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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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도전은 EPL… 오현규, 9년 만에 승격한 헐 시티행?

 대한민국 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 진출을 목전에 두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명맥을 이을 준비를 마쳤다. 튀르키예 이적시장 전문가 세르칸 모로바는 9일 헐 시티가 오현규의 영입을 위해 베식타시 측과 긴밀한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격 보도했다. 지난 시즌 벨기에를 떠나 튀르키예 명문 베식타시에 합류한 오현규는 짧은 기간 동안 16경기에서 8골을 몰아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고, 이러한 활약이 승격팀 헐 시티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이다.

 

오현규의 이적설이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베식타시 내부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팀의 사령탑이 빈첸초 이탈리아나 감독으로 교체되면서 구단은 루카쿠나 블라호비치 같은 세계적인 공격수 영입을 우선순위에 두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새 감독 체제에서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던 차에, EPL 승격팀인 헐 시티가 손을 내민 셈이다. 오현규 입장에서는 주전 경쟁이 불투명한 튀르키예를 떠나 꿈의 무대인 잉글랜드로 향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잡았다.

 


헐 시티는 2025-2026시즌 챔피언십 플레이오프를 극적으로 통과하며 9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복귀에 성공한 팀이다. 1부 무대 잔류를 위해 확실한 득점원을 찾고 있는 헐 시티는 오현규의 강력한 피지컬과 결정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 이적이 성사된다면 오현규는 역대 21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라는 영예를 안게 된다. 최근 몇 차례 빅리그 진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던 그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사실 오현규의 유럽 빅리그 도전사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2025년 여름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확정적인 분위기였으나 마지막 메디컬 테스트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며 계약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어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풀럼의 구체적인 제안을 받았지만 구단 간의 이견으로 인해 잉글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못했다. 두 번의 좌절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진 오현규는 이번 헐 시티의 관심을 반드시 결과로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 역시 그의 EPL 진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 교체 투입 직후 터뜨린 극적인 역전골은 전 세계 스카우트들에게 오현규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비록 대표팀의 전체적인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으나, 위기의 순간 해결사 본능을 발휘한 오현규의 모습은 헐 시티를 비롯한 유럽 구단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월드컵 무대에서 검증된 득점력은 취업 비자 발급 등 행정적인 절차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이적 시장의 마감이 다가오는 가운데 오현규의 행선지는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베식타시 구단은 적절한 이적료 제안이 올 경우 오현규의 앞길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헐 시티 역시 프리시즌 합류를 위해 협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튀르키예를 정복하고 이제는 잉글랜드의 심장부로 향하려는 오현규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현규는 현재 베식타시의 훈련에 참여하며 차분하게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팝의 원류를 찾아, 고령 가야금길의 울림

에도 박물관 입구의 정원 그네는 방문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여유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가야금 선율로 재해석된 현대 음악을 들으며 느끼는 바람은 천 년 전 가야의 소리가 현재와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한다. 음과 음 사이의 여백을 품은 가야금의 소리는 낯선 멜로디조차 한국적인 서정성으로 감싸 안으며 방문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우륵 박물관은 가야금의 창시자인 우륵의 생애와 전통 현악기의 역사를 집대성한 문화 공간이다. 과거 대가야의 가실왕은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기 위해 우륵에게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12곡을 짓게 했으나, 조국의 쇠락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우륵은 가야금을 품에 안고 신라로 망명하는 선택을 내린다. 적국의 예술가를 귀하게 여긴 진흥왕의 혜안과 예술의 혼을 지키려 했던 우륵의 결단 덕분에 가야의 소리는 신라 궁중음악으로 거듭나 오늘날까지 그 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박물관 내부에는 정악 가야금부터 산조 가야금, 그리고 현대적으로 개량된 25현 가야금까지 악기의 변천사가 입체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오동나무 재료의 건조 과정부터 명주실을 꼬아 만드는 제작 공법, 부위별 명칭에 담긴 의미를 살피다 보면 가야금이라는 악기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하나의 생명력 있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거문고와 해금 등 다른 전통 악기들과의 음색 비교를 통해 국악의 풍성한 앙상블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아담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가야금의 세계를 깊이 있게 통찰하기에 부족함이 없다.예술이 지닌 사회적 위상을 짐작게 하는 유물들도 눈길을 끈다. 전시된 백제금동대향로 복제품의 뚜껑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다섯 악사의 모습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데, 이는 고대 사회에서 음악가들이 사람과 동식물 위에 배치될 만큼 높은 지위를 누렸음을 시사한다. 향로 속 현악기 연주자의 모습은 우리 민족이 아주 오래전부터 가무를 즐기며 예술적 감성을 키워왔음을 증명하는 사료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유물을 대하는 과정은 관람객들에게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박물관 옆에 위치한 소리 체험관은 한국을 넘어 세계의 현악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확장된 공간이다. 몽골 유목민의 애환이 담긴 마두금의 애절한 선율부터 인도의 시타르, 미얀마의 사웅가욱 등 각국의 독특한 현악기들이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악기의 외형뿐만 아니라 실제 연주 장면과 소리를 영상으로 접할 수 있어, 현악기라는 공통된 매개체가 인류의 다양한 삶을 어떻게 표현해왔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이는 가야금이 지닌 보편적인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고령 우륵 박물관 답사는 잊혀가는 전통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비극적인 시대를 예술로 승화시킨 우륵의 삶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근본을 잃지 않는 삶의 태도를 일깨워준다. 초록 바람이 부는 그네에 앉아 가야금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천 년의 세월을 건너온 울림이 현대의 감성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순간을 맛보게 된다. 대가야의 혼이 서린 이곳은 무더운 여름, 마음의 위안을 찾는 이들에게 담백하고 아정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