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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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발굴단’ 그 꼬마, 韓스포츠 새역사 썼다

 모두가 떠나 조명이 꺼진 텅 빈 경기장, 홀로 스케이트보드 위에 올라 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트릭을 반복하던 12살 소년이 있었다. 원하는 만큼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며 엄마 품에 안겨 서럽게 눈물을 쏟으면서도 “도전은 내가 죽을 때까지 남아있을 것”이라 다짐했던 어린 스케이트보드 신동. 그 소년이 7년의 세월을 견뎌내고 마침내 한국 스케이트보드 잔혹사를 끊어내며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강준이(19)는 지난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최종 합계 180.85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일본의 사사키 도아(172.35점)를 8.5점 차로 제친 완벽한 우승이었다. 스케이트보드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이후 한국 선수가 남녀를 통틀어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강준이가 처음이다.

 

결승전 경기 양상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강준이는 단판 트릭 1차와 2차 시기에서 준비한 기술을 연달아 실수하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연속 실패로 심리적 압박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면, 마지막 시기에서는 난이도를 낮춰 안정적인 점수를 노리는 것이 일반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강준이는 도망치지 않았다. 배수의 진을 친 그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똑같은 고난도 기술에 다시 한번 자신의 온몸을 던졌다. 공중을 가른 보드가 바닥에 완벽하게 착지하는 순간, 전광판에는 92.40점이라는 고득점이 찍혔고 거짓말 같은 극적 역전 우승이 완성됐다.

이 감동적인 역전극 직후, 팬들 사이에서는 강준이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과거 방송 영상이 다시금 뜨겁게 재조명되고 있다. 강준이는 지난 2019년 10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에 12살 스케이터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130여 개에 달하는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스케이트보드 신동’으로 소개됐던 그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세계 1등’이었다.

 

스케이트보드를 향한 어린 강준이의 집념은 또래의 상상을 초월했다. 훈련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매번 왕복 6시간에 달하는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았고,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넘어져 온몸에 멍이 들고 통증이 찾아와도 다시 보드 위에 올라섰다. “아픈데 왜 자꾸 타느냐”는 질문에 소년은 “이제 다 넘어졌으니까 이제 될 것 같다. 느낌이 딱 온다. 긍정의 힘 아니겠느냐”며 씩씩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어린 소년에게 실패의 쓴맛이 늘 아무렇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국제대회 출전권이 걸린 성인부 일반부 대회에 출전해 3위에 올랐을 당시, 강준이는 자신이 준비한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엄마에게 기대 서럽게 눈물을 쏟아냈다. “연습이 부족했던 거야? 정말 잘하고 싶었단 말이야”라며 속상해하던 소년의 눈물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러나 소년은 눈물을 닦자마자 다시 보드를 잡았다. 경기가 모두 끝나 관중과 선수들이 모두 떠나간 텅 빈 경기장, 조용해진 트랙 위에 홀로 남아 어두워질 때까지 연습을 이어갔다. 당시에 남긴 “지금보다 더 열심히 타야죠. 도전은 제가 죽을 때까지 계속 남아 있을 거예요”라는 12살 강준이의 다짐은 7년이 지난 지금,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라는 위대한 결실로 결실을 맺었다.

포기를 몰랐던 12세 영재의 고독했던 연습량과 꺾이지 않는 마음은 7년 뒤 아시안게임 3차 시기의 기적을 만든 가장 튼튼한 밑거름이 됐다. 수없이 넘어지고 부딪히면서도 스스로의 "긍정의 힘"을 믿었던 소년 강준이는, 이제 대한민국 스케이트보드의 개척자이자 세계 정상을 향해 도약하는 위대한 스케이터로 한국 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깊게 각인했다.

 

치킨 좋아한다면 올가을 수원 가볼까

까지 이어지는 미식 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 K-치킨벨트’ 사업에 수원이 포함되면서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은 ‘치킨과 함께하는 수원 K-헤리티지 미식여행’을 선보였다. 치킨을 먹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음식에 얽힌 역사와 수원의 문화까지 경험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수원 통닭거리의 역사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매향통닭을 시작으로 통닭집들이 하나둘 들어섰고, 1980~1990년대에는 진미통닭과 용성통닭, 장안통닭 등이 문을 열었다. 닭을 통째로 튀겨 팔던 옛 조리 방식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통닭거리’라는 이름도 자리 잡았다.현재 이곳에는 약 15곳의 통닭집이 영업하고 있다. 프라이드와 양념, 간장 통닭 등 가게마다 반죽과 양념,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커다란 가마솥에서 닭을 튀기는 모습은 수원 통닭거리의 대표적인 풍경이다.수원을 대표하는 또 다른 음식인 갈비와 통닭을 결합한 왕갈비통닭도 이곳의 명물이다. 남문통닭 김경재 대표가 개발한 레시피로 알려져 있으며, 수원 갈비와 통닭이라는 지역 음식의 특징을 하나로 묶었다.김 대표는 왕갈비통닭을 특정 가게만의 음식이라기보다 수원의 음식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한다. 관련 특허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통닭집에도 조리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왕갈비통닭이 수원을 알리는 음식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는 국립농업박물관이다. 농업과 축산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교육 공간에서 직접 치킨을 만들어본다. 남문통닭 매니저가 매장에서 사용하는 큰 뼈닭을 가져와 손질과 튀김 과정을 보여준다.닭다리에 칼집을 내 속까지 익도록 한 뒤 치킨 파우더와 물을 섞은 반죽을 입혀 튀긴다. 남문통닭에서는 12호 이상의 큰 닭을 사용하는데, 여러 사람이 한 마리를 함께 나눠 먹던 옛 통닭 문화가 조리 방식에도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커다란 무쇠 가마솥을 사용하는 것도 수원 통닭거리의 특징이다. 차가운 닭을 여러 마리 넣어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빠르게 회복돼 바삭하게 튀기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왕갈비통닭의 마지막 과정은 소스를 입힌 치킨을 다시 굽는 것이다. 양념을 버무린 치킨을 철판에 펼쳐 오븐에 넣으면 달고 짭조름한 소스에 구운 향이 더해진다. 갈비를 구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조리법이다.직접 만든 치킨을 맛본 뒤에는 통닭거리로 이동한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10개 점포의 치킨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샘플러가 준비됐다. 테이스팅 노트를 보면서 각 점포의 치킨을 차례로 비교할 수 있다.프라이드와 양념, 간장부터 왕갈비통닭까지 같은 골목에서 만들어진 음식이지만 맛은 제각각이다. 진미통닭은 오뚜기와 협업해 선보인 ‘진짬뽕 통닭’도 내놓았다. 향후에는 가이드와 함께 골목을 걸으며 각 점포의 치킨을 하나씩 맛보는 거리 투어도 추진될 예정이다.치킨을 맛본 뒤에는 화성행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통닭거리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이곳에서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1795년 마련한 회갑연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의 음식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화성행궁에는 당시 잔치에 사용된 음식과 상차림이 재현돼 있다. 음식이 높게 쌓인 잔칫상과 종이꽃 장식 등을 통해 당시 왕실의 연회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치킨으로 시작한 여행이 조선 왕실의 밥상 이야기로 이어지는 셈이다.밤에는 화성행궁의 야간개장도 즐길 수 있다. 오는 11월 1일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야간개장이 진행된다. 화서문과 장안문, 장안공원 일원에서는 10월 6일까지 ‘2026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도 열린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성곽과 공원이 빛으로 물든다.치킨 한 마리를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통닭거리의 여러 맛을 비교한 뒤 수원의 역사와 야경까지 즐기는 여행이다. 익숙한 치킨을 출발점으로 수원의 음식과 문화, 관광지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을 여행 코스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