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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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로 몰린 무고한 목숨, 구메지마의 기록

 1945년 태평양 전쟁 당시 오키나와 서쪽의 작은 섬 구메지마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 출간되었다. 해당 작품은 일본군이 20명의 선량한 주민을 '미군의 스파이'로 몰아 가혹하게 학살한 사건을 다룬다.

 

역사적 기록과 생존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오키나와의 전쟁 상황과 섬의 현실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구메지마에서는 당시 민간인들이 스파이 혐의로 일본군에 의해 총검으로 처형되었고, 그 가족들은 비통함에 빠져 자살했다. 전쟁의 폭력과 스파이 공포증으로 인해 발생한 참상이다.

 

구메지마 주민 학살은 단순히 '스파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건으로, 동아시아 전역의 전쟁 참사가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 작가는 섬에서 벌어진 전쟁의 폭력과 죽음을 깊이 있고 생생하게 묘사하며, 그 상황을 예리한 통찰과 상상력으로 파헤친다.

 

소설은 총 12부로 구성되었지만, 그중 제목이 붙은 건 넷뿐이다. 1부는 '9명', 4부는 '1명', 9부는 '3명', 12부는 '7명'으로 지어져 있는데, 이는 각 부에서 참살당한 주민 수를 나타낸다. 다른 부는 제목이 공백으로 남겨져 있다.

 

소설의 배경은 오키나와지만, 한국의 식민지 역사와 전쟁의 상처가 서로 교차하는 점을 생각할 때, 작품이 한국 독자들에게 익숙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쟁의 아픔을 공유하고, 역사적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발견하게 한다.

 

김숨 지음, 모요사 펴냄, 1만 9000원 

 

파리, 뉴욕, 그리고 서울…전 세계가 인정한 '가장 매력적인 도시' TOP 10

책,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 '세계 100대 도시' 순위에서 서울이 10위를 차지했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때 24위(2018년)까지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던 서울은, K-컬처의 세계적인 확산에 힘입어 2023년 14위, 지난해 12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마침내 올해 10위권 진입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서울이 단순한 쇼핑 도시를 넘어, 문화와 인프라를 두루 갖춘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부동의 1위는 5년 연속 정상을 지킨 프랑스 파리였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방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은 결과로 분석된다. 그 뒤를 스페인 마드리드가 2위로 바짝 쫓았으며,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일본 도쿄가 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고 관광도시'의 위상을 뽐냈다. 특히 도쿄는 나리타 국제공항 활주로 증설 등을 통해 2039년까지 여객 수용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4위와 5위는 이탈리아의 로마와 밀라노가 나란히 차지하며 관광 대국의 자존심을 지켰다.6위는 미국 도시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뉴욕이었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7위), 스페인 바르셀로나(8위), 싱가포르(9위)가 서울의 바로 앞 순위를 형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의 관광 강호였던 영국 런던의 몰락이다. 지난해 13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런던은 올해 18위까지 추락하며 끝없는 하락세를 보였다. CNN은 런던이 관광 인프라 부문에서는 4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광 정책, 안전, 지속가능성 등 다른 평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순위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이번 '매력적인 도시' 순위와는 별개로, 올해 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는 태국의 방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콕은 연간 3,0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홍콩이 2,320만 명으로 2위, 순위가 급락한 런던이 2,270만 명으로 3위, 마카오가 2,040만 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는 도시의 '매력도'와 실제 '방문객 수'는 다른 척도로 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