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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장수에서 SNS 창업까지... 70년 '여사장' 혁명의 비밀

 오늘날 동네 상가를 둘러보면 분식집, 미용실, 네일숍, 애견숍, 수선집, 문구점 등 대부분의 작은 점포는 여성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닌 한국 경제사의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미선의 책 『여사장의 탄생』에 따르면, 여성 자영업자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생계가 막막했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저자는 이들을 '한국전쟁이 낳은 여사장'이라 정의했다. 당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제한적이었고, 방 딸린 점포에서 자녀 양육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었기에 자영업은 여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1960-70년대에는 점포뿐 아니라 보따리를 이고 지고 가가호호 방문해 상품을 판매하는 여성 상인들도 많았다. '신앙촌 아줌마'라 불리던 옷 장사 아주머니들은 태산 같은 옷 보따리를 이고 다니며 가정에 방문해 판매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 가장이었다. 시장에서도 야채, 고기, 생선, 건어물, 젓갈 등 대부분의 상점은 여성들이 운영했다.

 

한국경제사학자 이종현은 자영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사 전반에서 실패의 비용을 흡수한 거대한 저수지의 역할"과 "잉여 노동력을 흡수해 실업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으며, "국가 주도의 시기에 제도권 밖에 방치된 시장에서 이들은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 기능"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급속한 산업화로 여성들이 임금노동자로 대거 포섭되기 전까지, 여성의 자영업 비율은 임금노동보다 더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여사장'들에게 '여성답지 않다'며 배제와 차별로 대했다. 50-60년대 신문이나 영화에서 '여사장'은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고 드센 문제적 여성으로 재현되었고, 심지어 성적으로 타락한 여성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여성을 남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발현이었다.

 

70년이 지난 지금, '여사장'의 현재는 어떨까? 여전히 대부분은 영세한 1인 사업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장이 '되고픈' 요즘 청년 여성"들의 등장이다. 책방, 소품 숍, 미용 관련 숍, 카페 등에서 젊은 여성 사장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젊은 여성들이 '여사장'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구조적으로 해석한다.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일상, 미래, 가족 등이 자본, 권력, 국가와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좌우되거나 통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강하며", 페미니즘, 환경, 생태, 돌봄 등 대안적 삶의 방식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양극화와 젠더 불평등이 만든 노동 시장 내 차별이 있다. 남성 중심의 기울어진 노동판에서 착취당하며 돈을 버느니, "자신의 취미와 취향, 나아가 삶의 방식을 일에 반영"하는 '여사장'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젊은 여성들의 이러한 대안 추구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위기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비가시화되었던 여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평가받고, 청년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분명 기대할 만하다.

 

"역대급 실적" 백화점 3사, 9일 춘제 연휴에 웃었다

업계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는 단순히 방문객 수가 늘어난 것을 넘어,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발맞춘 업계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이번 춘제 특수의 가장 큰 특징은 쇼핑 공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화장품이나 명품만 구매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K팝 관련 팝업 스토어, 체험형 전시, 독특한 식음료(F&B) 매장 등 '경험'을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공간을 넘어 '머물고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한 백화점의 전략이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이다.주요 백화점 3사가 내놓은 실적은 이러한 열기를 수치로 증명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중화권 고객 매출이 작년 춘제 대비 무려 416%나 급증했으며, 롯데백화점은 역대 춘제 기간 중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로 외국인들의 '쇼핑 성지'로 떠오른 더현대 서울 역시 중국인 고객 매출이 210% 치솟으며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이러한 훈풍은 서울의 주요 상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외국인 전체 매출이 190%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인 고객의 명품 매출은 300% 이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지역 상권으로까지 온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백화점들의 발 빠른 대응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롯데백화점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출시한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는 춘제 기간에만 약 3천 건이 신규 발급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은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객을 위한 'K컬처 환승투어'를 운영하고, 외국인 전용 멤버십 앱을 통해 식당 예약부터 세금 환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성을 높였다.유통업계는 이번 춘제 기간의 성공을 발판 삼아 더욱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와 고객의 요구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각 백화점의 특색을 살린 맞춤형 콘텐츠와 차별화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