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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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부산이 영화관 된다

 10월의 부산은 영화관을 넘어선다. 스크린 위에서는 세계 각국의 영화가 상영되고, 거리와 공연장, 전시장,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음악과 예술, 콘텐츠 산업이 동시에 움직인다. 부산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와 22개 연계 행사를 묶어 도시 전체를 한 달짜리 축제 무대로 만든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부산 전역에서 ‘2026 페스티벌 시월’을 연다. 영화제를 중심으로 음악, 공연, 전시, 산업 교류 행사가 연결되는 통합형 축제다. 그 중심에는 오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과 부산 일대에서 열리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있다.

 

올해 BIFF는 59개국 247편을 초청했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다. 부산에서 처음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으로, 올해 영화제의 시작을 알린다. 경쟁 부문에는 14편이 이름을 올렸고, 관객과 영화인이 만나는 오픈토크, 스페셜토크, 액터스하우스 등도 이어진다.

 

올해 영화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상영작 규모만이 아니다. BIFF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으로부터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선정됐다. 세계 주요 국제영화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격을 얻은 셈이다. 경쟁 부문 최고상인 부산어워드 대상 수상작에는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도 주어진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창구를 넘어, 세계 영화계로 작품을 밀어 올리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산에서 주목받은 영화가 아카데미 무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열린 것이다.

산업 측면에서도 변화가 크다. 제21회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은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지식재산권(IP), 글로벌 투자·배급, 시네마틱 인공지능(AI), 뉴미디어 등 7개 부문 64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부산스토리마켓(BSM), 이노아시아 등은 창작자와 투자자, 제작사, 기술 기업을 연결한다. 원천 콘텐츠의 영상화, 공동제작, 투자 유치, 기술 기반 콘텐츠 사업화가 한자리에서 논의된다. 영화제가 ‘보는 축제’에서 ‘거래와 제작이 일어나는 산업 현장’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시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한층 넓어진다. ‘동네방네비프’는 올해 6회째를 맞아 부산과 양산, 서울 등 17개 지역에서 열린다. 남포동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비프’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2회차에 걸쳐 69편을 상영한다. 영화제를 특정 상영관 안에 가두지 않고 생활권 곳곳으로 퍼뜨리는 방식이다.

부산시는 이 같은 흐름을 ‘페스티벌 시월’로 묶어 관광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10월 한 달간 부산을 찾는 관람객이 영화만 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공연, 전시, 산업 행사까지 함께 즐기도록 해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30년 동안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성장해왔다. 올해는 A-리스트 영화제 선정, 아카데미 출품 자격 부여, 콘텐츠 마켓 확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에 섰다.

 

10월의 부산은 영화제를 여는 도시를 넘어, 영화를 통해 관광과 산업, 시민 축제를 함께 움직이는 도시로 변신한다. 스크린에서 시작된 열기는 항구 도시 전체로 번질 전망이다.

 

치킨 좋아한다면 올가을 수원 가볼까

까지 이어지는 미식 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 K-치킨벨트’ 사업에 수원이 포함되면서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은 ‘치킨과 함께하는 수원 K-헤리티지 미식여행’을 선보였다. 치킨을 먹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음식에 얽힌 역사와 수원의 문화까지 경험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수원 통닭거리의 역사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매향통닭을 시작으로 통닭집들이 하나둘 들어섰고, 1980~1990년대에는 진미통닭과 용성통닭, 장안통닭 등이 문을 열었다. 닭을 통째로 튀겨 팔던 옛 조리 방식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통닭거리’라는 이름도 자리 잡았다.현재 이곳에는 약 15곳의 통닭집이 영업하고 있다. 프라이드와 양념, 간장 통닭 등 가게마다 반죽과 양념,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커다란 가마솥에서 닭을 튀기는 모습은 수원 통닭거리의 대표적인 풍경이다.수원을 대표하는 또 다른 음식인 갈비와 통닭을 결합한 왕갈비통닭도 이곳의 명물이다. 남문통닭 김경재 대표가 개발한 레시피로 알려져 있으며, 수원 갈비와 통닭이라는 지역 음식의 특징을 하나로 묶었다.김 대표는 왕갈비통닭을 특정 가게만의 음식이라기보다 수원의 음식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한다. 관련 특허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통닭집에도 조리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왕갈비통닭이 수원을 알리는 음식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는 국립농업박물관이다. 농업과 축산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교육 공간에서 직접 치킨을 만들어본다. 남문통닭 매니저가 매장에서 사용하는 큰 뼈닭을 가져와 손질과 튀김 과정을 보여준다.닭다리에 칼집을 내 속까지 익도록 한 뒤 치킨 파우더와 물을 섞은 반죽을 입혀 튀긴다. 남문통닭에서는 12호 이상의 큰 닭을 사용하는데, 여러 사람이 한 마리를 함께 나눠 먹던 옛 통닭 문화가 조리 방식에도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커다란 무쇠 가마솥을 사용하는 것도 수원 통닭거리의 특징이다. 차가운 닭을 여러 마리 넣어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빠르게 회복돼 바삭하게 튀기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왕갈비통닭의 마지막 과정은 소스를 입힌 치킨을 다시 굽는 것이다. 양념을 버무린 치킨을 철판에 펼쳐 오븐에 넣으면 달고 짭조름한 소스에 구운 향이 더해진다. 갈비를 구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조리법이다.직접 만든 치킨을 맛본 뒤에는 통닭거리로 이동한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10개 점포의 치킨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샘플러가 준비됐다. 테이스팅 노트를 보면서 각 점포의 치킨을 차례로 비교할 수 있다.프라이드와 양념, 간장부터 왕갈비통닭까지 같은 골목에서 만들어진 음식이지만 맛은 제각각이다. 진미통닭은 오뚜기와 협업해 선보인 ‘진짬뽕 통닭’도 내놓았다. 향후에는 가이드와 함께 골목을 걸으며 각 점포의 치킨을 하나씩 맛보는 거리 투어도 추진될 예정이다.치킨을 맛본 뒤에는 화성행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통닭거리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이곳에서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1795년 마련한 회갑연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의 음식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화성행궁에는 당시 잔치에 사용된 음식과 상차림이 재현돼 있다. 음식이 높게 쌓인 잔칫상과 종이꽃 장식 등을 통해 당시 왕실의 연회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치킨으로 시작한 여행이 조선 왕실의 밥상 이야기로 이어지는 셈이다.밤에는 화성행궁의 야간개장도 즐길 수 있다. 오는 11월 1일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야간개장이 진행된다. 화서문과 장안문, 장안공원 일원에서는 10월 6일까지 ‘2026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도 열린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성곽과 공원이 빛으로 물든다.치킨 한 마리를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통닭거리의 여러 맛을 비교한 뒤 수원의 역사와 야경까지 즐기는 여행이다. 익숙한 치킨을 출발점으로 수원의 음식과 문화, 관광지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을 여행 코스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