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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결국 '사람' 이야기…이상윤의 '튜링머신'


무대 위 배우 이상윤이 던지는 질문은 묵직하고 도발적이다.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고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음을 증명한 시대, 불가능이라 여겼던 상상이 현실이 되면서 기계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어 통제 불능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현실이 되었다. 이상윤은 "AI가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다 듣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섭다"며, 대사가 품은 무게를 실감한다고 고백한다.이상윤이 출연 중인 연극 '튜링머신'은 놀랍게도 제2차 세계대전 직후를 배경으로 한다. 극의 주인공은 영국의 천재 수학자이자 과학자인 앨런 튜링이다. 그는 이미 당시 AI의 개념을 제시했고, 2차 세계대전 중 기계를 이용해 독일 나치의 암호를 해독하며 연합군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그의 삶은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기소되고 사회적 탄압을 받은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컴퓨터 과학에 미친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며, 그가 사망 현장에 남긴 반쯤 먹던 사과가 애플 로고의 영감이 되었다는 설은 유명하다.

 


이상윤은 복잡한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다루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결국 사람에 대한 예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수학과 과학은 겉을 감싸는 이야기일 뿐, 그 안에는 한 인간의 삶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이상윤은 튜링을 '시대를 너무 앞서가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인물'로 해석한다. "역사를 보면 앞서간 선구자들은 돌을 맞기 마련이다. 지능적으로도 보통 사람들과 달랐고, 자신의 성 정체성마저 범죄로 취급되던 시대를 살았다"며, "누구보다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그래서 매우 고독한 인물이었을 것 같다"고 그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튜링이 기계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사람과의 소통에 대한 열망에서 찾는다. 튜링은 어린 시절 자신과 마찬가지로 천재라 불렸던 크리스토퍼 모컴과 깊은 우정을 나눴으나, 모컴의 요절은 튜링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이상윤은 "유일하게 진정으로 소통했던 존재가 모컴이었고, 그 친구에 대한 기억이 결국 기계에 대한 사유로까지 뻗어갔다고 생각한다"며, "기계를 통해서라도 누군가와 교류하고, 계속 연결되고 싶었던 마음이 튜링에게 투영돼 있다"고 해석한다.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은 이상윤은 2020년 '라스트 세션'을 시작으로 '클로저',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등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며 경험을 쌓고 있다. 그는 TV와 영화 등 매체 연기와는 다른 연극 연기를 통해 "(배우로서) 제 민낯을 더 보게 된다"고 말한다. "공연을 준비하고 연습을 하면서 배우로서 얼마나 부족했는지 깨닫고 있다. 이렇게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방송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놀랍고, 그래서 감사하다는 생각도 든다. 연극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들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며, 무대가 그에게 주는 성장과 깨달음을 솔직하게 전했다. 

 

'튜링머신'은 AI 시대에 인간의 본질과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하는 동시에, 한 천재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역대급 실적" 백화점 3사, 9일 춘제 연휴에 웃었다

업계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는 단순히 방문객 수가 늘어난 것을 넘어, 변화된 관광 트렌드에 발맞춘 업계의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이번 춘제 특수의 가장 큰 특징은 쇼핑 공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화장품이나 명품만 구매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K팝 관련 팝업 스토어, 체험형 전시, 독특한 식음료(F&B) 매장 등 '경험'을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공간을 넘어 '머물고 즐기는 공간'으로 진화한 백화점의 전략이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것이다.주요 백화점 3사가 내놓은 실적은 이러한 열기를 수치로 증명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중화권 고객 매출이 작년 춘제 대비 무려 416%나 급증했으며, 롯데백화점은 역대 춘제 기간 중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로 외국인들의 '쇼핑 성지'로 떠오른 더현대 서울 역시 중국인 고객 매출이 210% 치솟으며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이러한 훈풍은 서울의 주요 상권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경우, 외국인 전체 매출이 190%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인 고객의 명품 매출은 300% 이상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지역 상권으로까지 온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백화점들의 발 빠른 대응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롯데백화점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출시한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는 춘제 기간에만 약 3천 건이 신규 발급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백화점은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객을 위한 'K컬처 환승투어'를 운영하고, 외국인 전용 멤버십 앱을 통해 식당 예약부터 세금 환급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성을 높였다.유통업계는 이번 춘제 기간의 성공을 발판 삼아 더욱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전망이다.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와 고객의 요구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각 백화점의 특색을 살린 맞춤형 콘텐츠와 차별화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