파고든 전략의 결과로 풀이된다. 그 뒤를 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 등이 이었다.전반적으로 LCC 업계의 평균 만족도는 전년 대비 하락하며 FS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잇따른 안전 문제와 고질적인 지연 이슈가 소비자들의 신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넘어 안정적인 운영과 신뢰도 확보가 LCC 업계의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