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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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복위 꾀한 금성대군…무신도로 부활하다

 대한민국 국가유산청은 19세기 후반에 제작된 희귀 무속 회화인 '서울 금성당 무신도'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함과 동시에, 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한 전통 가옥 '안동 학남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최종 지정했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각 지역의 고유한 민간 신앙과 전통 주거 양식을 보여주는 핵심 유물 및 건축물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두 문화유산은 각각 무속 신앙의 예술적 가치와 조선 시대 양반가의 생활사를 생생하게 증언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새롭게 지정 예고된 '서울 금성당 무신도'는 본래 전라남도 나주 지역의 명산인 금성산을 수호하는 산신 금성대왕과 조선 제4대 왕 세종의 여섯 번째 아들인 금성대군을 모시던 굿당 '서울 금성당'에 걸려 있던 그림들이다. 금성대군은 자신의 친형인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하는 과정에 강력히 반발하다가 결국 목숨을 잃은 비운의 인물이다. 그의 억울한 죽음과 굳은 충절은 훗날 민간 신앙과 결합하면서 그를 숭배의 대상으로 격상시켰고, 억울한 원혼을 달래는 무속 신앙의 중심 신격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현재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이 유물은 삼불사할머니, 맹인도사, 별상, 말서낭 등 총 여덟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신들은 인간의 길흉화복과 질병을 다스리는 존재들로, 과거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성행했던 무속 신앙의 구체적인 형태를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19세기에 그려진 무신도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사례가 극히 드물어 희소성이 매우 높으며, 실제 굿판에서 오랜 기간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무형의 의례와 유형의 예술품이 결합한 복합 유산으로서의 진정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 무신도들은 전통적인 불교 미술과의 깊은 연관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크다. 그림 속 인물들의 둥글넓적한 얼굴 형태나 길고 통통하게 묘사된 손가락 등은 조선 시대 불화에서 흔히 발견되는 전형적인 표현 기법이다. 이는 불교 그림을 전문으로 그리던 승려 화가가 무신도 제작에 직접 참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명암을 적절히 활용하여 인물의 입체감을 살려낸 뛰어난 묘사력은 일반적인 무신도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국가유산청은 한 달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확정된 '안동 학남고택'은 풍산 김씨 가문이 대대로 모여 살아온 안동시 풍산읍 오미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고택은 1759년 김상목이 일상생활의 중심 공간인 안채를 먼저 지었고, 이후 1826년에 그의 손자 김중우가 손님을 맞이하는 사랑채와 대문 옆 행랑채를 덧붙여 지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전체적인 건물 배치는 안동 지역 전통 가옥의 특징인 'ㅁ'자 형태를 띠고 있으나, 안채와 사랑채가 완전히 붙어있지 않고 모서리가 열려 있는 이른바 '튼 ㅁ자' 구조를 취하고 있어 건축사적으로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학남고택의 진정한 가치는 건물 내부에 오랜 세월 보관되어 온 방대한 기록 유물들에서 빛을 발한다. 풍산 김씨 문중이 남긴 고서적과 옛 문서, 그림과 글씨 등 1만여 점에 달하는 자료들은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맡겨져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다. 특히 19세기를 살았던 김두흠부터 그의 손자 김병황, 증손자 김정섭에 이르기까지 3대가 연속해서 작성한 일기류는 당시 안동 지역 양반들의 생활상과 가치관이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해당 지자체 및 소유자와 협의하여 이 고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향후 역사 문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궁능유적본부, 출입 통제된 서향각 내부 개방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동안 '무언자적, 왕의 아침 정원을 거닐다'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복잡한 도심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고궁의 아침이 선사하는 평온함과 여유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참가자들은 인적이 드문 이른 시간에 궁궐의 가장 깊숙한 곳을 거닐며 과거 왕들이 누렸던 사색의 시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이번 관람의 가장 큰 특징은 정해진 동선을 따라 안내자의 설명을 듣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관람객 스스로가 자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며 온전히 공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별도의 해설 없이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목과 맑은 연못, 그리고 고풍스러운 정자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인위적인 소음이 배제된 상태에서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궁궐 특유의 여백의 미를 느끼며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다.특별 개방되는 구역들도 이번 행사의 매력을 더한다. 평상시에는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주합루 권역의 서향각이 행사 기간 동안 활짝 문을 열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또한, 후원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영화당과 애련정 역시 내부 공간을 개방하여 관람객들이 직접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를 통해 밖에서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건물 내부에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자연경관을 조망하며 조선 시대 전통 건축과 조경이 이루어내는 완벽한 조화를 체감할 수 있다.관람객들의 편안한 사색을 돕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후원 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부용지와 애련지 주변에는 곳곳에 의자가 배치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산책 도중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물가에 비친 정자의 모습을 바라보거나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숲의 정취를 만끽하며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에 잠기거나 묵언의 명상을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창덕궁은 조선의 여러 임금들이 오랜 기간 머물며 국정을 돌보았던 실질적인 법궁 역할을 수행한 역사적인 장소다. 특히 주변의 자연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산세와 물길을 그대로 살려 전각을 배치함으로써, 인공적인 요소와 자연이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이룬 한국적인 궁궐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독창성과 역사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지난 199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왕의 은밀한 휴식처였던 후원은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옥류천 등 다양한 구역으로 나뉘어 한국 전통 정원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본 행사는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전 7시 30분에 시작하여 9시까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다. 고궁의 정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참여 연령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으로 제한된다. 관람권 예매는 오는 8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웹사이트를 통해 진행되며, 쾌적한 환경을 위해 매회 입장 인원은 25명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소정의 참가비가 발생하는 유료 행사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