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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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개국 홀린 신라면 분식, 이제 성수동서 만난다

 농심이 전 세계 주요 거점에서 운영하며 K-라면 열풍을 주도해온 브랜드 체험관 '신라면 분식'을 서울 성수동에 전격 선보인다. 12일 미디어 공개 행사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이번 매장은 페루와 베트남, 일본,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이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마련된 공간이다. 농심은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트렌드의 중심지인 성수동 스테이지 엑스 52에 약 120평 규모의 대형 안테나숍을 구축하고 글로벌 팬덤 확장에 나선다.

 

매장 외관은 신라면의 상징인 강렬한 레드 컬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성수동 특유의 공장 지대 감성을 살린 인테리어를 접목해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꾀했다. 건물 1층은 공장에서 갓 생산된 신선한 라면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판매존으로 운영된다. 매주 직송되는 신라면과 안성탕면 등 농심의 대표 제품들은 물론, 방문객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는 커스텀 굿즈와 스페셜 에디션 티셔츠 등 한정판 기획 상품들이 배치되어 소장 가치를 높였다.

 


2층 공간은 방문객이 직접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존으로 구성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면의 종류부터 스프, 별첨까지 총 17가지 옵션을 조합해 만드는 '나만의 라면' 코너다. 자신의 사진이 들어간 세상에 하나뿐인 패키지를 제작할 수 있어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호응이 기대된다. 농심은 이곳에서 수집된 소비자들의 취향 데이터를 향후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미식 경험을 극대화한 특별 메뉴들도 성수점만의 강점이다. 'SHIN 키친'에서는 농심 연구원들이 개발한 아부라소바와 신라면볶음밥, 아사도 삼겹라면 등 이색 레시피를 정식 요리로 맛볼 수 있다. 또한 'SHIN 월드' 코너에서는 즉석 조리기를 이용해 국내용 제품은 물론, 똠양이나 치즈 맛 등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수출 전용 제품까지 직접 끓여 먹을 수 있어 해외 현지의 맛을 궁금해하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공간이 한국 분식점 특유의 정겨운 소통 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심은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팝업스토어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6개월이라는 장기 운영 기간을 설정한 것도 단순 홍보를 넘어선 심층적인 브랜드 소통을 지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성수동 신라면 분식은 오는 16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 11월 말까지 약 6개월간 대장정을 이어간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세계 주요 명소를 거쳐 고국으로 돌아온 신라면 분식이 K-푸드의 본고장에서 어떤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