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매일

건강매일

요거트 아이스크림, 건강식 아닌 디저트일 뿐?

 여름철 대표 디저트로 꼽히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가볍고 건강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유산균이 살아있고 지방 함량이 낮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끄는 주요 요인이다. 하지만 영양학계와 식품과학자들은 이러한 인식이 일종의 착시 현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방이 적다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맛을 내기 위해 첨가되는 설탕의 양이나 함께 곁들이는 토핑의 칼로리를 고려하면 결코 건강식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식품 성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반전이 숨어 있다. 일반적인 아이스크림은 유지방 함량이 10%를 넘어야 하지만,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보통 3~4% 수준에 불과해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데는 유리하다. 그러나 요거트 특유의 강한 신맛을 가리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상당량의 설탕이나 액상과당이 투입된다. 일부 제품의 경우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칼로리는 소폭 낮을지 몰라도, 당류 함량은 오히려 더 높은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된다.

 


유산균의 효능 역시 맹신하기 어렵다. 원료 단계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되어 있을지라도, 영하의 온도에서 얼려지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보관 온도가 적절히 유지되지 않거나 유통 기한이 길어질수록 살아있는 균의 생존율은 더욱 떨어진다. 제품마다 포함된 균의 종류와 양이 천차만별인 데다, 섭취 시점까지 유효한 양이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건강 효과를 일반화하기 힘든 이유다.

 

가공 방식 또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요거트 아이스크림 상당수는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각종 안정제와 유화제, 증점제를 첨가한다. 이는 전형적인 초가공식품의 특징으로, 과도한 섭취 시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건강을 위해 선택한 디저트가 오히려 가공 첨가물 섭취를 늘리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리적 요인인 '건강 후광 효과'도 과식을 부추기는 주범이다. 요거트라는 이름이 주는 건강한 이미지 덕분에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을 먹거나 고칼로리 토핑을 추가하는 데 관대해진다. 초콜릿 시럽, 쿠키 분태, 벌집꿀 등을 듬뿍 올리는 순간 지방을 줄여 얻은 이득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결국 디저트 자체가 가진 영양 성분보다 어떤 부재료를 얼마나 곁들여 먹느냐가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짓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건강 보조 수단이 아닌 기호식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산균 섭취가 목적이라면 당분이 적은 일반 요거트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디저트로서 즐기되 섭취량을 조절하고, 과일이나 견과류 위주의 가벼운 토핑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원칙은 차가운 디저트 시장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건강의 기본 원리다.

 

 

 

K-팝의 원류를 찾아, 고령 가야금길의 울림

에도 박물관 입구의 정원 그네는 방문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여유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가야금 선율로 재해석된 현대 음악을 들으며 느끼는 바람은 천 년 전 가야의 소리가 현재와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몸소 체험하게 한다. 음과 음 사이의 여백을 품은 가야금의 소리는 낯선 멜로디조차 한국적인 서정성으로 감싸 안으며 방문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우륵 박물관은 가야금의 창시자인 우륵의 생애와 전통 현악기의 역사를 집대성한 문화 공간이다. 과거 대가야의 가실왕은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기 위해 우륵에게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12곡을 짓게 했으나, 조국의 쇠락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우륵은 가야금을 품에 안고 신라로 망명하는 선택을 내린다. 적국의 예술가를 귀하게 여긴 진흥왕의 혜안과 예술의 혼을 지키려 했던 우륵의 결단 덕분에 가야의 소리는 신라 궁중음악으로 거듭나 오늘날까지 그 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박물관 내부에는 정악 가야금부터 산조 가야금, 그리고 현대적으로 개량된 25현 가야금까지 악기의 변천사가 입체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오동나무 재료의 건조 과정부터 명주실을 꼬아 만드는 제작 공법, 부위별 명칭에 담긴 의미를 살피다 보면 가야금이라는 악기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하나의 생명력 있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거문고와 해금 등 다른 전통 악기들과의 음색 비교를 통해 국악의 풍성한 앙상블을 이해할 수 있으며, 아담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가야금의 세계를 깊이 있게 통찰하기에 부족함이 없다.예술이 지닌 사회적 위상을 짐작게 하는 유물들도 눈길을 끈다. 전시된 백제금동대향로 복제품의 뚜껑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다섯 악사의 모습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데, 이는 고대 사회에서 음악가들이 사람과 동식물 위에 배치될 만큼 높은 지위를 누렸음을 시사한다. 향로 속 현악기 연주자의 모습은 우리 민족이 아주 오래전부터 가무를 즐기며 예술적 감성을 키워왔음을 증명하는 사료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유물을 대하는 과정은 관람객들에게 지적 즐거움을 선사한다.박물관 옆에 위치한 소리 체험관은 한국을 넘어 세계의 현악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확장된 공간이다. 몽골 유목민의 애환이 담긴 마두금의 애절한 선율부터 인도의 시타르, 미얀마의 사웅가욱 등 각국의 독특한 현악기들이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악기의 외형뿐만 아니라 실제 연주 장면과 소리를 영상으로 접할 수 있어, 현악기라는 공통된 매개체가 인류의 다양한 삶을 어떻게 표현해왔는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이는 가야금이 지닌 보편적인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고령 우륵 박물관 답사는 잊혀가는 전통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비극적인 시대를 예술로 승화시킨 우륵의 삶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근본을 잃지 않는 삶의 태도를 일깨워준다. 초록 바람이 부는 그네에 앉아 가야금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천 년의 세월을 건너온 울림이 현대의 감성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순간을 맛보게 된다. 대가야의 혼이 서린 이곳은 무더운 여름, 마음의 위안을 찾는 이들에게 담백하고 아정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