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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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비장애, 예술로 넘은 경계! ACC ‘배리어 프리’ 전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며 문화접근성 확대를 목표로,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과 공동 기획한 행사로 주목된다. 전시의 핵심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적 시도로,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무장애)’를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전시 제목은 김원영 작가의 저서에서 따온 문구로,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는 성찰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인간이 몸과 마음을 통해 타인과 연결된다는 의미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경험과 감각을 중시하는 주제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는 총 5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무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중심으로 한 신작과 대표작을 선보인다. 엄정순 작가는 시각장애 학생들과의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코 없는 코끼리 no.2’를 통해 이주민의 서사 속에서 차별, 혐오, 결핍의 문제를 조명한다. 해미 클레멘세비츠는 청각과 시각의 교차 감각을 주제로 한 신작 ‘궤도(토토포노로지 #4)’를 선보이며, 송예슬 작가는 비시각적 예술을 구현한 대표작 ‘보이지 않는 조각들: 공기조각’과 신작 ‘아슬아슬’을 통해 관람객의 감각적 참여를 유도한다.

 

일본 작가 아야 모모세는 의사소통의 불균형과 신체의 간극을 다룬 영상작품 ‘소셜 댄스’와 퍼포먼스 ‘녹는점’을 선보인다. ‘소셜 댄스’는 수어를 음성해설로 재현했으며, 더빙에는 성우 최덕희, 구지원, 서수연이 참여하여 몰입도를 높였다. 또 다른 퍼포먼스인 ‘녹는점’은 퍼포머가 관람객에게 자신의 체온과 같은 온도의 물을 제공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감각을 통해 타인과의 교감을 유도한다.

 

또한, 김원영, 손나예, 여혜진, 이지양, 하은빈 작가의 작품 ‘안녕히 엉키기’는 지난 2월 진행된 동명의 워크숍을 전시로 확장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에서 상호작용과 소통을 강조하는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ACC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광주 지역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워크숍을 추가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물리적, 정보적 장치들이 마련된 점이다. 전시 현장에는 어린이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감바, 촉지도, 촉각타일이 제공되며, 쉬운 음성해설, 점자책, 게임형 오디오 가이드, 어린이용 교구재 등도 준비된다. 이 외에도 현장에는 접근성 매니저가 상주하여 전시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관람객들의 편의를 지원할 예정이다.

 

전시 개막일인 17일에는 ACC와 장문원이 전시 및 공연 콘텐츠 접근성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 협약은 장애인들이 문화 콘텐츠를 향유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전시 종료 후인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는 서울 장문원 산하 ‘모두미술공간’에서 순회 전시가 진행될 계획이다.

 

김상욱 ACC 전당장 직무대리는 “이번 전시는 장애유형별 향유 접근성을 넘어, 장애예술인의 창작 역량 강화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ACC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또한, ACC는 2022년부터 촉각 작품 제작, 수어 콘텐츠 확대 등 다양한 접근성 강화를 시도해왔으며, 이번 전시와 연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5월 13일 광주광역시 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력하여 첫 번째 투어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평등하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장벽을 허물기 위한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50년 넘게 봉인된 벚꽃 성지 대공개

5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이 신비로운 공간은 지난해 처음으로 빗장을 풀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곳이다. 12일 창원시 진해구에 따르면 올해도 진해군항제 개막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웅동벚꽃단지를 일반에 전면 개방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수십 년간 군사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이 다시금 벚꽃의 향연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웅동벚꽃단지가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그 역사적 배경에 있다. 이곳을 포함한 웅동수원지 일대는 원래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인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가 안보를 이유로 50년 넘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들이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개방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덕분에 이곳의 벚꽃은 다른 곳보다 훨씬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지난해 개방 당시 한 달 동안 무려 4만 2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창원시 진해구는 올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방에 앞서 해군 측과 긴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으며 시비 2천만 원을 투입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하고 길을 헤매지 않도록 안내판 등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충할 계획이다. 단순히 꽃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특히 올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청 측은 공식 개방 기간이 끝난 직후 약 7일 동안 한시적으로 주민 초청의 날을 운영하는 방안을 군과 논의 중이다. 이는 평소 군사 시설 보호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어온 웅동1동 주민들을 위해 웅동벚꽃단지 인근 제방 둑 공간을 추가로 개방하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는 진해 전역이 벚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웅동벚꽃단지는 가장 핫한 성지로 등극할 전망이다. 50년 넘게 금기시되었던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군부대 지역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웅장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다른 벚꽃 명소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작년에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샷이 재조명되며 올해 꼭 가봐야 할 벚꽃 버킷리스트 1위로 손꼽히고 있다.이종근 진해구청장은 이번 개방을 앞두고 전 분야에 걸쳐 꼼꼼히 준비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만족도는 한층 높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부대와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안전 관리와 환경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방문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벚꽃단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민과 군이 협력해 만들어낸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최고의 벚꽃 낙원으로 불리는 진해 웅동벚꽃단지는 이제 진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57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짧고 강렬한 봄의 축제는 단 24일 동안만 허락된다. 긴 세월 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벚꽃의 진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 봄 진해로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얀 꽃비가 내리는 웅동수원지 아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