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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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종, 1200년 전 소리 '그대로'

 신라 시대 범종의 걸작, 국보 성덕대왕신종이 12세기가 넘는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진행된 정밀 과학 조사에서 '에밀레종' 특유의 신비로운 울림과 진동이 30여 년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성덕대왕신종의 보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정기 음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종을 쳤을 때 발생하는 고유한 소리의 파동, 즉 '고유 주파수'와 시간이 지나며 소리가 강약을 반복하는 '맥놀이' 현상을 집중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분석 결과는 경이로웠다. 1996년에 시행된 첫 정밀 조사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고유 주파수의 오차 범위는 0.1% 미만에 불과했다. 이는 계절과 기온 변화에 따른 자연적인 변동 수준으로, 사실상 30년 전과 완벽하게 동일한 소리를 간직하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더불어 초고화질 카메라를 이용한 표면 정밀 검사에서도 새로운 균열이나 손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적 건전성에도 불구하고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성덕대왕신종은 박물관 야외 종각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의 위협을 고스란히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산성비와 미세먼지는 물론, 급격한 일교차와 같은 외부 환경 요인은 1200년 된 청동 종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완벽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외부적으로는 매우 취약하고 위험한 환경에 놓인 '위험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야외 전시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종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이에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이번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성덕대왕신종을 위한 별도의 실내 전시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상덕 관장은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구조적 안정성은 확인했지만, 야외 전시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는 명확하다"며, "더 늦기 전에 항구적인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덕혜옹주가 거닐던 낙선재 후원, 드디어 문을 연다

모습을 따라 걷는 특별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봄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한정된 인원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가장 주목받는 곳은 경복궁의 상징적 건축물인 경회루와 향원정이다. 다음 달 1일부터 10월 말까지 운영되는 특별 관람을 통해, 평소 출입이 금지된 경회루 2층에 올라 연회를 열던 왕의 시선으로 경복궁 전각과 인왕산의 수려한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연못 한가운데 자리한 보물 향원정의 건축미를 취향교를 건너 바로 앞에서 감상하는 기회도 주어진다.조선 왕실 마지막 여인들의 숨결이 깃든 창덕궁 낙선재 권역의 뒤뜰도 한시적으로 개방된다. 이달 27일부터 단 일주일간 진행되는 '봄을 품은 낙선재' 프로그램은 해설사와 함께 낙선재 후원의 아름다운 화계(계단식 화단)와 꽃담을 거닐며 덕혜옹주 등 마지막 황실 가족이 머물렀던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다.경복궁 특별관람은 이달 23일부터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으며, 혹서기인 6~8월은 운영하지 않는다. 창덕궁 낙선재 프로그램은 19일부터 22일까지 누리집에서 응모한 뒤 추첨을 통해 참여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회당 24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깊이 있는 관람을 돕는다.창경궁에서는 200여 년 전 궁궐의 모습을 담은 국보 '동궐도'를 들고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동궐도 속 창경궁의 시간' 해설 프로그램은 그림 속 건물 배치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궁궐의 역사적 변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해설사와 함께 명정전, 통명전 등 주요 전각을 둘러보며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를 초청한 특별 강연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달 25일부터 4월 24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