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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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고궁의 마법…경복궁·창덕궁 야간개방

 가을바람과 함께 조선 왕조의 법궁인 경복궁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이 밤의 문을 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내달 초부터 시작되는 2026년 하반기 고궁 야간 관람 일정을 확정하고 관람객 맞이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야간 개장을 넘어 국악 공연과 전통 다과 체험 등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이 결합되어, 도심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시민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시민들을 찾는 경복궁 야간 관람은 내달 2일부터 10월 2일까지 한 달간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저녁 시간대에 광화문을 시작으로 근정전, 경회루 등 주요 전각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 그 자태를 드러낸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국립국악원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특별 공연이 총 15회에 걸쳐 진행되어,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우리 가락의 아름다움을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다.

 


경복궁 관람을 위한 예매 전쟁은 오는 26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루 3,000매로 제한된 온라인 관람권은 선착순으로 판매되며, 1인당 최대 4매까지 구매가 가능하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외국인의 경우 하루 300매에 한해 관람 당일 현장에서 신분증 확인 후 티켓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여 접근성을 높였다. 매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만큼 이번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창덕궁의 깊은 밤을 거니는 '달빛기행'은 내달 10일부터 10월 17일까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된다. 해설사의 깊이 있는 설명과 함께 금천교를 지나 인정전과 낙선재를 둘러보는 이 프로그램은 회당 100분간 진행되는 고품격 야간 투어다. 특히 낙선재 상량정에서 울려 퍼지는 대금 연주와 부용지에서 재현되는 '왕가의 산책' 퍼포먼스는 관람객들을 시공간을 초월한 조선 시대의 밤으로 안내한다.

 


달빛기행은 관람의 질을 높이기 위해 회차당 인원을 28명으로 엄격히 제한하며, 전체 관람객은 추첨제를 통해 선정된다. 참가를 원하는 시민은 오는 20일 오후부터 시작되는 응모 기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당첨자들은 연경당에서 전통 다과를 즐기며 국악 합주를 감상하는 등 왕실의 여유로운 밤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외국인을 위한 전용 회차도 별도로 마련되어 글로벌 관광객들의 수요에도 대응한다.

 

도심의 소음이 잦아든 밤, 은은한 달빛 아래 펼쳐지는 고궁의 풍경은 현대인들에게 정서적 휴식과 문화적 자부심을 동시에 제공한다. 경복궁의 웅장함과 창덕궁 후원의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은 야간 조명을 통해 낮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예매와 추첨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지만, 가을밤 고궁이 주는 신비로운 마법을 경험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벌써부터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좁은 닭장 없앤다…힐튼 판교의 케이지 프리

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키우는 '케이지 프리(Cage-Free)' 방식을 전면 도입하는 것으로, 국내 호텔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규모의 결단이다. 현재 조식 뷔페 등 일부 메뉴에 한정해 30% 수준으로 유지하던 동물복지 달걀 비중을 전체 메뉴로 확대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식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이번 결정은 호텔 입장에서 상당한 비용 부담을 수반한다. 실제 시장 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유정란은 일반 달걀보다 약 26%가량 비싸게 유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측은 책임 있는 생산 방식을 거친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는 환경과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에 발을 맞춘 셈이다.단순히 식재료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이를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메뉴도 선보인다. 대표 레스토랑인 '데메테르'에서는 매달 새로운 달걀 요리를 제안하는 '이달의 셰프 스페셜' 코너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식 감자 계란빵처럼 친숙한 메뉴에 셰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동물복지 달걀 특유의 신선함과 풍미를 극대화한 요리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이러한 행보는 호텔이 꾸준히 추진해 온 지속 가능한 식음 운영 프로젝트인 '앳 더 가든'의 연장선상에 있다. 셰프들이 호텔 내 정원에서 직접 허브와 채소를 재배해 주방에서 사용하는 이 프로젝트는 식재료가 테이블에 오르기까지의 정성을 고객과 공유하는 활동이다. 여기에 해양관리협의회(MSC)와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 인증을 받은 수산물 사용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려가며, 육류와 채소뿐만 아니라 수산물 전반에 걸친 책임 있는 조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의 ESG 전략인 '목적이 있는 여행'을 지역 특성에 맞게 구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속가능성을 거창한 캠페인으로 포장하기보다 객실이나 식당 등 고객이 일상적으로 머무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광수 총괄 셰프는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요리의 가장 기본이자 출발점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를 바란다는 소회를 전했다.결국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의 이번 시도는 프리미엄 호텔이 지향해야 할 미식의 미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단순히 화려하고 비싼 요리를 내놓는 것을 넘어, 그 식재료가 어디서 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었는지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브랜드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9월부터 시작될 '행복한 닭이 낳은 달걀'의 전면 도입은 판교를 넘어 국내 호텔 업계 전반에 식재료 혁신이라는 신선한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