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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워커힐·롯데, 글로벌 김치 전쟁 발발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국내 특급호텔들이 김치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호텔 레스토랑의 부가적인 서비스 품목으로 여겨졌던 김치가 이제는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 상품으로 거듭난 것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주요 업체들은 셰프의 조리 노하우와 엄선된 원재료를 앞세워 일반 포장김치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시장을 구축하며 해외 유통망 확보를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호텔 김치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조선호텔 김치는 2030년까지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생산 기반을 대폭 확충했다. 올해 초 경기 성남시에 기존보다 2.5배 넓은 대규모 프리미엄 김치센터를 가동하며 하루 생산량을 6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싱가포르와 미국 등 해외 판로를 적극적으로 넓히며 현지 프리미엄 유통 채널을 통해 한국 호텔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1989년 설립된 업계 최초의 김치연구소 역사를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전통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펙스 김치'를 필두로 미국과 호주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하며 현지 TV 광고를 병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장거리 유통 과정에서의 품질 유지를 위해 캔시머 용기를 도입하고 육수 성분을 개선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 결과, 해외 누적 수출량이 70톤을 돌파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면세점과 해외 체인 호텔이라는 강력한 인프라를 활용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대한민국 조리명장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개발된 롯데호텔 김치는 최근 일본 다이마루백화점 팝업스토어를 통해 성공적인 해외 데뷔를 마쳤다. 이어 김포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잇따라 입점하며 외국인 관광객들과의 접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행객의 편의를 고려한 소포장 제품부터 파우치형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면세 채널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쓰고 있다.

 


호텔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1~2인 가구 증가로 인한 포장김치 수요 확대와 K-푸드에 대한 글로벌적 관심이 맞물린 결과다. 호텔들은 자사의 미식 브랜드 가치를 김치라는 대중적인 품목에 투영하여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생산 설비의 현대화와 수출 전용 용기 개발 등 기술적 진보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김치가 단순한 전통 음식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호텔 김치 전쟁이 향후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시장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급호텔들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품질 관리 역량은 일반 식품 기업들이 쉽게 넘보기 힘든 진입 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프리미엄 김치를 찾는 수요가 국내외에서 동시에 증가함에 따라, 호텔 김치는 한국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럭셔리 식품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각 호텔이 선보일 차별화된 맛과 유통 전략이 K-푸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성계도 반한 푸른 숲, 횡성 청태산서 즐기는 피서

, 자연이 선사하는 천연 냉기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치유의 여정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척추를 따라 흐르는 백두대간과 영남의 깊은 골짜기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얼음장 같은 물줄기와 울창한 초록 차양막을 드리운 명산들이 등산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충북 영동과 전북 무주, 경북 김천이 맞닿은 민주지산은 이름 그대로 사방에서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넉넉한 품을 가졌다. 해발 1,242m의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암릉 대신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져 여름철 산행의 피로도를 덜어준다. 특히 북쪽 자락의 물한계곡은 이름처럼 물이 너무 차가워 오래 발을 담그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냉기를 자랑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들어선 원시림은 강렬한 햇볕을 차단해 주며, 삼도봉 정상에 서면 세 갈래의 문화와 방언이 교차하는 화합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백두대간의 웅장한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의 경계에 솟은 대야산이 제격이다. 속리산국립공원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거대한 화강암 암릉미가 돋보이는 산이다. 대야산의 여름을 완성하는 것은 단연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이다. 오랜 세월 물살이 빚어낸 하트 모양의 용추폭포는 보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선사하며, 조선 시대 학자 이덕형이 사랑했던 선유동계곡은 고즈넉한 풍류를 더한다. 육산의 부드러움과 골산의 거친 매력을 동시에 지닌 대야산은 8월 산행의 반전미를 보여준다.영남의 숨은 보석으로 불리는 밀양 구만산은 거대한 수직 절벽이 만들어낸 협곡미가 일품이다.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의 백성이 피신해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 내려올 만큼 계곡이 깊고 험준하다. 남쪽의 통수골 계곡은 수백 미터 높이의 화강암 벼랑이 양옆으로 솟아 있어 마치 설악산의 천불동계곡을 옮겨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좁은 협곡 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산바람은 외부 기온보다 훨씬 낮은 온도를 유지하며, 거대한 바위 벽이 천연 차양막 역할을 해 뙤약볕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강원도 횡성의 청태산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그 푸른 이끼와 울창한 숲에 반해 이름을 붙였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국내 1세대 국립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될 만큼 숲의 보존 상태가 뛰어나며, 해발 1,200m에 달하는 고지대는 대도시보다 평균 기온이 5~6도 이상 낮아 피서 산행에 최적화되어 있다. 태백산맥을 넘어오는 시원한 영동의 바람은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고, 경사가 완만한 육산의 특성상 체력 소모가 적어 초보자나 가족 단위 등산객들도 부담 없이 숲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여름 산행은 철저한 준비와 안전 수칙 준수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시원한 계곡이라도 갑작스러운 폭우에 고립될 위험이 있으므로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휴식을 병행해야 한다. 자연이 빚어낸 천연 냉장고 속에서 땀을 식히며 걷는 시간은 폭염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8월의 명산들이 선사하는 짙푸른 초록의 위로를 받으며 남은 여름을 건강하게 이겨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