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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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 10년 만에 강등, 황희찬 거취 불투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던 황희찬이 소속팀 울버햄튼의 강등이라는 악재 속에 선수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지난 시즌 최하위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울버햄튼은 약 10년 만에 2부 리그인 챔피언십으로 내려앉으며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팀의 고액 연봉자이자 주축 공격수인 황희찬 역시 이적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지만, 잔류를 선택하더라도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지 언론의 냉정한 평가가 나오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황희찬을 두고 잠재력은 높지만 경기력의 기복이 심한 선수라고 분석했다. 과거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를 거치며 유럽 무대에서 검증된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울버햄튼 합류 이후 보여준 모습이 꾸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30세라는 나이를 고려할 때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팀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은 충분하지만, 전술적 변화를 꾀하는 울버햄튼의 리빌딩 과정에서 확실한 주전 카드로 분류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황희찬의 울버햄튼 생활은 굴곡이 심했다. 2023-2024 시즌 당시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몰아치며 '코리안 가이' 열풍을 일으켰던 시기가 정점이었다. 당시의 활약을 바탕으로 구단과 재계약까지 체결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으나, 이후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50경기 이상 소화하면서도 단 5골에 그친 초라한 성적표는 그에 대한 구단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황희찬의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최전방 스라이커는 물론 측면 날개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은 전술적 유연성을 중시하는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에게 좋은 선택지다. 현재 풀럼과 브렌트포드 등 공격 보강이 필요한 중위권 구단들이 황희찬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치르며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점도 이적 시장에서의 협상력을 높이는 요소다.

 


울버햄튼 구단 입장에서도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황희찬의 매각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 2부 리그로 강등된 팀이 감당하기에는 그의 연봉 체계가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 역시 커리어의 황혼기를 앞두고 2부 리그에서 뛰기보다는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경쟁을 이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이적 시장 마감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식적인 제안이나 구체적인 협상 진전 소식이 들리지 않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황희찬은 이제 울버햄튼에서의 주전 경쟁이라는 험난한 길과 새로운 도전을 위한 이적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챔피언십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 팀의 승격을 이끌며 명예 회복을 노릴 수도 있지만, 이는 선수 개인의 커리어에 있어 적지 않은 모험이 될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 이적시장의 막바지 흐름 속에서 황희찬이 어떤 유니폼을 입고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될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폭염 뚫고 피어난 고결함…밀양 배롱나무 기행

축물들과 어우러져 거대한 수묵채색화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고결한 선비의 기상을 상징하며 서원과 정자 곳곳에 심겼던 배롱나무는 이제 밀양의 여름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푸른 밀양강 줄기를 따라 굽어보는 고즈넉한 누각과 낡은 돌담 너머로 번지는 분홍빛 꽃물결은 지친 일상을 잠시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밀양 배롱나무 기행의 첫 관문은 재약산의 정기를 품은 천년고찰 표충사다. 사명대사의 호국 정신이 깃든 이곳은 여름이 되면 경내 전체가 선홍빛으로 물들며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대광전 앞마당의 삼층석탑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배롱나무 군락은 사찰 특유의 적막함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한 색채를 뽐낸다. 오래된 기와지붕 위로 늘어진 분홍색 꽃가지는 재약산의 짙푸른 녹음과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로 하여금 실존적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도심으로 발길을 옮기면 270년의 세월을 간직한 혜산서원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1753년 조선 전기 학자 손조서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이곳은 서원 철폐령의 아픔을 딛고 복원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혜산서원의 마당을 지키는 배롱나무는 서원의 굴곡진 역사와 닮아 시련 속에서도 변함없이 붉은 꽃을 피워낸다. 특히 이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하얀 배롱나무 꽃도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휘어진 소나무와 붉은 꽃이 기와 담장을 수놓는 풍경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거닐던 학문의 길을 상기시킨다.선비의 풍류가 깃든 오연정과 월연정은 자연과 건축이 하나로 녹아든 밀양 배롱나무 여행의 정점이다. 밀양강이 유유히 흐르는 절벽 위에 세워진 오연정은 정자에 오르는 순간 강물과 산줄기, 그리고 붉은 꽃가지가 어우러진 절경을 선사한다. 인근의 월연정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근대 문화유산인 연월터널이 있어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지어진 월연정과 쌍경당은 물과 달이 맑게 비치는 절경 속에 배롱나무꽃이 더해져 한국 전통 정원의 극치를 보여준다.여름날의 뜨거운 순례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교동에 위치한 밀양향교다. 조선 시대 지방 교육기관이었던 향교의 명륜당과 대성전 앞마당에는 정숙한 기품을 간직한 배롱나무들이 굳건히 서 있다. 학문에 정진하던 공간답게 이곳의 꽃들은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미학을 보여주며, 하얀 창호지 문 너머로 살포시 고개를 내민 꽃가지는 여백의 미를 완성한다. 향교 내 작은 도서관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바라보는 분홍빛 풍경은 여름의 고단함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배롱나무는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8월 초순에 그 화려함이 절정에 달한다. 한 번에 지지 않고 새로운 꽃이 계속 피어나는 특성 덕분에 8월 내내 아름다움을 유지하지만, 가장 싱그러운 상태를 보려면 지금이 적기다. 사진 촬영을 계획한다면 부드러운 빛이 스며드는 아침이나 늦은 오후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붉은 색감을 온전히 담아내는 비결이다. 무더위 속 도보 이동이 많은 만큼 시원한 생수와 편안한 신발을 준비해 밀양의 붉은 꽃길을 따라 걷는 여행은 올여름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