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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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이민진 신작, 한국인을 잇는 ‘교육’


“전 세계 한국인을 하나로 묶는 가치가 무엇일까. 제게는 교육이었다.” 

 

소설 ‘파친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재미교포 작가 이민진이 신작에서 한국인 디아스포라를 연결하는 공통의 경험으로 교육을 바라봤다. 9월 29일 한국어판이 출간된 장편소설 ‘아메리칸 학원’은 한국과 미국, 호주를 오가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교육과 이민, 계층, 가족의 의미를 다룬다.

 

‘아메리칸 학원’의 시간적 배경은 1992년부터 2007년까지다. 주인공 가족은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과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해 여러 나라를 오간다. ‘파친코’에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배경에 식민지배와 역사적 격변이 있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교육이 가족의 이동과 선택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이 작가는 전 세계 한국인들의 삶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며 교육에 대한 생각을 모았다. 그는 이번 소설을 준비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한국인들을 인터뷰했고, 교육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공통의 주제였다고 설명했다. 학원이라는 공간 역시 한국 사회에서 교육이 갖는 의미를 보여주는 핵심 소재로 선택했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대치동을 방문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학원 원장과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을 만나고 학교 수업에도 참여하면서 교육 현장의 모습을 살폈다. 미국에서 자란 작가가 한국의 교육 현실을 직접 관찰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품의 세부 내용을 구성한 것이다.

 


소설이 다루는 시기는 외환위기와 맞물려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가족의 경제적 기반이 흔들리고,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자녀들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실제 이 작가는 외환위기가 한국인들에게 매우 강렬한 역사적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시 사람들의 경험을 세심하게 살피며 작품을 썼다고 밝혔다.

 

작품에서는 영어와 유학 경험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언어 능력과 해외 교육 경험이 개인의 사회적 위치와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통해 한국과 미국 사이에 존재하는 문화적·교육적 차이를 보여준다.

 

교육을 둘러싼 압박은 한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미국으로 이주한 가족 역시 자녀의 학교와 대학 진학을 둘러싼 선택에서 자유롭지 않다. 소설 속 인물들은 한국과 미국의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각 사회가 교육에 부여하는 의미와 기대를 마주하게 된다.

 

이민진 작가는 ‘파친코’ 이후 세계적인 작가가 됐지만, 작품을 쓸 때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대신 자신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질문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그가 독자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작가로서 독자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과 지식,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걷는 듯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는 것이다.

 


‘아메리칸 학원’은 교육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현실만 다루는 작품은 아니다. 한국에서 미국과 호주로 이어지는 가족의 이동을 따라가며 교육이 이민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자녀의 미래를 위해 부모가 무엇을 감수하는지, 그리고 더 나은 삶을 향한 욕망이 가족의 선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살펴본다.

 

결국 이민진이 이번 작품을 통해 던지는 질문은 한국인에게 교육이 무엇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나라에 흩어져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엇을 공유하고 있으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주려 하는지를 묻는다. ‘파친코’에서 한국인의 역사를 따라갔던 이민진은 이번에는 교육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계 곳곳에 흩어진 한국인의 삶을 들여다봤다.

 

치킨 좋아한다면 올가을 수원 가볼까

까지 이어지는 미식 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하는 ‘2026 K-치킨벨트’ 사업에 수원이 포함되면서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은 ‘치킨과 함께하는 수원 K-헤리티지 미식여행’을 선보였다. 치킨을 먹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음식에 얽힌 역사와 수원의 문화까지 경험하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수원 통닭거리의 역사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매향통닭을 시작으로 통닭집들이 하나둘 들어섰고, 1980~1990년대에는 진미통닭과 용성통닭, 장안통닭 등이 문을 열었다. 닭을 통째로 튀겨 팔던 옛 조리 방식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통닭거리’라는 이름도 자리 잡았다.현재 이곳에는 약 15곳의 통닭집이 영업하고 있다. 프라이드와 양념, 간장 통닭 등 가게마다 반죽과 양념,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다. 특히 커다란 가마솥에서 닭을 튀기는 모습은 수원 통닭거리의 대표적인 풍경이다.수원을 대표하는 또 다른 음식인 갈비와 통닭을 결합한 왕갈비통닭도 이곳의 명물이다. 남문통닭 김경재 대표가 개발한 레시피로 알려져 있으며, 수원 갈비와 통닭이라는 지역 음식의 특징을 하나로 묶었다.김 대표는 왕갈비통닭을 특정 가게만의 음식이라기보다 수원의 음식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설명한다. 관련 특허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통닭집에도 조리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왕갈비통닭이 수원을 알리는 음식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이번 여행의 첫 목적지는 국립농업박물관이다. 농업과 축산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교육 공간에서 직접 치킨을 만들어본다. 남문통닭 매니저가 매장에서 사용하는 큰 뼈닭을 가져와 손질과 튀김 과정을 보여준다.닭다리에 칼집을 내 속까지 익도록 한 뒤 치킨 파우더와 물을 섞은 반죽을 입혀 튀긴다. 남문통닭에서는 12호 이상의 큰 닭을 사용하는데, 여러 사람이 한 마리를 함께 나눠 먹던 옛 통닭 문화가 조리 방식에도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커다란 무쇠 가마솥을 사용하는 것도 수원 통닭거리의 특징이다. 차가운 닭을 여러 마리 넣어도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빠르게 회복돼 바삭하게 튀기는 데 유리하다는 것이다.왕갈비통닭의 마지막 과정은 소스를 입힌 치킨을 다시 굽는 것이다. 양념을 버무린 치킨을 철판에 펼쳐 오븐에 넣으면 달고 짭조름한 소스에 구운 향이 더해진다. 갈비를 구워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조리법이다.직접 만든 치킨을 맛본 뒤에는 통닭거리로 이동한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10개 점포의 치킨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샘플러가 준비됐다. 테이스팅 노트를 보면서 각 점포의 치킨을 차례로 비교할 수 있다.프라이드와 양념, 간장부터 왕갈비통닭까지 같은 골목에서 만들어진 음식이지만 맛은 제각각이다. 진미통닭은 오뚜기와 협업해 선보인 ‘진짬뽕 통닭’도 내놓았다. 향후에는 가이드와 함께 골목을 걸으며 각 점포의 치킨을 하나씩 맛보는 거리 투어도 추진될 예정이다.치킨을 맛본 뒤에는 화성행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통닭거리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이곳에서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1795년 마련한 회갑연을 중심으로 조선 왕실의 음식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화성행궁에는 당시 잔치에 사용된 음식과 상차림이 재현돼 있다. 음식이 높게 쌓인 잔칫상과 종이꽃 장식 등을 통해 당시 왕실의 연회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치킨으로 시작한 여행이 조선 왕실의 밥상 이야기로 이어지는 셈이다.밤에는 화성행궁의 야간개장도 즐길 수 있다. 오는 11월 1일까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야간개장이 진행된다. 화서문과 장안문, 장안공원 일원에서는 10월 6일까지 ‘2026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도 열린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성곽과 공원이 빛으로 물든다.치킨 한 마리를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통닭거리의 여러 맛을 비교한 뒤 수원의 역사와 야경까지 즐기는 여행이다. 익숙한 치킨을 출발점으로 수원의 음식과 문화, 관광지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을 여행 코스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