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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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한 천재, 중국 탁구의 심장을 찌르다

 일본 여자 탁구의 간판으로 떠오른 하리모토 미와가 중국의 심장부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정상에 오르며 세계 탁구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중국인 부모 아래 일본에서 태어나 귀화한 그는, 자신을 향한 중국 관중의 거센 야유와 비난을 딛고 일궈낸 우승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

 

하리모토는 중국 충칭에서 펼쳐진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홈그라운드의 콰이만을 상대로 풀세트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마지막 세트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끝에 승리를 확정 지은 순간, 17세 소녀는 생애 첫 WTT 챔피언스 타이틀이자 최연소 우승 기록을 동시에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랜드스매시 바로 다음 등급인 이 대회는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무대였기에 충격은 배가 됐다.

 


하리모토 남매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국인 탁구 선수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오빠 도모카즈와 함께 일본 국적을 선택한 이들은 '장(張)'씨 성을 '하리모토(張本)'로 바꾸며 일본에 완전히 뿌리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중국 내에서 '창씨개명'이라는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계기가 됐다.

 

국제대회를 위해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하리모토 남매가 감당해야 할 적대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경기 내내 쏟아지는 야유는 물론, 선수의 시야를 방해하는 레이저 포인터 공격까지 받는 등 온갖 수모를 겪어야 했다. 국제탁구연맹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다.

 


이 모든 역경을 딛고 하리모토는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바로 그 장소에서, 중국 선수를 꺾고 정상에 서는 최고의 복수극을 완성했다. 경기 후 그는 SNS를 통해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과 함께, 묵묵히 자신을 지도해 준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끈끈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하리모토의 우승은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중국 탁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중국 언론들은 4년 만에 안방에서 우승을 내준 사실을 대서특필하며 일본의 거센 추격에 위기감을 표출했다. 하리모토 남매의 성장은 이제 개인의 서사를 넘어, 일본이 중국의 '탁구 만리장성'을 넘어서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해 군항제 막바지, ‘벚꽃 엔딩’ 막으려는 인파

들의 발길을 재촉하며, 가는 봄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한 진풍경을 연출했다.전국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는 막바지에 이르러 만개한 벚꽃과 구름 인파가 절정을 이뤘다. 대표 명소인 경화역 공원에서는 폐선로를 따라 이어진 벚꽃 터널 아래에서, 여좌천에서는 하천 위로 드리운 벚꽃을 배경으로 상춘객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마지막 추억을 남기기 위해 분주했다.김해 연지공원 역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활기를 잃지 않았다. 포근한 기온 속에서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벚꽃 터널을 이루는 산책로를 거닐거나, 잔디밭에 앉아 여유를 만끽했다. 유모차를 끈 가족, 반려견과 산책에 나선 시민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완연한 봄날의 풍경을 완성했다.거제 독봉산웰빙공원 일대도 꽃구경에 나선 인파로 가득 찼다. 고현천을 따라 길게 이어진 산책로에는 연분홍 벚꽃과 노란 유채꽃이 화려한 색의 조화를 이루며 상춘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자전거를 타거나 가볍게 뛰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이날 경남 지역의 벚꽃 명소를 찾은 이들은 입을 모아 “밤부터 비바람이 몰아치면 벚꽃이 모두 떨어질 것 같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만개한 벚꽃이 선사하는 짧고 화려한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모여 각 명소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기상청은 이날 늦은 오후부터 경남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화려하게 피어났던 벚꽃들이 이 비와 함께 대부분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남의 2026년 봄날의 향연은 서서히 막을 내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