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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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엑스포 2026 개막, 유료화에도 인파 몰려

 수도권 게임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플레이엑스포 2026’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시장 입구는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게이머들로 긴 행렬이 늘어섰다. 올해 행사는 10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면 유료화를 도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사전등록과 현장 판매를 통해 유료 관람객을 모집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폭넓은 층이 전시장을 찾아 게임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과 킨텍스가 공동 주관하며 종합 게임 박람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전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곳은 입구 전면에 배치된 넥슨 부스였다. 넥슨은 자사의 대표 IP인 ‘던전앤파이터’를 전면에 내세워 신규 캐릭터 테마 무대와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라인게임즈와 그라비티 역시 다수의 신작 타이틀을 공개하며 국내 게임사의 저력을 과시했다. 해외 게임사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비행 슈팅과 액션 게임 위주의 전시를 꾸린 가운데, 사이게임즈는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신작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의 후속 콘텐츠를 국내 최초로 시연하며 게이머들의 대기열을 만들어냈다.

 


추억의 오락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존’은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이 되었다. 한국아케이드게임산업협회가 마련한 파빌리온에서는 점수에 따라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열려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직관적인 재미를 강조한 아케이드 게임들은 복잡한 조작 없이도 즉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며 행사장 내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와 함께 인디 게임존에서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받은 유망작들이 시연 대기열을 형성하며 인디 게임에 대한 높아진 이용자들의 관심을 증명했다. 특히 로드컴플릿 산하 네모스튜디오의 신작은 차별화된 액션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교육 기관과 예비 개발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점도 플레이엑스포만의 특징이다. 상명대학교를 비롯한 16개 학교와 기관이 부스를 내고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참신한 게임들을 출품했다. 학생 개발자들은 외부 이용자들의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회로 삼았으며, 일부 작품은 실제 스팀 출시를 목표로 할 만큼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서바이벌부터 로그라이크까지 장르적 다양성을 확보한 학생들의 도전은 국내 게임 산업의 탄탄한 기초 체력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는 플레이엑스포가 단순한 홍보의 장을 넘어 인재 양성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행사의 질적 성장을 위한 과제도 노출되었다. 전면 유료화 전환에도 불구하고 대형 신작의 비중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과 함께, 인디 게임 부스의 배치 문제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인디 게임존이 행사장 가장 안쪽의 소음이 심한 구역에 배치되면서 개발자와 이용자가 깊이 있게 소통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평이다. 또한 작년과 달리 대형 퍼블리셔들의 인디 게임 지원 사격이 줄어들면서 중소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부스를 운영하는 데 따르는 정돈되지 못한 느낌도 지적되었다. 유료 관람객들에게 그에 걸맞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대목이다.

 

종합 게임 박람회로서 플레이엑스포가 독보적인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향후 뚜렷한 방향 설정이 요구된다. 서브컬처나 인디 게임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행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레이엑스포만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대형 IP 중심의 쇼케이스와 중소 인디 게임의 상생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그리고 관람객 동선과 부스 배치를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지가 내년 행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최대 게임쇼라는 타이틀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박람회로 거듭나기 위한 주최 측의 세밀한 기획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난바 미라클 월드, 빛으로 쓴 오사카의 미래

장인들의 숨결과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공존하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사한다. 특히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센니치마에 도구야스지 상점가는 요리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여행객들에게도 장인 정신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이곳의 명소인 칼 전문점 '사카이 이치몬지 미츠히데'에서는 600년 전통의 칼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한 연마 및 각인 체험이 진행된다. 호주 출신의 외국인 장인이 설명하는 '키레아지(베는 맛)'의 개념은 일본 칼이 가진 예리함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한다.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손목 건강과 식재료의 단면까지 고려하는 세심한 설계는 참가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숫돌 위에서 칼날을 세우며 몰입하는 시간은 여행자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정적인 휴식을 제공하기도 한다.칼에 이름을 새기는 각인 체험은 장인이 고객에게 전하는 평생의 약속과도 같다. 망치와 정을 이용해 금속 위에 유려한 서체를 새겨넣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을 완성하는 것과 다름없다. 장인은 각인이 단순한 표시가 아니라 품질을 보증하겠다는 장인의 서약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경험은 여행자가 구매한 물건을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강렬한 힘을 지닌다.미식의 깊이를 더하는 초밥 만들기 클래스 역시 오사카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스위소텔 난카이 오사카의 '하나고요미'에서는 일류 셰프가 직접 초밥 쥐는 법을 전수하며 참가자들과 소통한다. 밥알 사이의 공기층을 살리고 생선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 손놀림은 보기보다 정교한 기술을 요구한다. 참가자들은 셰프의 지도를 받으며 밥알 하나하나에 담긴 균형과 반복의 미학을 배우고, 자신이 직접 만든 초밥을 맛보며 성취감을 만끽한다.시각적인 충격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난바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미라클 월드'가 대안이 된다. 이곳은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를 허무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 공간으로, 사이버펑크적 감성과 최첨단 홀로그램 기술이 결합해 압도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6개의 테마 구역을 이동하며 마주하는 빛의 고래와 흩날리는 디지털 벚꽃은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늦은 밤까지 운영된다는 점 또한 여행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오사카의 진정한 매력은 이처럼 전통의 고집과 현대의 혁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견된다.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예리한 칼날과 셰프의 정성이 담긴 초밥, 그리고 감각을 마비시키는 화려한 빛의 향연은 오사카라는 도시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여행이 끝난 뒤에도 손끝에 남은 숫돌의 감촉과 눈가에 아른거리는 빛의 잔상은 오사카를 다시 찾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