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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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캐스팅의 배신, 스타를 위한 ‘꼼수’로 전락

 배우의 컨디션 조절과 관객의 선택권 보장이라는 긍정적 취지로 도입된 한국 뮤지컬 시장의 ‘멀티캐스팅’ 제도가 본래의 목적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특정 스타 배우의 티켓 파워에 의존한 회차 몰아주기나, 작품의 서사를 훼손할 수 있는 변칙적인 배역 나누기가 시도되면서, 제도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다. 타이틀롤인 안나 역에 옥주현, 김소향, 이지혜 배우가 트리플 캐스팅되었지만, 실제 회차 배분은 극심한 불균형을 보였다. 전체 38회차 중 옥주현 배우가 60%가 넘는 23회차를 가져간 반면, 김소향 배우는 7회, 이지혜 배우는 8회에 그쳤다. 이는 사실상 단독 주연에 가까운 비중으로, 멀티캐스팅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뮤지컬 ‘서편제’는 더욱 이례적인 방식으로 논란을 지폈다. 주인공 송화 역에 걸그룹 스테이씨의 멤버 시은을 캐스팅하면서, 다른 배우들과 달리 젊은 시절의 송화만 연기하도록 한 것이다. 노년의 송화는 다른 소리꾼이 이어받는 방식으로, 이는 한 배우가 인물의 전 생애를 연기하며 쌓아가는 작품의 핵심 서사를 스스로 끊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아이돌의 뮤지컬 데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특혜성 쪼개기 캐스팅’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각 제작사는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안나 카레니나’ 측은 배우 스케줄과 라이선서와의 협의 등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한 제작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서편제’ 측은 젊은 배우에게 기회를 주고 작품의 정서를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연출적 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관객과 시장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제작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러한 변칙 운영이 결국 작품의 완성도보다 특정 스타의 티켓 파워에 기댄 상업적 논리를 우선한 결과로 비치기 때문이다. 한 배우에게 회차를 몰아주는 것은 배우 컨디션 관리를 통한 공연의 질 유지라는 멀티캐스팅의 기본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함께 캐스팅된 다른 배우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결국 이러한 ‘변칙 캐스팅’의 피해는 고스란히 관객에게 돌아간다. 관객이 기대하는 것은 특정 스타의 얼굴이 아닌, 안정적인 시스템 속에서 나오는 수준 높은 무대 그 자체다. 스타 마케팅에 의존한 무리한 캐스팅이 반복될수록 작품의 질은 저하되고,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의 신뢰를 잃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창 청보리밭, 23만 평이 초록빛으로 물든다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하고 상춘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봄의 기억, 길 위에 남다'라는 주제 아래, 잊지 못할 봄날의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축제의 무대가 되는 학원농장 일대는 약 77만㎡(23만 평)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다. 끝없이 펼쳐진 청보리밭은 바람이 불 때마다 푸른 파도처럼 넘실대며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사람 키만큼 자란 보리 사이를 거닐 수 있는 '보리밭 사잇길 걷기'는 오직 이 시기에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다.올해 축제는 방문객의 편의를 대폭 개선한 점이 눈에 띈다. 고창군은 주차요금 1만 원을 전액 '고창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상품권은 축제장 내 상점과 식당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하는 셈이다. 이는 관광객의 부담을 덜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시도다.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풍성하게 마련됐다. 덜컹거리는 트랙터 관람차를 타고 보리밭과 숲길을 둘러보는 체험은 어른 아이 모두에게 인기다. 특설무대에서는 국악과 트로트 등 흥겨운 공연이 연일 이어지고, 보리떡, 복분자, 풍천장어 등 고창의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가 방문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전망이다.고창군은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을 추가로 확보하고, 주말과 휴일에는 주요 지점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방문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바가지요금 없는 깨끗한 축제 운영에도 힘쓸 방침이다.이번 축제는 '봄의 기억, 길 위에 남다'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10일까지 23일간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