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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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이 미디어월에? AI가 만든 붉은 함성

 대한민국 응원 문화의 상징적 공간인 서울 광화문 광장이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서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랜 파트너인 KT는 대한축구협회 및 붉은악마와 협력하여 12일 오전 체코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기점으로 대규모 거리응원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26년간 축적된 대규모 인파 관리 노하우에 최신 미디어 기술을 접목해, 시민들이 단순한 관람객을 넘어 응원 콘텐츠의 생산자로 참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와 국가대표팀의 동행은 2001년부터 시작되어 한국 응원사의 굵직한 순간마다 함께해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전 국민적 응원 캠페인을 주도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공식 응원가를 제작하며 광화문에 76만 명의 인파를 집결시키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후 5G 기술을 활용한 러시아 월드컵 중계와 한파 속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던 카타르 월드컵을 거치며, 광화문 광장은 세대를 아우르는 추억의 공간이자 첨단 기술의 시험대로 진화해왔다.

 


이번 2026 월드컵 응원의 핵심은 실시간 AI 기술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 콘텐츠인 '모두의 캔버스'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움직임과 표정을 AI가 실시간으로 인식해 화려한 시각 효과와 응원 메시지로 변환한 뒤, KT 광화문 사옥의 대형 미디어월에 즉각 송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자신의 응원 모습이 거대한 스크린의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며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사전 제작된 응원 릴스 영상 또한 현장에서 공유되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었다.

 

현장 인근의 'KT 온마루'에서는 축구 팬들을 위한 복합 문화 공간인 팝업 전시가 운영되어 볼거리를 더했다. 방문객들은 국가대표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물은 물론, AX 로봇 드로잉과 포토 어시스트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월드컵의 열기를 직접 체험했다. 특히 붉은악마 커스텀 DIY 코너는 자신만의 응원 도구를 만들려는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으며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 감성이 공존하는 풍경을 연출했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인 만큼 안전과 폭염 대비에도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졌다. KT는 광장 곳곳에 전문 경호 인력과 의료진 등 250여 명의 안전 전문 인력을 배치해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또한 무더운 날씨에 대비해 쿨링존과 워터존을 설치하고 충분한 생수를 공급하는 등 시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사옥 내부에 설치된 전용 통합상황실은 유관 기관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빈틈없는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했다.

 

이번 광화문 거리응원 캠페인은 체코전을 시작으로 멕시코전과 남아공전 등 한국팀의 조별리그 경기 일정에 맞춰 계속될 예정이다. KT는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32강 이후의 추가 행사 운영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과거의 열정적인 응원 문화를 미래 기술로 계승하려는 이번 시도는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한국만의 독특하고 안전한 응원 문화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