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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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리얼해 소름~' 론 뮤익 전시, "서울을 사로잡다"

 현대 조각의 세계적 거장 론 뮤익의 아시아 최대 규모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11일 개막됐다. 이 전시는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며, 30여 년간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발표해온 론 뮤익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론 뮤익은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한 조각 작품을 통해 현대 조각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인간의 존재와 내면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주요 작품 10점을 포함해, 스튜디오 사진 연작과 다큐멘터리 필름 두 편 등을 포함한 총 24점을 소개하고 있다. 론 뮤익은 1958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1986년부터 영국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그 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각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품은 놀라운 정교함과 사실감을 바탕으로, 인간의 취약함, 불안감, 외로움 등의 내면적인 감정을 형상화하며, 현대인의 존재론적 성찰을 담아낸다.

 

전시의 시작은 관람객을 맞이하는 거대한 자화상 '마스크'(2002)로, 작가의 실제 크기보다 약 4배 정도 더 큰 크기로 제작되어 세밀한 주름과 털 하나하나까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뒤에서 보면 텅 비어 있는 가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존재와 부재를 동시에 상징한다. 또한 그의 초기 작품인 '유령'(1998·2004)과 '나뭇가지를 든 여인'(2009), '젊은 연인'(2013), '쇼핑하는 여인'(2013) 등도 전시된다. '치킨/맨'(2019)은 암탉과 중년 남성이 마주하며 긴장감을 자아내는 구도로, 인간 관계에서의 팽팽한 감정을 드러낸다.

 

그 중에서도 '침대에서'(2005)는 가로 6.5m, 세로 4m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 침대에 누운 거대한 인물의 정교한 형태는 단순한 조각을 넘어서, 그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깊은 몰입을 선사하며, 조각이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5전시실의 마지막에 설치된 대작 '매스'(2016~2017)다. 이 작품은 작가가 파리의 지하 묘지인 카타콤을 방문했을 때의 강렬한 경험을 재현한 것으로, 거대한 해골들이 14m 높이의 천장까지 쌓여 있으며, 이는 전쟁, 전염병, 기후 위기, 자연재해 등 재난이 일상이 된 오늘날의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매스'는 관람객에게 강력한 시각적 충격을 주며,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를 성찰하게 만든다.

 

6전시실에서는 시각예술가 고티에 드블롱드의 작업실 사진 연작과 다큐멘터리 두 편을 통해 론 뮤익의 창작 과정과 예술가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내면과 예술적 철학을 엿보게 해주며, 관객이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의 고뇌와 고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홍이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론 뮤익의 작품이 "실제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외형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한다"고 설명하며, "그의 작품은 수개월, 때로는 수년 간의 과정으로 완성된다. 이는 빠르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현대 조각 거장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사색하고,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경험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론 뮤익의 조각 세계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현대 미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5전시실과 6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연계 교육 프로그램인 '인생극장', '인생질문', '인생서점'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고창 청보리밭, 23만 평이 초록빛으로 물든다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하고 상춘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봄의 기억, 길 위에 남다'라는 주제 아래, 잊지 못할 봄날의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축제의 무대가 되는 학원농장 일대는 약 77만㎡(23만 평)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다. 끝없이 펼쳐진 청보리밭은 바람이 불 때마다 푸른 파도처럼 넘실대며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사람 키만큼 자란 보리 사이를 거닐 수 있는 '보리밭 사잇길 걷기'는 오직 이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올해 축제는 방문객의 편의를 대폭 개선한 점이 눈에 띈다. 고창군은 주차요금 1만 원을 전액 '고창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상품권은 축제장 내 상점과 식당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는 셈이다. 이는 관광객의 부담을 덜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시도다.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덜컹거리는 트랙터 관람차를 타고 보리밭과 숲길을 둘러보는 체험은 어른 아이 모두에게 인기다. 특설무대에서는 국악과 트로트 등 흥겨운 공연이 연일 이어지고, 보리떡, 복분자, 풍천장어 등 고창의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가 방문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전망이다.고창군은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하고, 주말과 휴일에는 주요 지점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방문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바가지요금 없는 깨끗한 축제 운영에도 힘쓸 방침이다.이번 축제는 '봄의 기억, 길 위에 남다'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10일까지 23일간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