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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동안 벽을 파낸 남자의 충격적 진실... 교도소장도 몰랐던 '쇼생크의 비밀'

 절망적 상황에서도 마음 한구석에 남은 작은 희망이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스티븐 킹은 희망의 본질을 집요하게 파헤친 작가다. 1947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40년 넘게 500편이 넘는 작품을 쏟아내며 '이야기의 제왕'으로 우뚝 섰다.

 

킹의 중편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은 1982년 출간된 중편집 '사계'에 실린 작품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테마로 묶인 네 작품 중 '봄'에 해당한다. 이 작품은 희망의 시작을 상징하며,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지키고 선택하는지 탐구한다.

 

원작을 영화로 옮긴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헝가리 난민의 아들로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인물이다. 그는 소설을 읽고 확신에 차 영화 판권을 사들인 후, 8주간 각색해 대본을 완성했다. 이후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린마일'과 '미스트'도 연출하며 '킹 원작, 다라본트 각색 3부작'의 첫 작품으로 '쇼생크 탈출'을 세상에 내놓았다.

 

영화와 소설 모두 '레드'의 내레이션을 통해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에서 레드는 아일랜드계 백인이지만, 영화에서는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흑인으로 등장한다. 앤디는 유망한 은행원이었으나 아내와 불륜 상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는다. 그가 수감된 쇼생크 교도소는 강력범들이 주로 수감된 '지옥'과도 같은 곳이다.

 

앤디는 교도소 내 부패와 불의를 목격하면서도 좌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은행원 시절의 능력을 발휘해 교도관들의 세금 컨설팅에 나서며 조금은 편하게 수감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는 안주하지 않고, 수감 기간 내내 탈옥 통로를 만들며 동료 죄수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린다.

 

영화의 백미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이중창이 교도소에 울려퍼지는 장면이다. 앤디가 교도소장 사무실에서 틀어준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의 이중창'은 죄수들에게 잠시나마 자유와 희망의 감정을 선사한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의 복선이기도 하다. 오페라 속 두 여인이 권력자를 속여 자유를 얻으려 하듯, 앤디 역시 감옥이라는 거대한 권력의 벽을 교묘하게 이용해 탈출을 준비한다.

 

앤디는 교도소 안에 도서관도 만든다. 6년 넘게 정부에 편지를 보내 예산을 요청하고 마침내 '브룩스 도서관'을 세운다. 이곳은 죄수들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세상과 연결되는 작은 창을 발견하는 공간이 된다. 그는 희망이 먼 미래의 기적이 아니라 오늘의 작은 실천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한다.

 


그러나 모두가 희망을 견디는 것은 아니다. 50년 가까이 복역한 브룩스는 가석방 후 자유에 적응하지 못하고 "브룩스가 여기 있었다"라는 쓸쓸한 문구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레드는 이를 두고 "이 벽이란 참 이상하다. 처음엔 미워하다가, 나중엔 익숙해지고, 결국엔 그 벽에 의지하게 된다"고 말한다.

 

시간이 흘러 레드도 가석방되어 브룩스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 그는 한때 "희망은 위험한 것"이라며 마음에서 지워내려 했지만, 바깥세상에서 극심한 두려움과 무력감에 시달린다. 이때 그를 붙잡아준 것은 앤디가 남긴 희망의 메시지였다. 레드는 마침내 익숙함의 사슬을 끊고, 앤디가 남긴 약속의 장소로 향한다.

 

앤디는 19년 동안 돌망치로 벽을 파내며 탈출을 준비했다. 폭풍우 치는 밤, 그는 벽을 뚫고 하수관을 타고 쇼생크 교도소를 탈출한다. 교도소장의 비자금을 인출하고, 비리 증거를 언론과 경찰에 넘긴 후 멕시코의 지와타네호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레드는 앤디의 초대를 받아 희망을 품고 국경을 넘어 그와 재회한다.

 

'쇼생크 탈출'은 개봉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존재감이 빛나는 명작으로 자리잡았다. 영화는 단순한 탈옥극이 아닌, 절망의 감옥에서 희망을 행동으로 옮긴 한 인간의 여정과 그 희망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모두를 변화시키는 기적을 보여준다.

 

희망은 언젠가 찾아올 대단한 기적이 아니라,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절망의 벽 앞에서도, 우리는 매일의 작은 행동으로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작은 희망이, 언젠가 우리를 진정한 자유로 이끈다.

 

여름에 오르기 좋은 명산 네 곳, 각기 다른 매력과 산행 포인트 총정리

(779m)은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져 이름 그대로 오봉산이라 불린다. 남쪽으로는 소양호, 북쪽으로는 파로호가 보이는 명당에 자리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이 산이 특별한 이유는 청평사, 고려정원, 구성폭포 등 명소가 많고, 특히 내륙 산임에도 소양호를 끼고 있어 배를 타고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청평사는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드나들기 어려워 마지막 배를 놓친 연인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긴 곳이기도 했다. 10여 년 전 오봉산 백치고개가 확대 포장되면서 이런 추억은 역사가 됐지만, 여전히 소양댐에서 출발하는 배편은 인기가 높다. 대부분 등산객은 배후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며, 표고차가 크지 않아 비교적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다만 암릉이 많아 위험 구간에는 철주와 쇠줄이 설치되어 있으니 초심자들은 주의해야 한다.전라북도 변산반도의 변산(508m)은 바다와 산, 어느 쪽에서 보아도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서해를 향해 튀어나온 반도 내부 산악지대를 내변산, 바다와 접한 지역을 외변산으로 구분한다. 변산의 여러 봉우리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관음봉과 세봉으로, 이 두 봉우리를 잇는 산줄기가 명찰 내소사를 감싸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일반적인 산행 코스는 내소사 입구 일주문에서 출발해 관음봉 삼거리, 관음봉, 세봉, 세봉 남릉을 거쳐 다시 일주문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이다. 직소폭포나 월명암 방면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차량을 내소사에 주차했다면 되돌아오는 길이 번거로울 수 있다.경상북도 포항시와 영덕군 경계에 위치한 내연산(710m)은 낙동정맥 줄기가 주왕산을 지나 동해안 쪽으로 뻗어 형성된 산이다. 문수산(622m), 삼지봉(내연산 정상, 710m), 향로봉(930m), 우척봉(755m)으로 능선이 이어진다. 완만한 육산이라 단조로워 보일 수 있으나, 20리에 달하는 골짜기에는 12개의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청하골 12폭포로 불리는 이 폭포군은 내연골 초입 상생폭포부터 시작해 보현폭, 삼보폭, 장룡폭, 무룡폭을 거쳐 제6폭포 관음폭과 제7폭포 연산폭 일대에서 계곡미의 진수를 보여준다. 산길이 순하고 뚜렷하게 이어지며, 위험 구간에는 안전시설물이 잘 갖춰져 있어 편안한 산행이 가능하다. 보경사에서 시작해 여러 폭포를 거치는 인기 코스는 천천히 걸어도 1시간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마지막으로 운문산(1,195m)은 가지산과 함께 영남알프스 산군의 북쪽에 거대한 산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산군의 능선을 따라 경북 청도군과 경주시, 경남 밀양시와 울산광역시의 경계가 이루어져 지역 문화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동과 영서를 나누는 백두대간만큼이나 이 지역에서는 중요한 산군이다. 가지산과 한 줄기로 연결된 운문산은 능선종주가 가능한 긴 산줄기지만, 대부분의 등산객은 각 봉우리를 별개의 산행지로 인식한다. 특히 산행 시작점의 고도가 낮은 운문산은 정상까지 오르는 데만 약 2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고도차가 크다. 석골사에서 시작하는 인기 코스는 물론, 밀양 남명리에서 아랫재를 통해 오르는 코스도 모두 가파른 오르막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