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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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쌓아 올린 시간, 김홍주의 5m 대작 드디어 공개

 원로 화가 김홍주가 50년에 가까운 화업을 관통하는 질문,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서울 강남 S2A 갤러리에서 펼쳐 보인다. 2026년 새해 첫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개인전 '김홍주: 표면에 남다'는 그의 예술적 여정을 집대성하며,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 온 한 거장의 깊이 있는 사유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김홍주의 작업 세계는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끊임없는 시도로 요약된다. 그는 캔버스라는 평면 위에 이미지를 재현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회화와 조각, 실제 사물(오브제)을 넘나들며 이미지가 공간 속에서 존재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의 이러한 독창적인 미학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의 한 축을 이루는 1970년대 초기작들은 그의 실험 정신을 명확히 보여준다. 거울이나 문틀 같은 실제 사물을 캔버스의 일부로 끌어들여, 그림 자체가 하나의 입체적인 사물이 되는 독특한 형태를 선보인다. 이는 이미지를 단순히 그리는 것을 넘어, 이미지의 존재 방식 자체를 문제 삼는 그의 예술적 출발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업이다.

 

이와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한 '세필화' 연작은 그의 또 다른 대표 작업이다. 이는 무언가를 그리기 위한 행위라기보다, 얇은 천 위에 무수한 선을 반복적으로 그어 올리는 수행에 가까운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캔버스에 남은 희미한 형상은 구체적인 메시지 대신 작가가 쏟아부은 시간과 손의 감각이 남긴 '흔적'으로 존재하며, 관객에게 무한한 해석의 자유를 안겨준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극단적으로 달라 보이는 두 시기의 작업을 한자리에 모아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5미터에 달하는 대형 세필화는 그의 회화적 사유가 집약된 결과물로, 관람객들은 예술적 노동이 응축된 표면과 마주하며 회화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홍주는 이중섭미술상, 이인성미술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전시는 1월 27일부터 3월 14일까지 이어지며, 일요일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외국인 10만 명이 열광하는 한국의 겨울왕국

어축제는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이 주목하는 글로벌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축구장 수십 개를 합친 거대한 얼음벌판 위, 저마다의 자세로 얼음 구멍을 들여다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인 장관을 이룬다.축제의 핵심은 단연 산천어 얼음낚시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뚫어 놓은 1만여 개의 구멍마다 희망을 드리운 채, 사람들은 낚싯줄 끝에 전해질 짜릿한 손맛을 기다린다. 2시간의 기다림 끝에 허탕을 치기도 하고, 연달아 월척을 낚아 올리며 환호하기도 한다. 국적도, 나이도 다르지만 얼음 위에서는 모두가 산천어를 기다리는 하나의 마음이 된다. 갓 잡은 산천어는 즉석에서 회나 구이로 맛볼 수 있어 기다림의 고단함은 이내 즐거움으로 바뀐다.정적인 낚시가 지루하다면 역동적인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 차가운 물속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이벤트는 참여자는 물론 보는 이에게까지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얼음 위를 씽씽 달리는 전통 썰매는 아이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안겨준다. 낚시의 손맛, 즉석구이의 입맛, 그리고 다채로운 체험의 즐거움이 축제장 곳곳에 가득하다.이 거대한 축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기술과 노력이다. 수만 명이 동시에 올라서도 안전한, 40cm 이상의 두꺼운 얼음을 얼리는 것은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다. 매일 얼음의 두께와 강도를 점검하고, 축제 기간 내내 1급수 수질을 유지하며 산천어를 방류하는 등, 방문객의 안전과 즐거움을 위한 화천군의 철저한 관리가 '얼음 나라의 기적'을 뒷받침하고 있다.축제의 즐거움은 밤에도 계속된다. 화천 읍내를 화려하게 수놓는 '선등거리'는 수만 개의 산천어 등(燈)이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으로 방문객의 넋을 빼놓는다. 실내얼음조각광장에서는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 기술자들이 빚어낸 경이로운 얼음 조각들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낮에는 얼음낚시로, 밤에는 빛의 축제로, 화천의 겨울은 쉴 틈 없이 빛난다.축제장을 벗어나면 화천이 품은 대자연의 비경이 기다린다. 한국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파로호의 고요한 물결과 거대한 산세는 축제의 소란스러움과는 다른 깊은 울림을 준다. 겨울이면 거대한 빙벽으로 변신하는 딴산유원지의 인공폭포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인공과 자연, 역사와 축제가 어우러진 화천의 겨울은 그 어떤 여행보다 다채롭고 특별한 기억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