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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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왜 국회에?" 문체위 청문회 소환 논란

 한국 축구의 난맥상을 파헤치겠다는 국회의 의지가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의 생업까지 위협하는 무리수로 번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9일 전체 회의를 열고 오는 22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청문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표와 그 과정에서 불거진 협회의 밀실 행정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지만 참고인 명단에 손흥민과 황희찬 등 해외 리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현역 선수들이 포함되면서 정치권이 축구계의 갈등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문체위가 확정한 명단에는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 등 핵심 증인 13명 외에도 박지성, 이영표 등 축구계 원로와 해설위원들이 참고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시즌이 한창이거나 프리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손흥민과 황희찬까지 불러들였다는 점이다. 국회는 월드컵 당시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불화설과 실질적인 대표팀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현역 선수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축구계 안팎에서는 선수들의 특수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 소속인 손흥민의 경우 청문회 참석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손흥민은 청문회 나흘 전인 18일, 팀의 사활이 걸린 LA 갤럭시와의 '엘 트라피코' 더비 경기를 치러야 한다. 소속팀 단장까지 나서 손흥민의 복귀와 출전을 공언한 상황에서, 단지 참고인 신분으로 국회에 출석하기 위해 지구 반 바퀴를 날아오는 것은 선수 개인의 커리어는 물론 구단과의 신뢰 관계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황희찬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울버햄프턴 소속으로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리시즌 훈련에 매진해야 할 시기다. 주전 경쟁과 전술 적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 국회 호출에 응하는 것은 프로 선수로서의 본분을 저버리는 행위나 다름없다. 참고인은 증인과 달리 출석 의무가 강제되지 않지만, 국민적 관심이 쏠린 청문회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커다란 심리적 압박이자 경기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청문회의 본질은 클린스만과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바로잡는 데 있다. 문체부 감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듯,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을 무력화하고 권한 없는 인사가 감독 후보를 면접하는 등 행정적 난맥상이 핵심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문제를 바로잡는 자리에 전술의 실행자일 뿐인 현역 선수들을 세우는 것이 과연 어떤 실효성이 있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선수들이 감독의 전술이나 협회의 운영에 대해 국회에서 발언하는 것 자체가 향후 대표팀 내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위험도 크다.

 

정치권은 국민적 공분을 동력 삼아 축구협회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 축구의 자산인 선수들을 보호하는 데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재정 문체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체육 행정의 공정성과 신뢰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무리한 선수 소환이 오히려 축구 팬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진정으로 한국 축구의 정상화를 원한다면 선수들을 정쟁의 무대로 끌어올리는 대신, 협회의 낡은 시스템을 개혁할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귀신과 춤을" 테마파크 점령한 K-호러 열풍

통 설화를 재해석한 'K-호러'와 첨단 기술을 결합한 야간 체류형 콘텐츠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롯데월드와 서울랜드, 한국민속촌 등 주요 업체들은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공포 체험을 전면에 내세워, 낮에는 시원한 피서를 즐기고 밤에는 오싹한 납량 특집을 만끽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롯데월드는 전통 요괴를 테마로 한 '봉인해제: 요괴 대소동'을 통해 차별화된 여름을 선사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의 얼굴을 요괴로 바꿔주는 이색 체험부터 K-팝과 호러를 결합한 화려한 공연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민속박물관 전체를 무대로 활용한 몰입형 공연은 관람객이 직접 이야기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전략은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방문객이 7%나 늘어나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서울랜드 역시 한국적인 공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맞불을 놨다. 저승사자와 처녀귀신, 두억시니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귀신 캐릭터들을 총동원해 관람객과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자랑을 벌이는 참여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단순히 무섭기만 한 체험에서 벗어나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해 귀신을 찾아내는 등 놀이 요소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열대야를 피해 야간 여가를 즐기려는 가족과 연인 단위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전통 문화의 산실인 한국민속촌은 그 특성을 살려 국내 최대 규모의 공포 축제인 '심야공포촌'을 가동 중이다. 겨울철 눈썰매장을 물놀이장으로 변신시켜 낮의 열기를 식히고, 밤에는 민속마을 전역에서 귀신이 출몰하는 오싹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공포 체험과 더불어 전통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을 연계해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류형 관광 모델을 제시했다. 민속촌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밤이 되면 극강의 공포로 변하는 반전 매력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제주신화월드 또한 야간 개장과 함께 한국형 귀신이 출몰하는 '귀몽' 콘텐츠를 선보이며 여름 밤의 열기를 식힌다. 리얼한 공포를 선사하는 고스트존과 비보이 공연 및 불꽃놀이가 어우러진 세이브존을 구분하여, 공포를 즐기는 층과 화려한 볼거리를 원하는 층을 동시에 공략한다. 서양의 핼러윈과는 차별화된 한국 특유의 납량 문화를 테마파크에 이식함으로써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밤의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테마파크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몰입형 체험'이라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관람객들이 수동적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직접 체험하고 반응하는 형태의 콘텐츠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연속성 있는 프로그램 구성은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테마파크들은 앞으로도 K-컬처와 결합한 독창적인 호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