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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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체하겠네"… 폭주하는 SNS '반짝 유행'

대한민국 식탁이 소셜미디어(SNS) 알고리즘의 속도전에 갇혔다. 미각(味覺)보다 시각(視覺)이 지배하는 시대, 먹거리 트렌드의 교체 주기가 위험수위를 넘나들며 대중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 품귀 현상을 빚었던 '두바이 초콜릿'의 단맛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방송인 강호동의 '봄동 비빔밥'이 챌린지 열풍을 일으키더니, 불과 며칠 만에 중국식 디저트 '버터떡'이 그 자리를 꿰차며 새로운 왕좌에 올랐다.

 


지난 10일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은 온통 노르스름한 '버터떡' 영상으로 도배됐다. 중국 상하이의 전통 간식 '황요녠가오(황옥년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디저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찹쌀떡처럼 쫀득한 이른바 '겉바속쫀'의 식감을 무기로 내세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유행의 확산 방식이다. 과거의 맛집 열풍이 '입소문'을 타고 천천히 번졌다면, 지금의 트렌드는 '알고리즘'을 타고 순식간에 폭발한다. 버터떡의 레시피는 철저히 숏폼 문법에 최적화되어 있다. 녹인 버터, 우유, 계란, 설탕을 섞고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을 넣어 오븐에 굽는 과정은 15초 내외의 짧은 영상에 담기에 더할 나위 없이 간편하다.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윤기, 청각을 자극하는 바삭한 소리(ASMR)는 '좋아요'를 부르는 흥행 보증수표다.

 

그러나 빛의 속도로 바뀌는 유행 뒤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대중 사이에서는 "이것은 자연스러운 식문화가 아니라, 억지로 주입된 유행"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정 식재료나 메뉴가 대중의 기호에 의해 선택받는 것이 아니라, 인플루언서와 유통업계, 그리고 플랫폼 알고리즘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기획 상품' 같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댓글창에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챌린지가 생겨있다", "SNS가 없었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음식", "재료를 사놓으면 유행이 끝나버린다"는 자조 섞인 한탄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트렌드 강박'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패스트 푸드 트렌드(Fast Food Trend)' 현상이 식문화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경고한다. 음식은 본래 맛과 영양, 그리고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핵심이지만, 지금은 오직 '인증샷'과 '조회수'를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발 반짝 유행은 소비자들에게 '나만 뒤처진다'는 포모(FOMO) 증후군을 자극해 불필요한 과잉 소비를 부추긴다"며 "유행의 주기가 짧아질수록 자영업자들은 재고 부담과 메뉴 개발 압박에 시달리고, 결국 식문화의 다양성보다는 자극적인 메뉴만 살아남는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도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는 수백만 개의 '버터떡'이 구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영상이 꺼진 뒤, 우리에게 남는 것은 진정한 미식의 즐거움일까, 아니면 유행을 쫓다 지친 공허함일까. 쉴 새 없이 돌아가는 'SNS 미식회'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이제는 잠시 멈춤 버튼을 눌러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진해 군항제 막바지, ‘벚꽃 엔딩’ 막으려는 인파

들의 발길을 재촉하며, 가는 봄에 대한 아쉬움으로 가득한 진풍경을 연출했다.전국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는 막바지에 이르러 만개한 벚꽃과 구름 인파가 절정을 이뤘다. 대표 명소인 경화역 공원에서는 폐선로를 따라 이어진 벚꽃 터널 아래에서, 여좌천에서는 하천 위로 드리운 벚꽃을 배경으로 상춘객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마지막 추억을 남기기 위해 분주했다.김해 연지공원 역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활기를 잃지 않았다. 포근한 기온 속에서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벚꽃 터널을 이루는 산책로를 거닐거나, 잔디밭에 앉아 여유를 만끽했다. 유모차를 끈 가족, 반려견과 산책에 나선 시민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완연한 봄날의 풍경을 완성했다.거제 독봉산웰빙공원 일대도 꽃구경에 나선 인파로 가득 찼다. 고현천을 따라 길게 이어진 산책로에는 연분홍 벚꽃과 노란 유채꽃이 화려한 색의 조화를 이루며 상춘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자전거를 타거나 가볍게 뛰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이날 경남 지역의 벚꽃 명소를 찾은 이들은 입을 모아 “밤부터 비바람이 몰아치면 벚꽃이 모두 떨어질 것 같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만개한 벚꽃이 선사하는 짧고 화려한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모여 각 명소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기상청은 이날 늦은 오후부터 경남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화려하게 피어났던 벚꽃들이 이 비와 함께 대부분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남의 2026년 봄날의 향연은 서서히 막을 내릴 채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