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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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키플레이어로 '제자' 이강인 지목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북중미 월드컵 현장을 직접 방문해 멕시코와의 결전을 앞둔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날카로운 경기 전망을 내놓았다. 박지성은 현지 시각 17일 오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취재진과 만남을 가졌다. 그는 첫 경기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상승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최국 멕시코가 가진 홈 이점과 전력의 강점을 고려할 때 이번 2차전이 조별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험난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신중하게 진단했다.

 

현실적인 목표로 거론되는 무승부 전략에 대해 박지성은 승리를 향한 공격적인 마음가짐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수비 위주의 역습을 선택하든 강력한 전방 압박을 구사하든,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최소한 비기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패배를 면하겠다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멕시코의 거센 파고를 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는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심리적 위축이 경기력 저하로 직결된다는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충고였다.

 


개최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멕시코 특유의 고지대 환경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경험을 믿는다는 신뢰를 보냈다. 박지성은 멕시코가 경기 초반부터 거친 압박을 가해 한국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제압하려 들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지난해 미국 원정 당시 멕시코 홈과 다름없는 열악한 분위기를 이미 겪어본 점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시의 경험이 예방주사가 되어 선수들이 경기장의 소음과 압박감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들의 플레이를 펼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다.

 

박지성은 이번 경기의 핵심 열쇠로 미드필더진의 창의적인 패스와 움직임을 꼽으며 특히 이강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이강인이 과거 마요르카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을 상대로 어떤 기량을 보여줄지에 큰 기대를 걸었다.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강인이 특유의 개인 기량으로 압박을 벗겨낸다면 멕시코 수비 라인에 치명적인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인범과 백승호 등 중원 자원들이 1차전의 정교한 연계 플레이를 재현한다면 충분히 득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징크스로 불리는 월드컵 2차전 무승 기록에 대해서도 박지성은 긍정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기록이나 징크스는 결국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현재 대표팀 선수들이 국민들의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꿔놓은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해묵은 징크스들을 하나씩 지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특히 주장 손흥민의 존재감에 대해서는 특정 포지션에 얽매이기보다 그가 경기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팀 전체에 이득을 주는 영향력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은 후배들이 부상 없이 월드컵이라는 무대 자체를 즐기며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붓기를 당부했다. 그는 현재 선수들이 충분히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에 기술적인 조언보다는 심리적인 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축구를 마음껏 펼치기만 한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격려를 남기며 훈련장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지성의 방문으로 사기가 진작된 홍명보호는 멕시코전 승리를 통해 16강 조기 확정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 위한 최종 담금질에 박차를 가했다.

 

 

 

유네스코 타이틀, 주민에겐 생존권 족쇄?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유네스코의 엄격한 보존 지침이 오히려 지역의 현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관광객이 몰려들며 원주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스스로 유산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지역들이 하나둘 등장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슬로바키아의 산간 마을 블콜리네츠는 이러한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다. 1993년 중세 오두막의 원형을 간직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이곳에 거주하는 20여 명의 주민에게 등재는 재앙에 가까웠다. 매년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좁은 마을을 점령하면서 사생활 침해와 소음 문제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박제된 유산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주장하며 공식적인 등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제기구의 규제가 주민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가 된 셈이다.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응고롱고로 자연보존지역 역시 보존과 생존권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네스코의 유산 관리 정책이 강화되면서 이곳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마사이족 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목초지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사이 국제연대동맹은 원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차라리 세계유산 목록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달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보존이라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강제 이주가 인권 침해 논란으로 번지며 유네스코의 보존 철학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이미 유네스코와의 정면충돌 끝에 지위를 박탈당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2009년 세계유산 목록에서 강제 삭제됐다. 극심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식 다리 건설을 추진하자 유네스코가 경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투표를 통해 유네스코 타이틀 대신 출퇴근의 편리함과 지역 발전을 선택했다. 이는 국제기구의 보존 권고보다 지역 공동체의 실질적인 필요가 우선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됐다.영국의 리버풀 해상 무역 도시 또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리버풀시는 쇠락한 항구 지역을 재개발해 경제 활력을 찾으려 했으나, 유네스코는 역사적 가치 훼손을 이유로 사업 철회를 압박했다. 결국 리버풀은 2021년 세계유산 지위를 잃었지만, 당시 시장은 유네스코가 도시를 불모지로 남겨두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흥미로운 점은 지위 박탈 이후에도 이들 지역의 관광객 수는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계유산 타이틀이 없어도 지역의 매력만 충분하다면 관광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문화재 전문가들은 이제 유네스코가 일방적인 보존만을 강요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적지가 박물관의 전시품이 아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주민의 생활 편의와 경제적 자립을 고려한 유연하고 영리한 보존 계획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계유산 반납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와 과거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상생 모델을 찾는 것이 전 세계 유적지들이 마주한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