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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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찜통더위, '이 음식' 먹어라

 밤이 되어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는 인체의 체온 조절 능력을 떨어뜨려 깊은 잠을 방해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다음 날 극심한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겪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침실 환경 조성만큼이나 저녁 식단 구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 몸의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을 돕거나 신경을 안정시키는 성분이 든 식품을 적절히 섭취하면 더운 밤에도 비교적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신경 안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대표적인 채소로는 상추가 꼽힌다. 상추 줄기에 함유된 '락투카리움' 성분은 천연 진정제 역할을 하여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잠을 유도한다. 특히 일반 상추보다 로메인 상추에 이 성분이 더 많이 들어있어 저녁 식사 때 쌈이나 샐러드로 활용하면 좋다. 또한 시금치와 케일 같은 녹색 잎채소는 칼슘이 풍부해 뇌가 트립토판을 멜라토닌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돕는다.

 


수면 리듬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타민 B6와 마그네슘 섭취도 중요하다. 참치와 연어 같은 생선에는 멜라토닌 생성에 필수적인 비타민 B6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아몬드와 호두 같은 견과류 역시 마그네슘과 트립토판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근육 이완과 신경 안정을 돕는다. 저녁 식사 후 출출할 때 아몬드 한 줌을 간식으로 먹는 습관은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고 숙면을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다.

 

바다에서 나는 갑각류 또한 의외의 숙면 도우미다. 새우나 랍스터에 들어있는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며, 이는 다시 멜라토닌으로 변환되어 수면의 질을 높여준다. 해산물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인지 기능 향상과 깊은 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우유나 요거트 같은 유제품을 곁들이면 칼슘과 단백질을 동시에 보충하며 근육의 긴장을 풀 수 있다.

 


잠들기 전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은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훌륭한 도구다. 카모마일 차는 긴장을 완화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패션프루트 차 속의 알칼로이드 성분은 신경계에 작용해 숙면을 돕는다. 특히 목이 칼칼하거나 기침 때문에 잠을 설친다면 따뜻한 허브차에 꿀을 약간 타서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꿀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목을 편안하게 해주어 수면 방해 요소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열대야 속 숙면의 핵심은 인위적인 강제성이 아니라, 우리 몸이 스스로 잠들 수 있는 영양학적 토대를 마련해 주는 데 있다. 저녁 식단에 상추와 생선을 올리고, 잠들기 전 견과류와 따뜻한 차를 챙기는 작은 실천이 찜통더위 속에서도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다. 여름철 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오늘 저녁 식탁부터 숙면을 위한 식재료로 채워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폭염 뚫고 피어난 고결함…밀양 배롱나무 기행

축물들과 어우러져 거대한 수묵채색화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고결한 선비의 기상을 상징하며 서원과 정자 곳곳에 심겼던 배롱나무는 이제 밀양의 여름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푸른 밀양강 줄기를 따라 굽어보는 고즈넉한 누각과 낡은 돌담 너머로 번지는 분홍빛 꽃물결은 지친 일상을 잠시 잊게 만드는 마법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밀양 배롱나무 기행의 첫 관문은 재약산의 정기를 품은 천년고찰 표충사다. 사명대사의 호국 정신이 깃든 이곳은 여름이 되면 경내 전체가 선홍빛으로 물들며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대광전 앞마당의 삼층석탑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배롱나무 군락은 사찰 특유의 적막함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한 색채를 뽐낸다. 오래된 기와지붕 위로 늘어진 분홍색 꽃가지는 재약산의 짙푸른 녹음과 조화를 이루며, 보는 이로 하여금 실존적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도심으로 발길을 옮기면 270년의 세월을 간직한 혜산서원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1753년 조선 전기 학자 손조서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이곳은 서원 철폐령의 아픔을 딛고 복원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혜산서원의 마당을 지키는 배롱나무는 서원의 굴곡진 역사와 닮아 시련 속에서도 변함없이 붉은 꽃을 피워낸다. 특히 이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하얀 배롱나무 꽃도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휘어진 소나무와 붉은 꽃이 기와 담장을 수놓는 풍경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거닐던 학문의 길을 상기시킨다.선비의 풍류가 깃든 오연정과 월연정은 자연과 건축이 하나로 녹아든 밀양 배롱나무 여행의 정점이다. 밀양강이 유유히 흐르는 절벽 위에 세워진 오연정은 정자에 오르는 순간 강물과 산줄기, 그리고 붉은 꽃가지가 어우러진 절경을 선사한다. 인근의 월연정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근대 문화유산인 연월터널이 있어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지어진 월연정과 쌍경당은 물과 달이 맑게 비치는 절경 속에 배롱나무꽃이 더해져 한국 전통 정원의 극치를 보여준다.여름날의 뜨거운 순례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교동에 위치한 밀양향교다. 조선 시대 지방 교육기관이었던 향교의 명륜당과 대성전 앞마당에는 정숙한 기품을 간직한 배롱나무들이 굳건히 서 있다. 학문에 정진하던 공간답게 이곳의 꽃들은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미학을 보여주며, 하얀 창호지 문 너머로 살포시 고개를 내민 꽃가지는 여백의 미를 완성한다. 향교 내 작은 도서관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바라보는 분홍빛 풍경은 여름의 고단함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배롱나무는 7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8월 초순에 그 화려함이 절정에 달한다. 한 번에 지지 않고 새로운 꽃이 계속 피어나는 특성 덕분에 8월 내내 아름다움을 유지하지만, 가장 싱그러운 상태를 보려면 지금이 적기다. 사진 촬영을 계획한다면 부드러운 빛이 스며드는 아침이나 늦은 오후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붉은 색감을 온전히 담아내는 비결이다. 무더위 속 도보 이동이 많은 만큼 시원한 생수와 편안한 신발을 준비해 밀양의 붉은 꽃길을 따라 걷는 여행은 올여름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