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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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슈가, 음악으로 자폐 아동 돕는 치료 책 저자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민윤기)가 음악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그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청소년을 위한 사회성 치료 프로그램 임상 매뉴얼 '마인드(MIND) 프로그램'이 출간되며 그의 남다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인드 프로그램'은 세브란스병원이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음악 기반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사회성 훈련이 언어 이해력과 인지 능력이 높은 아동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한계가 있었던 반면, 마인드 프로그램은 음악 연주 활동을 통해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유도함으로써 발달 수준에 관계없이 더 많은 아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프로그램은 총 12회차의 체계적인 과정으로 구성된다. 참여 아동들은 기본적인 상호작용을 시작으로 감정 인식, 정보 교환 등 사회적 기술을 단계적으로 학습하며, 최종적으로는 공동의 음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협동심과 성취감을 경험하게 된다.

 

슈가와 세브란스병원의 인연은 2024년 가을, 그가 소아청소년 정신과 분야의 권위자인 천근아 교수와 교류를 시작하며 맺어졌다. 이후 슈가는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쾌척했고, 이 기부금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그의 이름을 딴 '민윤기치료센터'가 문을 열며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의 참여는 단순한 재정적 지원에 그치지 않았다. 슈가는 프로그램 기획 초기 단계부터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파일럿 프로그램에는 음악 자원봉사 지도사로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깊숙이 관여하며 진정성을 더했다.

 

대표 저자인 천근아 교수는 서문을 통해 슈가의 기여가 프로그램 현실화에 결정적이었다고 밝히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번 매뉴얼 발간을 통해 음악을 매개로 한 혁신적인 치료 접근법이 국내외 더 많은 전문가와 치료 현장에 공유되어,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 아리산의 붉은 눈물, 녹슨 철길 위에 흐른다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 도시를 관통하는 낡은 철로부터 100년 된 목조 가옥, 시장 골목의 뜨거운 국물 한 그릇까지, 모든 것이 아리산이라는 거대한 산의 서문 역할을 한다.자이의 심장부에는 아리산의 원시림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건설한 삼림 철도의 흔적이 선명하다. 차고지에 멈춰 선 붉은 증기기관차와 녹슨 선로는 낭만적인 풍경 이면에 아픈 역사의 상처를 품고 있다. 천 년 수령의 편백과 삼나무를 베어 나르던 이 길은, 숲의 눈물이 흐르던 통로이자 근대화의 동력이었던 이중적인 역사를 증언한다.일제강점기 벌목 노동자들이 머물던 관사 단지는 이제 '히노키 빌리지'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낡고 불편한 과거를 지우는 대신, 보수하고 다듬어 현재와 공존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삐걱거리는 마루를 밟으며 편백 향기 가득한 거리를 걷다 보면, 상처를 미화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려는 도시의 성숙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도시의 묵직한 역사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진다.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린총밍' 식당의 뜨거운 어탕(魚湯) 한 그릇은 자이의 따뜻한 심장과도 같다.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르는 뽀얀 국물과 왁자지껄한 시장의 활기는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맛이다. 투박하지만 깊은 감칠맛이 밴 국물은 낯선 여행자의 경계심마저 녹여버린다.자이의 여정은 결국 산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삼림열차 대신 차를 몰아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중산간으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를수록 공기는 서늘해지고, 산허리를 감싼 안개는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아리산의 다원은 이 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정수를 드러낸다.혹독한 일교차와 짙은 안개를 견디며 농축된 향을 품은 아리산 우롱차. 찻잔에 피어오르는 화사한 꽃향기와 뒤이어 밀려오는 부드러운 단맛은 단순한 미각적 경험을 넘어선다. 그것은 장엄한 산의 풍경을 입안에 머금는 것과 같은 고요한 의식이며, 이 도시와 산이 들려주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