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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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0개월, 아기는 이미 당신을 속이고 있다

 아기들은 순수해서 거짓말을 못 한다는 생각은 이제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말을 배우기도 전인 생후 10개월 무렵부터 부모를 속이려는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비도덕적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읽기 시작하는 고등 인지 능력이 발달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47개월 이하 영유아 부모 750여 명을 대상으로 아이의 속임 행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4명 중 1명꼴로 생후 10개월부터 속임 행동을 보였고, 생후 17개월이 되면 그 비율이 절반까지 늘어났다. 가장 빠른 사례는 생후 8개월 아기에게서 관찰되기도 했다.

 


초기 속임 행동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나타났다. 부모가 불러도 일부러 못 들은 척하거나, 다른 아이와 나누기 싫은 장난감을 몰래 숨기는 행동이 대표적이다. 또한, 하지 말라고 한 행동을 몰래 하다가 들키면 아니라고 부인하는 모습도 흔하게 관찰됐다.

 

아이가 성장하며 두뇌가 발달함에 따라 속임수의 방식도 한층 정교하고 다양해졌다. 두 살 무렵부터는 장난감을 치우라는 말을 피하기 위해 갑자기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둘러대거나, 본 것을 안 본 척하는 등 보다 복잡한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세 살 무렵에는 이야기를 지어내거나 일부 사실만 말하는 등 더욱 창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속임 행동이 아이의 사회성과 인지 능력이 발달하는 정상적인 과정의 일부라고 강조한다. 속임수는 상대방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만 가능한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이다. 즉, 아이가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인 셈이다.

 

따라서 아이의 초기 속임 행동을 문제 행동으로 간주하고 무조건 다그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연령에 따라 나타나는 속임 행동의 유형을 부모가 미리 파악하고 있다면, 아이의 발달 단계를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만 아리산의 붉은 눈물, 녹슨 철길 위에 흐른다

위한 경유지가 아니다. 도시를 관통하는 낡은 철로부터 100년 된 목조 가옥, 시장 골목의 뜨거운 국물 한 그릇까지, 모든 것이 아리산이라는 거대한 산의 서문 역할을 한다.자이의 심장부에는 아리산의 원시림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건설한 삼림 철도의 흔적이 선명하다. 차고지에 멈춰 선 붉은 증기기관차와 녹슨 선로는 낭만적인 풍경 이면에 아픈 역사의 상처를 품고 있다. 천 년 수령의 편백과 삼나무를 베어 나르던 이 길은, 숲의 눈물이 흐르던 통로이자 근대화의 동력이었던 이중적인 역사를 증언한다.일제강점기 벌목 노동자들이 머물던 관사 단지는 이제 '히노키 빌리지'라는 이름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낡고 불편한 과거를 지우는 대신, 보수하고 다듬어 현재와 공존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삐걱거리는 마루를 밟으며 편백 향기 가득한 거리를 걷다 보면, 상처를 미화하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려는 도시의 성숙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도시의 묵직한 역사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진다. 6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린총밍' 식당의 뜨거운 어탕(魚湯) 한 그릇은 자이의 따뜻한 심장과도 같다.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르는 뽀얀 국물과 왁자지껄한 시장의 활기는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맛이다. 투박하지만 깊은 감칠맛이 밴 국물은 낯선 여행자의 경계심마저 녹여버린다.자이의 여정은 결국 산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삼림열차 대신 차를 몰아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중산간으로 향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를수록 공기는 서늘해지고, 산허리를 감싼 안개는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아리산의 다원은 이 산이 품고 있는 또 다른 정수를 드러낸다.혹독한 일교차와 짙은 안개를 견디며 농축된 향을 품은 아리산 우롱차. 찻잔에 피어오르는 화사한 꽃향기와 뒤이어 밀려오는 부드러운 단맛은 단순한 미각적 경험을 넘어선다. 그것은 장엄한 산의 풍경을 입안에 머금는 것과 같은 고요한 의식이며, 이 도시와 산이 들려주는 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