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ulture

이건희 컬렉션 16점 대방출! 피카소, 달리, 샤갈... 당신의 눈을 사로잡을 명작 퍼레이드

 클로드 모네가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어가던 시기에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은 인상주의의 정수이자 추상미술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연꽃 위로 비친 하늘 풍경과 녹색 버드나무 이파리,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연보랏빛이 어우러진 이 걸작은 많은 이들이 다시 만나고 싶어 했던 작품인데, 드디어 그 기회가 찾아왔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10월 2일부터 2027년 1월까지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 전시를 열고 모네의 작품을 포함한 해외 명작 44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과 아이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가 100년이라는 제작 시기 차이를 보이는 점에서 착안해 전시명을 정했다. 연대기나 사조별 구분을 따르지 않고 작품을 주제와 시각적 요소에 따라 배치해 관람객들이 작품을 오롯이 마주하며 호기심과 상상력을 넓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야. 김유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 공간을 '호기심의 방'이라고 부르며,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의 작품들이 대화하는 장면을 의도했다고 설명했어.

 

이번 전시에서는 인상주의 거장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의 작품부터 입체주의의 파블로 피카소, 초현실주의의 살바도르 달리까지, 미술사의 주요 흐름을 대표하는 거장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개념 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 미니멀리즘의 도널드 저드, 팝아트의 앤디 워홀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2021년 '이건희 컬렉션' 기증 이후 소장품이 크게 늘어난 국립현대미술관이 야심 차게 준비한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건희 컬렉션 작품 16점이 포함되어 있어 모네, 르누아르, 호안 미로, 피카소, 달리, 마르크 샤갈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작가들의 걸작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르누아르의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독서)'는 화사한 색채와 부드러운 붓질이 눈길을 사로잡고, 샤갈의 '결혼 꽃다발'은 푸른 배경에 붉은 꽃과 신랑 신부를 그려 넣어 몽환적이면서도 행복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람들을 풍만하게 묘사하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춤추는 사람들' 옆에는 니키 드 생팔의 거대한 조형물 '검은 나나'가 놓여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과거의 거장들뿐만 아니라 동시대 미술을 이끄는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여 전시의 폭을 넓혔다.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 주자 쩡판즈, 독일의 안젤름 키퍼, 1세대 페미니즘 미술가 바바라 크루거 등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중국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는 해골, 내장, 척추뼈 모형으로 샹들리에를 구성해 화려한 삶 이면에 숨겨진 어두움을 암시한다. 빛을 내는 대신 흡수하는 이 샹들리에는 빛과 어둠, 아름다움과 죽음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중국 정부의 검열과 통제를 풍자하는 상징인 꽃게까지 더해져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키퍼의 '멜랑콜리아'는 납을 부어 만든 거친 표면으로 독일 전후 개인과 시대의 우울을 물질적으로 표현했고, 척 클로즈가 전신 마비를 겪던 시기에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제작한 '알렉스-리덕션 판화'는 인물의 모공과 주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해 작가의 집념을 보여준다. 키키 스미스, 신디 셔먼 등 여성주의 작가들의 작품도 주목할 만한데,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크루거의 '모욕하라, 비난하라'는 눈에 바늘을 찌르기 직전의 모습을 통해 대중 매체가 개인에게 가하는 시각적 폭력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품 물납제 도입 후 처음으로 물납된 쩡판즈의 초상화 두 점을 비롯해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얼음 위를 걷는 사람들', 존 발데사리의 '음악' 등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 이후 대중에게 최초 공개하는 작품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해외 작품 소장 비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연간 구입 예산 47억 원으로는 세계적인 명작들을 꾸준히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해외 작품은 1043점으로 전체 소장품의 8.7%에 불과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인 595점이 기증된 작품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결국, 이번 전시처럼 풍성한 해외 명작들을 대중에게 선보이기 위해서는 이건희 컬렉션과 같은 개인의 통 큰 기증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술품 물납제가 활성화되고 기증 문화가 더욱 확산되어야만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적인 수준의 컬렉션을 구축하고, 더 많은 관람객에게 귀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명작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우리 미술관의 미래와 컬렉션 확장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 뜬 '원피스', 물 위를 걷는 해적시대 개막

날부터 국내외 팬 수백 명이 오픈런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전시는 체험 콘텐츠 기업 인큐베이스 스튜디오와 실감형 미디어 전문 기업 닷밀이 협력하여 탄생시킨 결과물로, 원피스라는 강력한 지식재산권에 최첨단 몰입형 기술을 접목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십 미터의 대기 줄이 형성되었으며, 등장인물로 분장한 코스프레 관람객들과 단체 버스로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뒤섞여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제주 관광업계는 이번 대형 전시가 최근 다소 주춤했던 지역 관광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개막식 현장을 찾은 제주관광공사와 관광협회 관계자들은 글로벌 IP를 활용한 콘텐츠가 국내외 방문객 유입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이러한 독창적인 전시 콘텐츠가 제주를 다시 찾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단순 관람을 넘어선 체험형 공간의 확장은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이번 전시의 가장 독보적인 차별점은 '물'이라는 요소를 공간 전체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중단되었던 워터파크 시설을 '워터월드'라는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 재해석한 기획력이 돋보인다. 전시장 바닥에는 20~30cm 깊이의 물이 흐르도록 설계되어 관람객들이 마치 원피스의 주 무대인 바다 위를 항해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에그헤드 아일랜드'나 '엘바프' 등 만화 속 최신 에피소드 장면들을 실제 물 위에서 감상하는 경험은 해적이 된 듯한 몰입감을 극대화한다.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구역 역시 물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신발을 벗고 수중 공간을 산책하듯 걸으면 발걸음에 맞춰 파도가 치거나 물줄기가 쏟아지는 등 역동적인 미디어 효과가 펼쳐진다. 국내에서 원피스 IP와 실제 수중 환경을 결합해 전시를 구성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에서 온 한 관람객은 공간 전체가 물로 덮인 전시는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라며, 무더운 여름 날씨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구성에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전시는 과거의 명장면들에 머물지 않고 원피스의 최신 연재분인 '에그헤드'와 '엘바프' 에피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다른 국가에서 열렸던 기존 전시들이 주로 추억의 장면들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번 제주 전시는 현재 진행형인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팬들의 갈증을 해소했다. 굿즈 샵과 포토존 역시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와 배경에 초점을 맞춰 구성되어 기존 팬들뿐만 아니라 최신 에피소드를 추적하는 관람객들에게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닷밀은 이번 제주 전시를 발판 삼아 글로벌 IP 기반의 실감형 콘텐츠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정해운 닷밀 대표는 제주에서의 성공적인 출발을 시작으로 국내외 주요 거점에 글로벌 IP를 접목한 실감형 공간을 넓혀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한 만화 전시를 넘어 기술과 공간, 그리고 강력한 서사가 결합된 이번 프로젝트는 향후 제주가 글로벌 콘텐츠 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 첫 주부터 쏟아진 폭발적인 반응은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