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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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판 웨딩플래너, ‘청사초롱’이 잔치를 접수하다!

 서울예술단이 젊은 창작진과 손을 맞잡고 한국형 창작가무극의 지평을 넓인다. 제2회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공모전 우수작 ‘청사초롱 불 밝혀라’가 11월 29일부터 12월 20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본 공연으로 오른다. 국립정동극장 개관 30주년을 기념한 공동기획이자, 공공 예술기관 간 협업을 통해 창작 활성화와 관객 저변 확대를 도모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작품은 지난 6월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낭독공연 형태로 첫 공개된 뒤, 다섯 편의 후보 가운데 참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개발이 확정됐다.

 

작품의 상상력은 “조선시대에도 웨딩플래너가 있었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통 혼례의 의식과 풍속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배열한 ‘청사초롱 불 밝혀라’는 조선 최초의 웨딩 전문업체 ‘청사초롱’을 배경으로, 혼례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그 잔치를 둘러싼 공동체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관객은 하객·주민·손님 등 극 중 역할로 참여해 잔치 한가운데를 직접 누비며 극을 완성한다. 제도와 관습을 넘어 ‘사랑받고 축복받고 싶은 마음’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중심에 둔 서사는 세대 간 공명대를 넓힌다.

 

창단 40주년을 앞둔 서울예술단은 실험적 레퍼토리로 축적한 노하우에 신진 창작진의 에너지를 더했다. 극작·작사 김정민, 작곡·편곡 성찬경 콤비는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야구왕 마린스’에서 다진 호흡으로 밀도 높은 이야기와 음악적 질감을 구축했다. 전통 장단과 현대적 사운드의 결합은 장중함과 흥을 동시에 견인한다. 연출은 ‘비밀의 화원’ ‘유진과 유진’으로 섬세한 인물 심리를 보여준 이기쁨이 맡아 관객 참여형 미장센과 현대적 무대 언어로 ‘조선판 웨딩플래너’를 입체화한다. 안무 송희진은 리듬감 있는 군무로 장면 전환의 탄력을 높였다.

 


무대 남경식, 조명 정구홍, 음향 권수범이 확장형 공간 디자인으로 잔치의 현장감을 살리고, 의상 홍문기와 소품 이소정, 분장 이지혜는 전통미와 현대미의 균형을 정교하게 구현한다. 캐릭터 사진도 선공개됐다. 행수 윤덕(김건혜), 의뢰인 노들(이기완), 수두매 삼총사 임오(고석진)·이철(안재홍)·곤지(윤태호), 사촌 듀엣 양평(박재은)·가평(서연정), 청나라 상인 로랑(정지만), 역관 지남(김백현) 등 11인의 면면이 작품의 활기를 예고한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조선 최고의 혼례 업체 ‘청사초롱’을 이끄는 윤덕 앞에 과부 어머니의 혼례를 의뢰한 노들이 찾아오며 균열이 시작된다. 재가가 금지된 시대의 금기를 마주한 윤덕은 위험을 감수하고 의뢰를 수락한다. 같은 시기, 청나라 상인 로랑과 역관 지남은 ‘청사초롱’을 인수하려는 계략을 꾸미고, 윤덕과 노들의 선택은 잔치의 불빛을 넘어 공동체의 운명을 뒤흔든다.

 

서울예술단은 이번 무대를 창작가무극 공모전의 실질적 결실로 삼아 신진 인력 발굴과 한국형 뮤지컬 레퍼토리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통 혼례를 새 감수성으로 되살린 ‘청사초롱 불 밝혀라’는 연말,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온기 있는 경험을 약속한다. 티켓은 10월 17일 오후 3시부터 인터파크 놀티켓과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며, 전석 7만 원.

 

내년 한국인 여행지 1위, '도쿄·오사카' 아니었다…476% 폭증한 '이곳'의 정체는?

유지하겠다는 응답(44%)을 넘어, 올해보다 더 자주, 더 많이 떠나겠다는 적극적인 여행객도 36%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예산 계획의 변화다. 무조건 저렴한 곳만 찾는 '가성비 여행'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돈을 여행에 쓸 의향이 있다고 밝혔으며, 특히 항공권과 숙박에 더 과감히 투자하겠다는 응답자도 31%나 되었다. 이는 여행의 '양'뿐만 아니라 '질'을 높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그렇다면 이들이 선택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놀랍게도 정답은 도쿄나 파리 같은 대도시가 아니었다. 한국인들의 시선은 이제 덜 알려졌지만 특별한 매력을 간직한 일본의 소도시로 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검색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름다운 단풍으로 유명한 '아사히카와'의 검색량은 전년 대비 무려 476%나 폭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오키나와의 숨은 보석'이라 불리는 '미야코지마' 역시 247% 상승하며 그 뒤를 이었다. 비단 일본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충칭'(245%),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148%), 이탈리아 남부의 '바리'(87%) 등 기존의 인기 여행지 공식을 벗어난 이색적인 장소들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남들이 다 가는 곳을 따라가는 여행이 아닌, 나만의 취향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맞춤형 여행'이 대세가 되었음을 의미한다.여행의 목적 또한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여행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행위를 넘어섰다. 새로운 트렌드의 선두에는 '마트어택'이 있다. 비싼 맛집 대신 현지 슈퍼마켓을 공략해 그 나라의 진짜 식문화를 경험하려는 흐름으로, 한국인 여행객의 절반 이상이 이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MZ세대 사이에서는 '여·만·추(여행에서의 만남을 추구)'가 새로운 코드로 떠올랐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로맨틱한 인연을 기대하는 이들이 10명 중 4명에 달할 정도.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거나 현지 서점을 탐방하는 '책스케이프' 역시 큰 인기다. 이미 한국인 응답자의 63%가 책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을 떠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정보 습득 방식의 변화가 있다. 과거 여행 책자나 블로그가 하던 역할은 이제 '유튜브'가 대신하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61%가 유튜브를 통해 여행 정보를 얻는다고 답했으며, 특히 Z세대에게는 유튜브(70%)와 인스타그램(56%)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결국 2026년의 여행은 정해진 코스를 따르는 단체 관광이 아닌, 유튜브에서 발견한 이색적인 숙소(아부다비)나 현지 식재료(이탈리아 바리) 등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하는 '나만의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