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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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번째 개인전 고완석, 인식의 틈을 그리다

 인간의 시선이 머무는 곳과 그 시선이 뇌리에 박혀 인식이 되는 과정 사이에는 어떤 간극이 존재할까. 이러한 근원적인 물음에 평생을 매진해온 화가 고완석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에서 초대 개인전 '룩(LOOK)'을 개최한다. 오는 24일부터 한 달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47번째 개인전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과 인식의 틀을 탐구해온 그의 예술적 여정을 집약한 신작 50여 점을 대중 앞에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행위 자체가 각자의 기억과 가치관에 의해 재구성된 결과물임을 역설한다.

 

전시의 주제인 '룩'은 단순히 눈으로 대상을 포착하는 물리적 행위를 넘어선다. 고완석은 관람객들에게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풍경들이 사실은 개인의 경험이라는 필터를 거쳐 해석된 허상일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진다. 보는 것과 인식하는 것 사이의 틈새를 파고드는 그의 작업은 존재의 본질을 찾아가는 구도자의 수행과도 닮아 있다. 작가는 이번 신작들을 통해 관람객이 자신의 시선이 가진 편견과 한계를 직시하고, 그 너머에 있는 순수한 존재의 가치를 발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작품 세계의 근간에는 동양적 사유 방식인 불교의 연기설과 공 사상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삶과 죽음, 유와 무, 행복과 불행 등 우리가 흔히 대립한다고 믿는 개념들이 사실은 하나의 경계 위에서 서로 의지하며 공존한다는 것이 작가의 핵심 철학이다. 모든 존재는 홀로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관계망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생성된다는 관점은 그의 화면 위에서 절제된 색채와 선으로 형상화된다. 이는 현대인이 겪는 고립감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철학적 위안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LOOK26-201'은 작가의 이러한 철학적 사유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수작이다. 화면 전체를 압도하는 강렬한 붉은 색면은 거대한 생명력과 열정을 상징하며, 이를 과감하게 가로지르는 검은 붓질은 존재의 무게감과 필연적인 소멸을 암시한다. 그 긴장감 넘치는 공간 사이에 배치된 작은 나비 한 마리는 연약하면서도 자유로운 인간의 영혼을 은유한다. 거대함과 미세함이 한 화면에서 충돌하고 화해하는 과정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 마주하게 한다.

 


고완석은 서울대학교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40년 넘게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한국 화단의 중추적 인물이다. 동아 미술제와 가톨릭 미술대전 등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미술계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로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대학교박물관 등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그 예술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7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 모나리자 산촌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진 고완석의 작품들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자문하게 한다. 작가가 펼쳐놓은 50여 점의 '인식의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고정관념의 틀이 깨지고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밤에 깨어난 맹수, 에버랜드 야간 특수 개장

나이트 사파리’가 운영 열흘 만에 누적 이용객 3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통상 가을철에 선보이던 프로그램을 야간 나들이 수요에 맞춰 6월 초순으로 앞당겨 배치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낮 동안의 열기가 가라앉은 저녁 6시 이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야생의 생동감을 느끼려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사파리월드로 집중되고 있다.이번 야간 프로그램의 핵심은 어둠 속에서 더욱 날카로워지는 포식자들의 본능을 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자, 호랑이, 불곰 등은 야행성 기질이 강해 해가 진 뒤에 훨씬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특수 조명이 설치된 사바나 초원과 포식자의 숲을 지나며 낮에는 볼 수 없었던 맹수들의 사냥 본능과 서열 다툼 등 와일드한 현장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최근 리뉴얼을 통해 실제 서식지와 흡사하게 재현된 방사장은 야간 탐험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주는 요소다.특히 올해 에버랜드는 야간 사파리를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무료로 개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방문객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온라인상에서는 다큐멘터리 속 한 장면을 실제로 보는 듯하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불곰의 거대한 체구와 호랑이의 안광을 마주한 관람객들은 마치 숲속에서 맹수와 대치하는 듯한 극도의 긴장감을 경험하며 여름밤의 열기를 식히고 있다.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여름 축제 ‘워터 페스티벌’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 에버랜드는 ‘스플래시 데이 앤 나이트’를 주제로 낮에는 대규모 물놀이 시설인 워터팡팡 어드벤처와 초대형 워터쇼를 운영하며, 밤에는 사파리와 연계한 화려한 야간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백색과 청색 조명으로 연출된 ‘썸머 글로우 가든’은 야간 사파리를 마친 관객들에게 또 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테마파크 전체를 거대한 야간 피서지로 탈바꿈시켰다.내달 중순부터는 더욱 다채로운 야간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K팝과 EDM, 워터캐논이 결합한 디제잉쇼 ‘밤밤 썸머 나이트’는 젊은 층의 열기를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으며, 도심에서 보기 드문 반딧불이를 직접 관찰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놀이시설 이용을 넘어 자연과 기술, 음악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야간 문화를 조성하려는 에버랜드의 의도가 담겨 있다.야외 활동이 꺼려지는 폭염 속에서 에버랜드가 제시한 야간 특화 전략은 테마파크 운영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낮에는 시원한 물놀이로, 밤에는 짜릿한 맹수 탐험과 화려한 조명 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여름철 비수기를 성수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8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무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가장 가깝고도 강렬한 야생의 휴식처를 제공하며 흥행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