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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화 빌려 뛰고 산다…달라진 러닝 시장


가을 마라톤 시즌을 맞아 스포츠·패션업계가 러닝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러닝화와 운동복 등 신제품을 출시하는 데서 나아가 구매 전에 제품을 신고 직접 달려볼 수 있는 체험 서비스부터 고가의 프리미엄 의류, 국내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해외 제품까지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러닝이 운동을 넘어 일상적인 취미이자 패션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방식에 맞춘 차별화 경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선보인 러닝화 체험 서비스 ‘트라이얼’이 러너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서비스는 매장에서 러닝화를 대여한 뒤 실제 야외 코스를 달려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신발을 잠깐 신어보는 수준을 넘어 달리는 상황에서 착화감과 쿠셔닝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비스는 서울숲 인근 러닝 전문 편집숍인 ‘무신사 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90분에 2000원으로, 대여한 러닝화를 신고 서울숲 일대를 달리며 제품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러닝화는 발에 맞는 정도뿐 아니라 달리는 동안의 안정감과 충격 흡수력 등도 중요한 만큼, 실제 주행 환경에서 제품을 경험하려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신사 측은 매장에서 몇 걸음 걸어보는 방식보다 제품을 충분히 경험한 뒤 구매를 결정할 수 있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제품에 특별한 메시지를 담아 차별화를 시도하는 브랜드도 있다. 미스토코리아가 전개하는 휠라는 배우 봉태규와 협업한 경량 퍼포먼스 러닝화 ‘스피드템포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신발 앞코에 점자를 새긴 것이 특징이다. 왼발과 오른발을 구분할 수 있도록 각각 점자를 넣었으며, 제품명 역시 점자로 표현했다.

 

단순히 달리기 기록을 높이거나 기능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각장애인 러너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달릴 수 있다는 의미를 제품에 담았다. 러닝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동으로 바라보며 포용성과 브랜드가 전달하는 가치를 강조한 사례다. 기능과 디자인뿐 아니라 제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도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해외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 전략도 눈길을 끈다. 최근 명동에 문을 연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명동 라운지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정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매장을 찾는 고객 가운데 약 90%가 외국인이라는 상권의 특성을 활용해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해외 고객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러닝과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포츠 의류가 관광객들의 쇼핑 품목으로도 활용되는 흐름을 반영했다.

 

고가의 제품으로 차별화하는 프리미엄 시장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은 최근 프랑스 러닝 브랜드 새티스파이(Satisfy)와 국내 매장 독점 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새티스파이는 기능성 소재와 독특한 디자인을 내세운 프리미엄 러닝 브랜드다. 티셔츠 한 장이 20만원대, 러닝 쇼츠는 30만원대에 이르는 등 일반적인 스포츠 의류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한섬은 유럽과 일본산 기능성 소재 등을 활용해 전문적인 러닝 기능과 패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달리기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는 동시에 디자인과 소재, 브랜드 정체성까지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고가의 러닝 의류도 시장의 한 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운동복을 단순히 땀을 흡수하고 움직임을 돕는 의류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패션 상품으로 선택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해외 러닝 제품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한 유통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중국 패션 플랫폼 ‘포이즌’을 선보였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호카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의 국내 미출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정식 유통 제품에 한정됐던 선택지를 넓혀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를 공략하려는 것이다.

 


중국 스포츠 브랜드 리닝(Li-Ning)의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대표 상품 가운데 하나인 ‘레드 헤어 9 울트라’는 고성능 쿠션을 앞세워 ‘적토끼’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매장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해외 제품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러너들의 선택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제품의 기능과 희소성 등을 기준으로 상품을 비교하려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러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요구도 세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직접 신어보고 달린 뒤 구매하려는 소비자,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중시하는 소비자, 한정판이나 해외 미출시 상품을 찾는 소비자 등 각기 다른 수요에 맞춰 업체들의 대응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닝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일상복과 개인의 패션 취향을 드러내는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관련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제품 출시뿐 아니라 체험형 서비스와 프리미엄 제품, 한정판 상품 등을 활용한 경쟁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을 마라톤 시즌을 계기로 러닝 시장을 향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쟁의 중심도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소비자 경험과 브랜드 가치,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각 업체가 러너들의 다양한 취향과 구매 방식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시장에서 차별화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꽃길만 걸으라더니, 여기였네" 부산 가을 산책

지 않고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생태공원 세 곳이 저마다 다른 빛깔로 나들이객을 맞는다.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가을철을 맞아 화명·대저·삼락 생태공원 일원에 대규모 꽃단지를 조성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원마다 특색 있는 식물과 화단을 배치해 방문객이 취향에 따라 가을 풍경을 골라 즐길 수 있도록 했다.화명생태공원은 노란색과 붉은색의 대비가 돋보이는 곳이다. 연꽃습지 일대에는 3만4000㎡ 규모의 황화코스모스 단지가 펼쳐진다. 넓게 이어지는 황금빛 꽃밭은 가을 산책의 배경이자 계절감을 담는 촬영 장소가 된다. 꽃을 가까이에서 살펴보거나 한발 물러서 전체 풍경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모습을 담을 수 있다.같은 공원 수생식물원 주변으로 발길을 옮기면 붉게 물든 댑싸리 단지가 나타난다. 규모는 8800㎡다. 둥글게 자란 댑싸리가 모여 황화코스모스와는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한 공원에서 두 가지 가을빛을 만날 수 있어 꽃과 식물을 감상하는 산책을 계획하기에 좋다.사진으로 추억을 남길 공간도 마련됐다. 화명생태공원 꽃단지 주변에는 풍차와 그네 포토존, 감성적인 문구를 담은 안내판이 설치됐다. 꽃밭만 촬영하는 대신 조형물을 함께 담으면 여행 사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식재 공간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 관람객의 통행을 배려하는 것이 좋다.분홍빛 가을 풍경을 찾는다면 대저생태공원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1만㎡에 걸쳐 핑크뮬리 군락이 조성돼 있다. 분홍쥐꼬리새라고도 불리는 핑크뮬리는 무리 지어 자라며 부드러운 색감을 드러낸다. 군락 전체를 배경으로 담으면 황금빛 꽃밭이나 붉은 댑싸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삼락생태공원에서는 다양한 초화가 어우러진 화단을 만난다. 가족테마화단에 국화를 포함한 8종, 총 4060본을 선보인다. 한 종류의 식물이 넓게 펼쳐진 화명·대저와 달리 여러 식물의 색과 모양을 비교하며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가족과 천천히 걸으며 가을 식물을 살펴볼 만한 공간이다.세 공원을 모두 둘러보기보다 보고 싶은 풍경을 중심으로 목적지를 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노랑과 빨강의 대비는 화명에서, 분홍빛 군락은 대저에서, 다채로운 가을 화단은 삼락에서 즐길 수 있다. 야외 산책인 만큼 방문 전 날씨를 확인하고 편한 신발과 겉옷을 준비하면 한결 여유로운 나들이가 된다.조경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장은 가을 나들이를 계획하는 시민들이 계절 꽃이 가득한 낙동강 생태공원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