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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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삶을 체험하는 특별한 미술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건물 전체를 미지의 행성처럼 꾸미고 이방인의 삶과 이주의 역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참여형 라틴 현대미술전이 열린다. 작품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관람객이 전시 공간을 이동하며 정체성과 이주, 뿌리의 의미를 생각하고 직접 작품 제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더블유아트갤러리는 창립 6주년을 기념해 한·중남미협회와 공동으로 특별전 ‘스트레인저즈 플래닛(STRANGERS' PLANET): 낯선 곳에서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19일부터 12월 26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매직쉐프빌딩 1~4층 전체 공간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의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이주 과정에서 겪는 삶의 무게와 역사를 예술로 체험하도록 기획됐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임시 신분증 형태의 여권을 받는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을 찾은 여행자이자 이방인의 입장에서 전시를 경험하도록 한 장치다.

 

전시 공간은 건물 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진다. 관람객들은 층마다 마련된 작품과 공간을 마주하며 자신의 존재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서로 다른 세계와 문화가 만날 때 어떤 충돌과 변화가 일어나는지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전시의 일부가 되도록 구성했다. 

 

특히 4층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공동 작업이 진행된다. 세계지도 위에 조상들의 이동 경로를 핀과 실로 표시해 집단 벽화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개인과 가족의 역사에 담긴 이동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이주가 특정 개인만의 경험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역사라는 점을 되짚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1905년 멕시코 에네켄 농장으로 향했던 한인들의 이주사도 작품 속에 담아낸다. 당시 멕시코로 떠난 한인들의 역사를 바탕으로 낯선 땅에서 삶을 이어가야 했던 이들의 경험과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조명한다. 디아스포라는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 흩어져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공동체의 역사를 가리킨다. 이번 전시는 이주민의 삶에 담긴 고단함과 정체성의 문제를 관람객이 함께 생각하도록 이끈다.

 

전시에는 밀도 쉐발리에, 다리엘 페레즈, 알레한드로 페드리도, 산드라 아우스트리치, 마틴 다이버, 세스크 아바드, 알리샤 마르코와 국내 작가 정지윤, 송가희 등 6개국 작가 9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회화와 입체 작품을 포함해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이주와 정체성, 문화적 경험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미술 작품 외에도 영화 상영과 문학 토론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영화 ‘헤로니모’와 주한 미국대사 미셸 박 스틸 등이 등장하는 ‘초선’ 상영이 진행되며, 라틴 문학을 주제로 한 토론도 함께 열린다.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영화와 문학까지 프로그램의 범위를 넓혀 이주와 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각도로 나눌 예정이다.

 

 성수경 더블유아트갤러리 대표는 전시 공간이 작품을 압도하기보다 예술 자체의 힘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람객 모두가 이방인의 처지에서 숨겨진 감각을 일깨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특별전은 건물 전체를 활용한 전시 구성과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낯선 곳에서 살아간다는 경험을 예술적으로 풀어낸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감상하고 공동 벽화를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이주와 정체성, 역사적 기억의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꽃길만 걸으라더니, 여기였네" 부산 가을 산책

지 않고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생태공원 세 곳이 저마다 다른 빛깔로 나들이객을 맞는다.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가을철을 맞아 화명·대저·삼락 생태공원 일원에 대규모 꽃단지를 조성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원마다 특색 있는 식물과 화단을 배치해 방문객이 취향에 따라 가을 풍경을 골라 즐길 수 있도록 했다.화명생태공원은 노란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돋보이는 곳이다. 연꽃습지 일대에는 3만4000㎡ 규모의 황화코스모스 단지가 펼쳐진다. 넓게 이어지는 황금빛 꽃밭은 가을 산책의 배경이자 계절감을 담는 촬영 장소가 된다. 꽃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거나 한발 물러서 전체 풍경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모습을 담을 수 있다.같은 공원 수생식물원 주변으로 발길을 옮기면 붉게 물든 댑싸리 단지가 나타난다. 규모는 8800㎡다. 둥글게 자란 댑싸리가 모여 황화코스모스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한 공원에서 두 가지 가을빛을 만날 수 있어 꽃과 식물을 감상하는 산책을 계획하기에 좋다.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공간도 마련됐다. 화명생태공원 꽃단지 주변에는 풍차와 그네 포토존, 감성적인 문구를 담은 안내판이 설치됐다. 꽃밭만 촬영하는 대신 조형물을 함께 담으면 여행 사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식재 공간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 관람객의 통행을 배려하는 것이 좋다.분홍빛 가을 풍경을 찾는다면 대저생태공원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1만㎡에 걸쳐 핑크뮬리 군락이 조성돼 있다. 분홍쥐꼬리새라고도 불리는 핑크뮬리는 무리 지어 자라며 부드러운 색감을 드러낸다. 군락 전체를 배경으로 담으면 황금빛 꽃밭이나 붉은 댑싸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삼락생태공원에서는 다양한 초화가 어우러진 화단을 만난다. 가족테마화단에 국화를 포함한 8종, 총 4060본을 선보인다. 한 종류의 식물이 넓게 펼쳐진 화명·대저와 달리 여러 식물의 색과 모양을 비교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가족과 천천히 걸으며 가을 식물을 살펴볼 만한 공간이다.세 공원을 모두 둘러보기보다 보고 싶은 풍경을 중심으로 목적지를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랑과 빨강의 대비는 화명에서, 분홍빛 군락은 대저에서, 다채로운 가을 화단은 삼락에서 즐길 수 있다. 야외 산책인 만큼 방문 전 날씨를 확인하고 편한 신발과 겉옷을 준비하면 한결 여유로운 나들이가 된다.조경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장은 가을 나들이를 계획하는 시민들이 계절 꽃이 가득한 낙동강 생태공원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