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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릉숲, 100년 만의 전면 개방에 시민들 '환호'

 서울 동대문구 천장산 자락에 자리 잡은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이 100년의 침묵을 깨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약 41만 8,000㎡에 달하는 이 거대한 녹지는 '하늘이 숨겨놓은 산'이라는 천장산의 이름처럼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1922년 일제가 명성황후의 능터였던 홍릉 자리에 임업시험장을 세우며 시작된 이곳의 역사는 근현대사의 아픔과 산림 자원 보존의 노력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1993년부터 주말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관람이 지난 3월부터 평일까지 확대되면서 도심 속 생태 보고로서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홍릉숲의 가장 큰 매력은 입장료와 숲해설 프로그램이 모두 무료라는 점이다. 하루 세 차례 진행되는 숲해설은 전문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숲의 역사와 식물 생태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고종 황제가 즐겨 찾았다는 우물인 '어정'을 지나며 조선 왕실의 흔적을 느끼고, 일제강점기 수탈의 목적으로 심어졌으나 이제는 울창한 숲을 이룬 고목들 사이를 거닐며 시간의 흐름을 체감한다.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살아있는 산림 박물관이자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

 


숲 안에서 반드시 찾아봐야 할 명물은 이른바 '홍릉 8경'이다. 그중에서도 본관 뒤편에 자리한 반송은 1892년에 심어진 홍릉숲의 최고령 나무로, 우산처럼 넓게 펼쳐진 가지가 장관을 이룬다. 1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홍릉의 부침을 지켜봐 온 이 나무는 숲의 영험한 기운을 상징하는 존재로 통한다. 반송의 우아한 자태는 사계절 내내 사진가들의 출사지로 사랑받으며 홍릉숲을 대표하는 시각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홍릉숲이 다시 한번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국내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가 이곳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제1 수목원에 위치한 '노블포플러'는 지난해 측정 결과 38.97m를 기록하며, 오랜 시간 국내 최장신 나무 자리를 지켜온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파트 13층 높이에 달하는 이 나무의 위용은 숲의 생명력을 증명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방문객들은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 끝이 보이는 노블포플러 아래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한다.

 


홍릉숲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 연구의 전초기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관리하는 만큼 숲 곳곳에는 희귀 식물과 연구용 수목들이 자생하고 있어 다른 도심 공원에서는 볼 수 없는 풍성한 식생을 자랑한다.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허파 역할은 물론, 시민들에게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의 공간이 되고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숲해설은 매회 매진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전면 개방 이후 첫 여름을 맞이한 홍릉숲은 이제 서울을 대표하는 생태 관광지로 안착했다. 명성황후의 비극적인 역사가 깃든 능터에서 국내 최장신 나무가 자라나는 생명의 숲으로 변모하기까지, 홍릉숲이 걸어온 100년의 시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사시다. 빌딩 숲에 둘러싸인 시민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그늘과 맑은 공기를 내어주는 이 숲은, 개발보다 보존이 주는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홍릉숲의 전면 개방은 도심 속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밤에 깨어난 맹수, 에버랜드 야간 특수 개장

나이트 사파리’가 운영 열흘 만에 누적 이용객 3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통상 가을철에 선보이던 프로그램을 야간 나들이 수요에 맞춰 6월 초순으로 앞당겨 배치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낮 동안의 열기가 가라앉은 저녁 6시 이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야생의 생동감을 느끼려는 피서객들의 발길이 사파리월드로 집중되고 있다.이번 야간 프로그램의 핵심은 어둠 속에서 더욱 날카로워지는 포식자들의 본능을 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자, 호랑이, 불곰 등은 야행성 기질이 강해 해가 진 뒤에 훨씬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특수 조명이 설치된 사바나 초원과 포식자의 숲을 지나며 낮에는 볼 수 없었던 맹수들의 사냥 본능과 서열 다툼 등 와일드한 현장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최근 리뉴얼을 통해 실제 서식지와 흡사하게 재현된 방사장은 야간 탐험의 몰입감을 한층 높여주는 요소다.특히 올해 에버랜드는 야간 사파리를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무료로 개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방문객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온라인상에서는 다큐멘터리 속 한 장면을 실제로 보는 듯하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불곰의 거대한 체구와 호랑이의 안광을 마주한 관람객들은 마치 숲속에서 맹수와 대치하는 듯한 극도의 긴장감을 경험하며 여름밤의 열기를 식히고 있다.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여름 축제 ‘워터 페스티벌’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하다. 에버랜드는 ‘스플래시 데이 앤 나이트’를 주제로 낮에는 대규모 물놀이 시설인 워터팡팡 어드벤처와 초대형 워터쇼를 운영하며, 밤에는 사파리와 연계한 화려한 야간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백색과 청색 조명으로 연출된 ‘썸머 글로우 가든’은 야간 사파리를 마친 관객들에게 또 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며 테마파크 전체를 거대한 야간 피서지로 탈바꿈시켰다.내달 중순부터는 더욱 다채로운 야간 콘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K팝과 EDM, 워터캐논이 결합한 디제잉쇼 ‘밤밤 썸머 나이트’는 젊은 층의 열기를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으며, 도심에서 보기 드문 반딧불이를 직접 관찰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놀이시설 이용을 넘어 자연과 기술, 음악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야간 문화를 조성하려는 에버랜드의 의도가 담겨 있다.야외 활동이 꺼려지는 폭염 속에서 에버랜드가 제시한 야간 특화 전략은 테마파크 운영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낮에는 시원한 물놀이로, 밤에는 짜릿한 맹수 탐험과 화려한 조명 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여름철 비수기를 성수기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8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는 무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가장 가깝고도 강렬한 야생의 휴식처를 제공하며 흥행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