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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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다더니? 전통간식의 반전


팥, 밤, 대추, 콩처럼 몸에 좋은 재료가 들어갔다고 해서 음식 전체가 건강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전통 간식은 재료만 보고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이나 찹쌀 등이 들어간다는 점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팥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양갱을 많이 먹으면 설탕 섭취량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학술지 ‘미국임상영양학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과체중 성인에게 설탕으로 단맛을 낸 음식을 10주간 먹게 한 결과 체중이 평균 1.6kg, 체지방이 1.3kg 증가했다.

 

건강한 이미지가 강한 팥이 들어갔더라도 설탕이 많이 포함된 간식을 자주 섭취하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재료 하나만 보고 음식 전체를 건강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약식도 마찬가지다. 약식에는 밤과 대추, 잣 등 몸에 좋은 이미지의 재료들이 들어간다. 하지만 약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찹쌀이다. 여기에 설탕과 꿀, 조청 등을 더해 단맛을 낸다.

 

특히 찹쌀은 쌀에 비해 소화효소에 쉽게 분해되는 특징이 있다. ‘영국영양학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에게 한국인이 자주 먹는 탄수화물 식품을 먹게 한 뒤 혈당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찐 찹쌀밥은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에 속했다.

 

혈당지수는 음식이 혈당을 올리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이다. 밥을 충분히 먹은 뒤 약식을 후식으로 여러 조각 먹는 경우에는 이미 섭취한 밥에 약식의 찹쌀 탄수화물까지 더해지게 된다. 그만큼 한 끼에 섭취하는 탄수화물의 양이 많아지고 식후 혈당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인절미 역시 겉에 묻어 있는 콩고물만 보면 영양가가 높은 간식처럼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콩고물은 단백질을 비롯한 영양소를 제공한다. 하지만 콩고물을 털어내고 남는 인절미의 대부분은 찹쌀떡이다.

 

‘민족음식학저널(Journal of Ethnic Foods)’에 따르면 쑥인절미의 예상 혈당지수를 계산한 결과 찹쌀만 사용한 제품은 82로 나타났다. 찹쌀 일부를 현미와 귀리로 바꾼 경우에는 77.6으로 낮아졌다.

 

혈당지수가 70 이상이면 높은 수준으로 분류된다. 참고로 콘플레이크의 혈당지수 역시 82다. 인절미를 먹을 때도 콩고물만 보고 부담 없이 여러 조각을 먹기보다는 섭취량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양갱과 약식, 인절미는 팥이나 밤, 대추, 콩 등 건강한 이미지의 재료가 포함돼 있지만 음식 전체의 특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양갱은 설탕과 물엿, 약식은 찹쌀과 설탕·꿀·조청, 인절미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찹쌀이 각각 주의할 부분이다.

 

몸에 좋은 재료가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어떤 재료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약식과 인절미처럼 식사 후 추가로 먹는 경우에는 한 끼 탄수화물 섭취량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외여행 새 코스 된 ‘현지 장보기’

이 확산하는 모습이다.최근 여행업계에서는 이를 ‘식료품점 관광’으로 부른다. 해외 슈퍼마켓을 단순한 장보기 공간이 아니라 여행 코스의 하나로 즐기는 방식이다. 현지인들이 자주 먹는 간식, 음료, 조미료, 즉석식품 등을 직접 고르고 맛보며 여행지의 생활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영국 BBC는 글로벌 호텔 기업 힐튼의 ‘2026년 트렌드 보고서’를 인용해 여행객 10명 중 7명 이상이 해외 식료품점 방문을 즐긴다고 전했다. 미국 여행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도 ‘식료품점 관광’을 2026년 주목할 여행 트렌드로 꼽았다. 마트 방문이 더 이상 여행 중 남는 시간에 들르는 일정이 아니라, 목적지에서 해봐야 할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이 같은 흐름은 업계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핀란드의 대형 식료품 체인 K-슈퍼마켓은 자사 매장을 여행 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 관광 명소로 등록했다. 일부 매장은 옥상 벌통에서 직접 생산한 꿀을 판매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수제 맥주 라인업으로 관광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평범한 장보기 공간이 지역성과 체험 요소를 갖춘 관광 콘텐츠로 변신한 셈이다.여행객들이 해외 마트에서 찾는 것은 거창한 상품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달걀 샌드위치, 스페인에서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미국에서는 트레이더 조의 시즈닝처럼 현지에서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가 인기다. 저렴하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여행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특히 젊은 세대는 SNS를 통해 현지 먹거리 탐색을 여행의 핵심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해외 편의점 간식, 마트 추천템, 길거리 노점 음식 등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스낵패킹’이라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스낵패킹은 여행지에서 현지 간식과 음료를 찾아다니고, 이를 먹어보거나 챙겨 오는 방식의 여행 소비를 뜻한다.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이런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MZ세대의 대다수는 현지 음식 체험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여긴다고 답했다. 현지 간식을 찾는 장소로는 길거리 노점, 빵집, 슈퍼마켓 등이 많이 꼽혔다. 유명 레스토랑 예약보다 현지인이 자주 가는 생활 공간을 찾아가는 데 더 큰 흥미를 느끼는 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편의점은 이미 하나의 체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바나나우유, 컵라면, 삼각김밥, 얼음컵 음료 조합 등은 SNS에서 자주 소개되는 인기 콘텐츠다. 바나나우유와 파우치형 커피를 얼음컵에 섞어 마시는 이른바 ‘뚱바라떼’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시도해볼 만한 편의점 메뉴로 공유되고 있다.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비용 부담이 낮으면서도 여행지의 특징을 쉽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식당이나 유명 관광지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마트나 편의점은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진열된 과자, 조미료, 즉석식품, 음료만 봐도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식생활을 즐기는지 엿볼 수 있다.소비자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익숙하지만 낯선 경험’으로 설명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물건을 고르고 계산대에 서는 과정은 어느 나라에서나 익숙하다. 하지만 진열대에 놓인 상품, 포장 디자인, 식재료 조합, 가격표는 모두 다르다. 익숙한 행동 속에서 낯선 문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것이다.다만 마트와 편의점이 관광지화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난다. 일본 가와구치코의 한 로손 편의점은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 명소로 알려지며 관광객이 몰렸다. 편의점 지붕 위로 후지산이 보이는 구도가 SNS에서 퍼지면서 방문객이 급증했고, 인근 교통 혼잡과 무단 촬영 문제가 이어졌다. 결국 당국은 경비원과 교통 통제 인력을 배치했고, 사진 촬영을 막기 위한 대형 가림막까지 설치했다.전문가들은 현지 슈퍼마켓 관광이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그 공간이 지역 주민의 일상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사진 촬영이나 대량 구매, 통행 방해 등으로 현지 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해외여행의 기준은 달라지고 있다. 유명 명소를 찍고 돌아오는 여행에서, 현지의 작은 일상을 맛보고 기록하는 여행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그 변화의 가장 가까운 현장이 되고 있다.